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번 출구
8番出口
감독: 카와무라 겐키
각본: 카와무라 겐키, 히라세 켄타로
출연: 니노미야 카즈나리, 고치 야마토, 아사누마 나루
장르: 서스펜스, 호러, 미스터리
"또다시 제자리. 방심하는 순간 영원히 이곳에 갇힌다! 무한루프 속 이상 현상을 찾아 탈출하라!"
끝없이 반복되는 지하도에 갇힌 헤매는 남자, 아래의 규칙에 따라 8번 출구로 탈출해야만 한다.
1. 단 하나의 이상 현상도 놓치지 말 것. 2. 이상 현상을 발견하면 즉시 되돌아갈 것. 3. 이상 현상이 없다면 앞으로 나아갈 것. 4. 8번 출구를 통해서 밖으로 나갈 것.
일본 영화 '8번 출구'는 지하철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헤매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대신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규칙이 있는데 반복되는 출구의 모습에서 이상 현상이 발견되면 되돌아가야한다.
여기서 이상현상이란 공간의 모습이 달라진 것을 말한다.

영화는 장르가 서스펜스, 호러, 미스터리이므로 공포영화처럼 무섭지는 않아도 심리적 공포를 자극하는 면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아무것도 모르고 봤다가 한두 번 깜짝 놀랐다.
그런데 전체적으로는 등장인물이 계속 한 공간을 배회하며 반복적으로 걷기 때문에 현실 공간 숨은 그림 찾기 같이 느껴진 데다 일일이 이상현상을 확인하는 모습도 답답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그러니까 저게 한 눈에 들어오는 걸까?
사람 시야라는 게 공간이 넓어도 어느정도는 한 눈에 들어오고 파악되지 않나?
그러니 일일이 확인하기보다는 빨리 보고 나갈 궁리를 해야할 것 같은데
왜 저러고 있는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금방 찾아내는 것을 보니 편견없이 본다는 것이 뭔지는 알 것 같았다.
이것은 주관적인 해석일 뿐이지만 아이는 모든 게 생소하고 낯서니까 반복적인 공간의 풍경도 지루하게 다가오지 않고 작은 변화도 금방 눈치채는 듯 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영화의 결말이 의아하게 끝나서 보고 난 이후에는 아무런 감흥도 안 들었다.
물론 시점의 변화도 인상적이고 이들이 어떻게 빠져나갈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에 보는 동안 재미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순히 호러, 스릴러란 장르 영화로 보기에도 긴장감 있는 연출, 나쁘진 않았다.
그렇지만 뭘 말하고 싶었던 영화인지 모르겠다.
대신 보고 난 이후에 지하철에서 아기가 우는데 승객이 호통치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떠오르긴 했다.
또 지하철에서 내려 우르르 지상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의 모습들도.

그렇다면 이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탈출인 걸까,
다시 또 그 반복에 갇히며 재진입하는 걸까.
인간의 삶은 왜 무한반복 되며 매일 같을 수밖에 없는 걸까.
한번 진입하면 마음대로 내릴 수도 없다.
그러니 여기에 이미 공포가 배여있는 듯도 하다.

당연히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면 매일 보는 풍경과 사람들도 같지는 않다.
그저 반복되는 일상에서 눈치채지 못할 뿐.
그러나 탈출과 반복을 말하기에는 영화가 너무 빈약하지는 않았나?
그게 아닌 아이의 울음에서 시작해 아이의 울음으로 끝내려고 했다면 방관에 관한 확연한 무언가 있어야하지 않았을까?
비록 그 사이 주인공이 달라졌더라도.
또는 아이에 대한 책임에 관해 말하고 싶었다 하더라도 모두 다 사회적 문제로 크게 확장되기에는 알 수 없이 끝난다.
그러나 나는 이 영화에 뭘 기대했기에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는 걸까.
똑같이 그런 상황이라면 방관자로 남고 그저 빠져나가기에 급급했을 듯한데.
하지만 호통치는 사람이 잘못이잖아. 이런 사회가 잘못이잖아.
역시, 방관자들이 할 법한 소리긴 하다.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영화에도 등장했던 에셔의 그림처럼 난해하게 느껴지기만 한 영화였다.
그래도 탈출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흥미있게 볼 수도 있다.
모퉁이의 다른 삶, 출구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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