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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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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웨이, 드로우앤드류

웅진지식하우스 출판

 

 

프리웨이는 '드로우앤드류'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저자가 쓴 책이다.

"20대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내며 겪은 다양한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방법과 실용적인 인생 조언, 동기부여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드로우앤드류는 'MZ 세대의 성장 멘토'라는 수식어에 가장 걸맞은 사람이다"

 

출판사의 저자 소개 중 'MZ 세대의 성장 멘토'라는 글처럼  20대로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다면 누구나 알 것 같은데, 책의 내용도 저자의 채널처럼 그 선상에서 자기계발서 같은 내용으로 읽혔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소위 자주 봤던 성공학의 자기계발서처럼 전형적으로 읽히지는 않았고 자유롭고 편안하게 읽혀 좋았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내용은 가방과 지갑, 하찮고 사소한 일에 관한 글이었다.

 


 

 

요즘도 나는 종종 그때를 회상하며 플리 마켓에서 산 빈티지 캐리어를 열어보는데, 그 안에는 내가 갔던 국립공원의 지도, 로컬 페스티벌 팸플릿, 자주 가던 플리 마켓의 입장 티켓, 친구들과 찍은 사진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이 들어 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쓸모없는 종잇조각들로 보일지 모르지만, 가진 게 많이 없던 시절의 나를 멋진 주인공으로 만들어준 소중한 추억들이다.

여전히 나는 매년 작은 상자에 추억 조각들을 모으고 있다. 나를 다른 사람과 구별 지어 진짜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돈이 아닌 추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너는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어서 좋겠다. 나는 연봉 맞춰서 이직했는데."

그날 나는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이제라도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지 않을까? 너도 그림 그리는 거 좋아했잖아."

친구는 이제 더 이상 그림 그리는 일이 즐겁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내가 좋아하는 건 다 사소하고 하찮은 일인걸…."

나는 그 사소하고 하찮은 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림 그리는 일이 좋아서 디자이너가 되었고, 좋아해서 취미로 배웠던 캘리그래피로 부업을 했고, 회사에서 부품처럼 느껴질 때마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나누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살아가고 있지만, 이 일 역시 평생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 나를 설레게 하는 다른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일의 형태는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사소하고 하찮은 일을 해본다. 아니, 그건 사소하거나 하찮은 일이 아니다.

그저 우리가 그렇다고 생각할 뿐이다. 처음 할 때는 다 서투르고 어색하다. 당연히 처음에는 멋진 결과물이 나오지도 않는다. 그것을 기대하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가 없다. 또 시도하지 않는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애초에 그것은 사소하고 하찮은 것이었다는 변명을 스스로에게 늘어놓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걸 해보는 것과 해보지 않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인데 말이다.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면 사소하고 하찮은 일, 당장의 경제 활동과 무관한 일을 의도적으로 많이 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다음 스텝은 분명 당신이 하는 그 시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내가 지갑을 잃어버린 순간부터 다시 찾을 때까지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가는 많은 버스 중 굳이 이 번호의 버스를, 그것도 4~8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스물여섯 대 중 지갑을 흘렸던 바로 그 버스를 내가 다시 타게 될 확률은 대체 얼마나 될까?

 

사실 행운이 찾아올 확률 같은 건 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내가 지갑을 찾았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지갑을 다시 되찾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런데 나는 버스 회사에 전화를 했고, 본가에도 거듭 확인을 했으며, 전화로 재발급을 신청해도 되는데 은행에 가기로 마음먹고 버스에 탔다. 이 모든 행동을 했기 때문에 내가 다시 지갑을 찾는 행운을 만날 수 있었던 거다.

 

만약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낙담하고, 찾기를 포기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흔히 캐리어에 담을 수 있을 수 있을 만큼만 너에게 필요한 짐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가방은 그런 의미에서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그리고 지갑 또한 찾았다면 단지 운이 좋았네! 하고 그칠 수도 있는데 그것을 자신의 행동으로 받아들이니 그것도 그것대로 맞는 이야기인 듯해 다른 시각에서 운이라는 것도 보게 됐다.

 

 

어쨌든 평이하다면 평이 할 수 있지만 술술 읽히고 나름대로 동기부여도 되는 책으로 좋았다.

평소 공감이 안 돼서 자기계발서는 도움이 안 된다고 여기고 있다면 드로우앤드류는 MZ를 대표하는 크리에이터이므로 같은 또래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마음으로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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