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도시들 : 폐허도감
성안당 출판
Abandoned Places, Kieron Connolly
무너지고 파괴된 공장, 폐쇄된 병원, 채굴 이후 버려진 광산은 우리의 시선을 끌며 묘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왜 무엇 때문에 버려졌을까? 어째서 버려진 모습 그대로 남아 있을까? 이렇게 망가진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또 있을까?
버려진 건물과 철도, 폐허가 된 마을과 도시는 기후의 영향을 받아 더욱 노후된다. 사람의 손이 더 이상 닿지 않는 이곳에 다시 자연이 싹트기도 한다. 야생 동물의 쉼터가 되기도 하고, 기적처럼 거대한 나무가 자라기도 하며, 온갖 식물들이 사이사이에서 자란다. 자연이 다시 자기 것을 되찾아가듯, 죽은 곳에서 삶이 보이는 묘한 장면이 연출되는 것이다.
왕코르 와트, 캄보디아
5세기 동안 버려진 곳. 캄보디아 앙코르 시의 한 건물 주변에 커다란 나무가 자라고 있다.
쁘띠 생튀르, 프랑스 파리
파리 둘레길이라고도 부르는 쁘띠 생튀르는 원래 군사용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차가 다니지 않아 동물, 풀, 들꽃이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카를스휘테 공장 Carlshutte Foundry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뷔델스도르프
1827년에 문을 열고 1997년에 문을 닫은 카를스휘테 공장. 한때 북부 독일에서 가장 큰 제철소였고 주로 용광로와 주철 욕조를 생산했다. 거대한 이 주조 공장의 홀은 오늘날 미술관으로 쓰이며 예술의 중심지가 되었고, 주변은 조각 공원으로 사용 중이다.
롤러코스터, 미국 뉴저지주 시사이드 하이츠
2012년에 허리케인 샌디가 강타하기 전까지 '제트스타 콜러코스터'는 이곳 최고의 명물이었다. 불행히도 폭풍은 시설의 많은 부분을 무너뜨렸고 망가진 기구만 남았다.
식스플래그 놀이공원,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Six Flags Amusement Park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몰아쳐 식스플래그 뉴올리언스 놀이공원은 한 달 이상 최대 2미터 높이의 짠물에 침수되었다. 대부분의 놀이기구에 사용된 금속과 목재 구조물이 장시간의 염수 침수로 인해 망가졌다. 이듬해 놀이공원은 재개장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다.
벨리츠-하일슈테텐 병원, 독일 브란덴부르크
Beelitz Heilstatten Hospital
아돌프 히틸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솜 전투에서 다리 부상을 입어 이곳에서 치료를 받았다.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웅장하고 낡은 벨리츠-하일슈테텐 병원은 영화 제작자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가 되었다. 사진에 촬영된 피아노와 안락의자는 당시 영화 촬영후 남겨진 소품일 것이다.
차이텐, 칠레
Chaiten, Chile
차이텐 화산은 적어도 1640년부터, 아니 아마도 그전 수천 년 동안 휴화산이었다. 그러나 2008년 5월 2일 이 화산은 분출 단계에 접어들었다. 차이텐 마을은 화산에서 불과 10킬로미터 떨어져 있었다. 화산재가 마을을 뒤덮고 블랑코강에 진흙이 밀려와 둑을 무너뜨리자 마을 주민 4,200명은 이곳을 떠나야만 했다. 마을은 인적이 끊긴 채로 남아진다.
전쟁, 자연재해, 경제 붕괴, 또는 프리피야트나 후쿠시마 주변 마을처럼 핵폭발로 인해 황폐해진 곳은 과거와 현재에 있어선 안 될 세계를 보여주며 세상을 더 큰 시야로 바라보게 해준다.
콜만스코프, 나미비아
Kolmanskop, Namibia
콜만스코프는 과거 독일의 식민지 항구였던 뤼데리츠에서 1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1908년 다이아몬드가 발견되면서 급격하게 발전했고 정착민들은 극장, 카지노, 얼음 공장이 완비된 독일식 마을을 건설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다이아몬드 밭은 점진적으로 고갈되었다. 이후 1954년, 이 마을은 마침내 버려졌으나 지금은 관광 명소로 유명해졌다.
모스 에스파 영화 촬영장 세트
튀니지 퇴죄르 인근
1990년대에 '스타워즈 :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을 위해 튀니지 사막에 만들어진 세트장이다. 다른 세계를 바탕으로 하는 두 번째 스타워즈 세트는 사하라 사막에 만들어졌다가 모래에 묻혀버렸다. 만약 먼 미래에 세트장이 발굴된다면 고고학자들이 혼선을 빚을지도 모른다.
아바나 동물원, 쿠바
Havana Zoo
2011년에 촬영된 사진 속 장소는 곰이 있던 우리이다. 아바나 동물원은 여전히 개방되어 있지만, 최근 몇 년동안 어려움을 겪은 탓에 많은 우리가 비었고 제대로 괸리되지 않고 있다. 모습만으로는 버려진 폐허나 다름없다.
유령 도시 속 가게의 쇼윈도에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패션이 남아 있다. 자동차 쇼룸에서 당시 최신이던 모델이 여전히 세일 중이다. 인류가 존재하지 않는 곳은 자연이 되돌려 받아 다시 야생으로 돌아간다. 포장도로에서 나무가 자라고, 이끼가 길 위에 자라며, 동물이 그 속을 채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궁금하다. 이 장소들이 자연에 남는 것, 또는 인류의 '현대화된' 손에 다시 맡겨지는 것. 그중 어떤 것이 이곳을 더 많이 바꾸게 될까?
키에른 코놀리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릿 (0) | 2021.12.27 |
---|---|
예술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0) | 2021.12.21 |
알기쉬운 인물화 (0) | 2021.12.03 |
요기샤 작품집 동화 고서점의 판타지 일러스트 (0) | 2021.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