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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지금 구매하세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지금 구매하세요 : 쇼핑의 음모 (Buy Now! The Shopping Conspiracy)는 쇼핑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다.

 

브랜드들이 고객의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이 우리의 일상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파격적인 다큐멘터리.

 

겉으로 보기에는 과도한 소비로 벌어지는 환경 문제를 다루는 듯 보인다.

쓰레기와 환경문제.

사실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져 별 감흥도 없을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AI 내레이션의 관점으로 기업의 입장에서 접근하고, 아마존, 애플, 아디다스 등등에서 근무했던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를 담아 쇼핑의 해악과 쓰레기의 종말을 파헤친다.

 

그래, 쓰레기의 종말.

물건의 종말.

내가 산 물건의 최후.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과자봉지와 신발의 사후 입장을 보면 그건 그렇게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MORE, MORE, MORE로 계속 이어지는 수익극대화 원칙과 "사세요"라는 AI의 메시지는 풍자적으로 다가오는 면도 있다.

그래서 현실의 실상은 끔찍하지만 고루한 다큐멘터리는 아니었으므로 이런 표현이 이 영화에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보면서 깨달은 것은 내다 버린 쓰레기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것은 알아도 정말 내가 쓰레기로 내다 버린 물건이 어디로 가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영화의 어느 디자이너가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어디 멀리 간다'고 생각한다.

 

 

"다들 그러죠. '헌 옷은 어디 먼 데 기부했어.'

그 '먼 데'를 그저 추상적으로만 생각해요.

하지만 우린 같은 땅에 있고 '먼 데'는 늘 여기예요."

 

클로이 아삼

디자이너

 

 

그러나 그 쓰레기는 어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에 있다.

분리수거해 버려도 제대로 재활용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기증해도 다른 사람의 필요로 선택돼 재사용되지도 못한다.

더구나 그 양도 많다.

그래서 그 섬유와 플라스틱에서 부서져 나온 미세 플라스틱이 물을 통해 우리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는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은 아니다.

물론 우리는 많이 사고 버리지만, 기업도 재고를 쓰레기로 버린다.

그것이 고가이든 저가이든 재사용하거나 되팔지도 않고 훼손해서 다른 사람이 못 쓰게 만든 후 아무렇지 않게 버린다.

 

 

영화에서는 전자 폐기물을 추적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기업이 몰래 버린 전자기기는 멀리 떨어진 빈민국에서 분해돼 아주 산산이 조각조각돼 쓰레기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 현대 기술의 집약체라고 볼 수 있는 제품들도 버려지면 쓰레기가 돼 아무렇지 않게 다 조각조각 되다니...

그러한 사실은 충격적인 동시에 슬프게 다가오기까지 한다.

더더욱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전자폐기물 분해 시 발생할 수 있는 유해물질로부터 건강이 망가질 수 위험을 껴안고까지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비자로서는 고쳐쓰고 싶어도 고쳐쓸 수가 없다.

기업은 계획적 진부화로 일정시점 사용하면 수명이 다하게 만드는 데다 단종된 제품은 고장 나면 부품도 없다.

그래서 결국, 다시 사야 한다.

경험상 고쳐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단종됐거나 부품이 없어 다시 구입한 경우가 많으므로 그런 이야기에서도 공감이 많이 갔다.

 

그리고 쓰레기나 쓰레기 매각지를 떠올렸을 때 다 소비자들이 버린 쓰레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기업이 버린 쓰레기도 그 일정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종국에는 이런 의문을 품게 된다.

기업은 저렇게 많은 상품과 제품을 제조하고 팔아서 수익을 남겨 그 많은 돈을 어디다 쓰려고 저러는 걸까.

꼭 그렇게 갖은 수법으로 판매하고 기업의 성장률을 높여야만 하는 걸까.

필요한 만큼 생산하고 판매하면 안 되는 걸까.

이미 많이 있는데도 계속 사는 나도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지만 그런 기업도 이해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많이 파는만큼 많은 수익.

소비자로서도 사용하고 버린 다음의 일.

그 누가 상상이나 해 봤을까.

 

 

"정해진 흐름이 있어요.

제품을 디자인 하고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론칭 행사를 하고 제품은 사용되다가

쓰레기가 되죠."

 

니라브 파텔

프레임 워크 CEO

 

"전 소비자들에게 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한 소비를 한다고 해도 왜 하겠어요?

필요 이상으로 사도록 부추기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버린다고 생각하지만 버리는 게 아니에요.

완전히 버려지는 건 없어요.

이 지구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어요."

 

폴 폴먼

전 유니레버 CEO

 

그러한 과정들.

완전히 버려지지 않고 지구상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쓰레기들.

전 세계적으로 채 10% 밖에 재활용도 안 되는 쓰레기들.

한 때는 상품이었고 그 누군가와 함께한 소중한 물건이었지만 버려지는 순간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 물건들.

 

 

아무튼 '지금 구매하세요'는 쇼핑과 관련한 생산부터 판매, 구입, 사용, 폐기까지 다루므로 사용자로서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물건의 여정을 떠올려 보기에 좋다.

그리고 그 수명이 끝나 쓰레기로 버려진 한때 내 물건이었던 것의 여정을 상상해 보면 자연히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분명해진다.

 

물론 이러한 다큐멘터리 한 편 본다고 해서 당장 행동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개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기에 더 신중히 사고 더 신중히 버리는 일밖에 없으므로 구입할 때 한 번 더 고민할 수는 있다.

분명 이 영화는 그 정도의 영향은 미칠 수 있을 만큼 잘 만들어졌다.

"아주 간단해요, 덜 사세요.

그래도 괜찮아요. 삶에서 중요한 건 경험과 곁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물건도 뭐 도움은 되지만 그게 다는 아니죠.

삶의 목적이 아니에요.

많이 갖고 죽는다고 이기는 게 아닙니다."

 

카일 윈스

아이픽스잇 CEO

 

정말 많이 갖고 있다고 잘 사는 게 아니다.

그래서 타인의 소비를 방해(?)할 생각은 없지만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거나 구매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아울러 소셜 딜레마, 미니멀리즘 처럼 충분히 인상적인 다큐멘터리이므로 그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면 이 영화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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