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술

(34)
거대한 거미 조각상 '마망' 종종 괴물의 형상을 보면 거대한 거미 조각상이 떠오를 때가 있다. 커다란 거미의 조각상의 작품 이름은 마망(Maman)이며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작품이다. 마망은 프랑스어로 엄마라는 뜻이다. 그래서 언뜻 보기에 왜 거대한 거미 조형물의 작품 제목이 엄마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그것은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배경과 상관이 있지만 거대한 거미로만 보이는 마망을 자세히 보면 거미는 알을 품고 있기도 하다. 루이즈 부르주아는 마망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 작품은 나의 어머니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아버지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 어머니에 대한 연대감 등 유년의 기억을 불러와 자기 알을 보호하려는 모성과 경외감, 두려움을 거대한 크기로 표현하였고 상대적으로 가늘고 약한 다리..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깊이가 없다' 쥐스킨트의 단편 글 중에 깊이에의 강요라는 글이 있다. 대략의 줄거리는 한 비평가의 비평에 꽂힌 예술가가 스스로 피폐해져 가는 이야기다. 한국에서는 깊이에의 강요로 출판되었고 원제는 'Drei Geschichten und eine Betrachtung'의 Der Zwang zur Tiefe 제목으로 실려 있다. 평론가의 글 처음과 끝은 이렇다. 그 사이 주인공의 죽음이 있다. "그 젊은 여류 화가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고, 그녀의 작품들은 첫눈에 많은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그것들은 애석하게도 깊이가 없다." "거듭 뛰어난 재능을 가진 젊은 사람이 상황을 이겨낼 힘을 기르지 못한 것을 다 같이 지켜보아야 하다니.이것은 남아 있는 우리 모두에게 또 한번 충격적인 사건이다. 무엇보다도 인간적인 관심..
루이스 웨인과 고양이를 사랑한 화가 루이스 웨인은 고양이를 많이 그린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그린 의인화된 고양이의 모습은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적어도 정신병에 걸린 후의 그림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루이스 웨인은 고양이 그림 못지않게 정신병에 걸린 후의 변화된 고양이 그림으로도 유명한 예술가다. 보통의 익숙한 일러스트레이션과 기하학적인 다채로운 색으로 그려진 고양이 그림. 루이스 웨인에 관한 아무 정보 없이 그림을 보더라도 대개 후자의 그림보다 전자의 그림을 더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지금에 와서 루이스 웨인의 그림을 보면 사이키델릭 아트와 유사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므로 후자의 그림을 더 마음에 들어하는 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쩐지... 루이스 웨인이 병에 걸리면서 그렸다고 알려진 그림은 기괴해 보인다. ..
오마주와 클리셰 오마주 (Hommage)오마주란 영화에서 존경의 의미로 다른 감독이나 작가가 만든 영화의 대사 및 장면을 인용하는 것을 말한다.오마주는 프랑스어로 존경을 뜻하며 중세 기사의 서임식 과정에서 유래했다.   오마주는 간혹 패러디와 혼동되기도 하는데 주로 패러디는 풍자의 의미로서 사용되고, 오마주는 존경의 의미로서 사용된다. 패러디는 풍자, 익살적인 표현으로 사용되는 만큼 대중적으로 패러디임을 분명히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오마주는 오마주 사실을 밝히지 않은 이상 오마주임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를 저작권으로 보면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달리 언급이 불필요하게 여겨지거나 원작자에게 허락을 구하고 싶어도 사후 작품으로 허락을 요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대개 오마주, 패..
아메리칸 고딕 결혼, 부부, 권태기 하면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 그것은 '아메리칸 고딕'이다. 그랜트 우드가 그린 아메리칸 고딕에는 농부인 듯한 남성과 그 옆에 여성이 그려져 있다. 이들은 무슨 관계일까? 마치 권태기에 빠진 중년 부부 같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 그림 속 인물은 부부가 아니며 아버지와 딸을 그린 것이다. 아버지와 딸이라고 하면 실제로 모델인 그들도 아버지와 딸이었을 것만 같은데, 그랜트 우드는 자신의 여동생과 그들의 치과 의사를 모델로 그림을 그렸으며 인물들 관계를 부녀로 설정했다. 여성은 그랜트 우드의 여동생 낸 우드 그레이엄이며 남성은 그들의 치과 주치의이던 비이런 맥키비이다. 그러나 알고 봐도 꼭 중년 부부 같다. 건초용 갈퀴를 든 남성은 완고하고 그런 남성을 바라보는 여성은 그에게 불만이 있어..
달의 변화 지구를 도는 달은 태양의 빛을 반사하여 그 모습을 드러낸다. 달의 공전의 의해 그 위치와 모양이 변하는 것을 달의 위상이라고 하며 달의 위상은 약 한달(공전주기 27.3일/ 위상변화주기 29.5일)을 주기로 변한다. 달의 위상은 월령(月齡)이라고도 하며 월령은 달의 위상 변화 정도를 표시하며 신월(삭) 때를 0으로 하여 헤아리는 날짜를 뜻한다. 삭 - 초승달 - 상현달 - 보름달 - 하현달 - 그믐달 초승달 : 음력 2-3일 상현달 : 음력 7-8일 보름달 : 음력 15일 하현달 : 음력 22-23일 그믐달 : 음력 27일-28일 달은 지구를 반시계 반향으로 돌며 지구와 달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달의 모습도 변한다. 삭 (신월) : 음력 초하루부터 며칠 동안 보이는 달. 초저녁에 잠..
