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

영화 디터 람스 다큐멘터리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디터 람스 다큐멘터리를 봤다.

 

 

디터 람스는 산업 및 제품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디자인에 관심 있거나 브라운이라는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다.

 

 

다큐멘터리에도 빼어난 영상 디자인과 함께 설명되지만 널리 알려진 디터 람스의 디자인 십계명은 다음과 같다.

 

디터 람스 디자인 10가지 원칙

 

1.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다.

2.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유용하게 한다.

3. 좋은 디자인은 미적이다.

4.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5. 좋은 디자인은 드러내지 않는다.

6.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다.

7. 좋은 디자인은 오래 지속된다.

8.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 디테일까지 철저하다.

9. 좋은 디자인은 환경친화적이다.

10. 좋은 디자인은 최소한의 디자인이다.

 

이러한 원칙들은 '최소한의, 그러나 더 나은'이라는 태도를 바탕으로 한다.

 

 

“인류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는 중요합니다.

기술은 항상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컴퓨터를 생각해 보세요. 오늘 컴퓨터를 사도 내일은 이미 구식이 되어버리죠.

오늘날 어떤 산업 분야도 고쳐 쓰는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새로운 걸 사 버리는 게 낫다는 현상을 만들어 버렸죠.

우리는 풍요로움 속의 비문화적인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너무 많이 남아도는 불필요한 것들만으로는 미래가 없기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그러나 더 나은'은 단순한 디자인 컨셉이 아니라 우리의 태도의 관한 것입니다.

적은 것이 어디서든 더 좋을 거예요."

 

 

 

개인적으로는 디터 람스가 제품 로고에 관해 말한 것이 좋았다.

 

"저는 브라운 로고를 전면에 넣고 싶지 않았습니다.

로고는 뒤에 있었고 그걸로 충분했어요.

계속 싸웠죠. 마지막 CEO에게 결국 굴복하긴 했지만요.

심지어 그는 항상 브라운 로고를 더 크게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자주 언쟁을 했어요.

새로운 곳에서 자신을 소개해야 할 때 또는 당신이 방에 들어가서 '나는 어떠하다'라고 말할 때 소리치지 않잖아요?

조용히 말해야 합니다.

상상해보세요. 당신이 갖고 있는 수많은 제품들이 '나는 브라운이다!'라고 소리치는 모습을요.

그건 분명 사람들을 짜증나게 할 거예요."

 

모쪼록 제품을 해하지 않는 것.

그건 뮤지엄 전시에서 사람들이 사인을 요하자 제품에 사인하지 않는다는 그의 태도에서도 충분히 드러나 보였다.

뿐만 아니라 그런 모습은 디자이너인 동시에 그것을 사용할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조차 제품을 존중하는 듯한 태도로 보이기도 했다.

 

 

어쩌면 그래서 자신이 디자인한 제품들과 함께 이사없이 50년 동안 오래 살고 있는 그의 집 모습이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나 보다.

 

디터 람스의 디자인 원칙대로 정말 좋은 디자인은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때로 모든 게 빠르게 변하고 새로워 혼란스럽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고, 장난스러워보이고, 정돈되어 있지 않아 불필요해보이고, 실험적인 것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말이다.

 

 

그래서인지 전시회에서 다른 가구들을 둘러보며 이야기는 디터 람스 모습도 왠지 모르게 재미있게(?) 다가오는 부분 중 하나였다.

그렇다고 해도 그의 말대로 모든 걸 다 좋아할 필요는 없는 게 맞지만 말이다.

 

그 외적인 시청 소감으로는 충분히 세계적으로 존경받을 만해 보이는 디자이너인 동시에 귀여운(?) 할아버지 처럼 느껴져 좋았다.

그리고 자신만의 원칙으로 가진 깊이감은 고스란히 간직하되 누구나 세상을 계속 호기심어리고 천진난만한 마음으로 대하면 그렇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무튼 평소 디자인과 디터 람스에 관심이 있지 않더라도 늘 모든 사람은 사물과 가까이 지낼 수 밖에 없으니 '늘 내 곁에 둘 좋은 제품은 무엇인가'에 관해 통찰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면 보길 많이많이 추천한다.

무엇보다 그 어떤 디자인 철학보다 깊이감 있고 일관적이다. 또한 다큐멘터리 영상 자체도 지금 봐도 군더더기가 없을 정도로 그 인물을 닮았다.

 

결국, 다 드러낼 필요가 없다.

728x90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