오필리아와 샬롯의 여인 강에 여자가 떠올라 있다. 이 여자는 누구일까. 존 에버렛 밀레이의 작품 중 널리 알려지기도 한 오필리아는 셰익스피어 희곡 햄릿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 애가 화관을 나뭇가지에 걸려고 버드나무에 올라갔는데 그만 가지가 꺾이면서 물속에 빠지고 말았단다. 옷자락이 물에 퍼지면서 그 애는 인어처럼 물에 뜬 채 옛 찬송가를 불렀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침내 서서히 물속으로 가라앉고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끊기더니, 가엾은 그 아이는 진흙 바닥에 휘말려 죽고 말았어." 햄릿 4막 7장 햄릿에서 햄릿의 어머니인 거트루드 왕비에 의해 전해지는 오필리아의 죽음은 오필리아가 물에 미끄러져 익사한 것으로 그려진다. 한편 오필리아의 아버지가 연인인 햄릿에게 살해당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햄릿에서 ..
아제의 비어있는 사진 사람이 너무 많이 붐비는 곳에 가면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정말 사람이 없는 장소를 목격하는 일은 좀 다른 일 같다. 아제의 사진에는 사람이 없다. 사람이 없는 풍경. 어떻게 보면 스산하기도 하다. 현대 사진가의 사진에도 이런 풍경 사진은 많다. 하지만 왜 유독 아제의 사진만 특별하게 느껴지는 걸까. 그것은 빛바랜 과거의 장소이기 때문일까. 혹은 파리이기 때문일까. 흔히 그의 사진에 사람이 없는 이유에는 두 가지가 이야기되고는 한다. 원래 아제가 기록물 위주의 사진을 찍은 사진가였다는 것과 수줍음이 많은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사람이 없는 새벽 시간에만 사진을 찍었다는 설. 처음에 아제를 알았을 때는 그의 사진 못지않게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어서 사람이 없을 때만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마크 로스코와 눈물 마크 로스코(Mark Rothko)에 대해 처음 알 게 된 것은 그림과 눈물이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로스코의 첫인상은 예배당, 색, 평면 그게 다였다. 또한 그 예배당에서 그의 그림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울게 된다는 사실도 있었다. 실제로 갤러리에서 보든, 예배당에서 보든 어떻게 이런 그림을 보고 울 수 있다는 건지 선뜻 잘 이해는 되지 않는다. 여전히 추상 표현주의는 난해하고 어렵기만 하다. 1971년에 미술 애호가였던 존과 도미니크 드 메닐 부부가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만든 로스코 예배당(Rothko Chapel)에는 로스코의 작품이 14점 걸려있다. 예배당에는 방명록이 있는데 로스코 그림을 본 사람들은 이렇게 적었다고 한다. "마음에 든다." "마음에 안 든다." "내 생각에 이 그림들은 모두 똑같..
존 싱어 사전트 귀여운 아이들이 등을 들고 꽃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다. 이 모습만 보면 이 그림을 그린 화가는 밝고 예쁜 색채의 그림만 그렸을 것 같은 인상이다. 고풍스럽고 우아하게 그려진 여성의 모습이다. 이 모습만 보면 이 그림을 그린 화가는 우아한 그림만 그렸을 것 같은 인상이다. 두 작품 다 존 싱어 사전트의 널리 알려진 그림인데 모르고 작품만 봤을 때는 좀처럼 같은 화가의 그림일 거라고는 선뜻 여겨지지 않는다. 게다가 이 그림을 이어보면 더 그러하다. 마치 어두운 뒷골목을 그린 그림 같다. 작품은 존 싱어 사전트가 베니스에서 작업한 그림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림만 봤을 때는 카네이션, 릴리, 릴리, 장미를 그린 같은 사람의 작품일 거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사실 화가의 모든 작품이 일관된 느낌을 가지거나 언제..
언스플래쉬에서 한국을 구경했다 언스플래쉬(unsplash.com)에서 한국을 검색해봤다. 이 중 어떤 사진이 한국인이 찍은 사진 같은가? 어느 쪽이 한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 같은가? 언스플래쉬는 해외 무료 이미지 사이트이다. 그저 모르고 보기에는 좋은 카메라로 셔터만 누른 품질 좋은 사진으로만 비쳐질 수도 있는데, 찾아보면 사진 작가들의 작품 같은 사진도 없지는 않다. 그리고 세계적인 사이트이다 보니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데 가끔한국인이 올린 사진도 볼 수 있다. 첨부한 사진의 저작자를 살펴보면 한 사진은 한국인( SeongPhil Jang)이 찍은 듯하고, 한 사진은 외국인(jet dela cruz)이 찍은 듯하다. 정답은 오른쪽이다. 찾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다. 나는 예전에 사진을 사용하기 위해 한국을 ..
책은 왜 쓸까 책을 쓰려는 사람들이 있다. 책을 쓴다는 것은 곧 글을 쓴다는 것이고 작가가 되고 싶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소설을 쓰는 작가와 글을 써서 출판하려는 것은 좀 다른 행위다. 글은 누구라도 인터넷에도 쓸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자비로 출판할 수 있는데다 출판이 전보다는 쉬워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글을 써서 출판하기까지의 과정은 어렵겠지만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출판사에서도 그 콘텐츠를 책으로 옮기고자 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책을 내서 저자 혹은 작가가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소설가와 저자는 좀 다른 개념이기는 하다. 누구나 책을 출판해 저자가 될 수는 있지만 소설가 같은 작가가 되지는 못한다. 지칭할 때 저자, 작가 구분 없이 쓰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