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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그만큼 많이 보면 많이 사게 될까

 

오늘날 대부분의 미디어는 광고를 기반으로 운영되므로 어떤 형태의 매체를 이용하든 사용자는 광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하루에 접하는 평균적인 광고의 수는 약 4,000~10,000개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뇌는 이처럼 방대한 양의 정보를 모두 의식적으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광고는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지고 기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선택적 주의, 무의식적 처리, 인지 과부하 등의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 : 뇌는 처리할 정보의 양을 제한하기 위해 중요한 정보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무시한다.
무의식적 처리(Subconscious processing) : 의식하지 않아도 광고나 메시지가 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기억에 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지 과부하(Cognitive overload) :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오면 뇌가 과부하 되어 효과적인 정보 처리가 어려워진다.

 

더욱이 사람들은 광고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많은 경우 광고를 무심코 넘기거나 아예 무시해버리기도 한다.

이로 인해 기업이나 판매자가 수많은 광고를 노출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광고를 봤으니 이 제품을 사야겠다!"며 직접적으로 반응하는 일은 흔치 않다.

 

 

물론 예외적으로 광고를 본 후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즉흥적으로 이뤄진 충동구매에 가깝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광고를 본 순간 즉각적인 구매로 바로 연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광고를 집행하는 기업, 사업자, 판매자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광고만으로 직접적인 판매 효과만을 기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래 광고의 주된 목적은 홍보로서 상품과 서비스의 존재를 알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는 등 간접적인 마케팅 효과를 도모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란하게 수없이 노출되는 광고를 소비자 입장으로 마주치자면 "광고를 많이 보면 그만큼 실제 구매로 이어질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모바일에서 보상을 목적으로 노출되는 광고를 접할 때는 더욱 그렇다.

 

 

TV 광고조차 15초도 제대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고 온라인 영상 광고는 대부분 초반 몇 초 만에 스킵되고는 한다.

그런데 일종의 앱테크라고 불리는 일부 앱이나 플랫폼에서는 30초 이상의 광고를 강제로 시청하게 하고 그 대가로 1원에서 10원 안 되는 리워트나 포인트를 지급한다.

물론 시간은 금이라지만 그 보상이야 사용자가 많으니 그 정도의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 마땅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의문은 이렇게 장시간 광고를 노출시킨다고 해서 그것이 얼마만큼의 광고 효과로 이어질까 하는 점이다.

 

당연히 판매 요인은 광고에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광고를 장시간 노출시킨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높은 광고 효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업이나 플랫폼이 이런 방식의 광고를 계속 사용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와 전략이 있다.

이러한 광고 방식은 단순 노출 효과, 보상형 광고의 효과, 다양한 전환 목표 달성 등의 이유로 활용된다. 또한 실제 사례나 일부 실험에서는 이런 광고 방식이 더 높은 클릭률과 구매 전환을 이끌어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광고를 반복 노출하고 장시간 시청하게 하는 이유

 

 

단순 노출 효과

반복 노출이 브랜드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심리학적 근거가 있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연구 중 하나는 로버트 자이언스의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 실험이 있다.

 

1968년 사회심리학자인 자이언스는 사람들에게 외국어 단어와 생소한 기호 등을 반복적으로 노출한 뒤 "이것이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단순히 반복해서 본 대상에 대해 더 친근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은 광고에서도 반복 노출 자체만으로 브랜드 호감도와 인식을 높일 수 있다는 근거로 자주 인용된다.

그래서 광고주 입장에서는 상품을 반복 노출 하는 것만으로도 전략적인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광고 노출 빈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오히려 소비자의 피로감을 유발하거나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후속 연구들도 존재하기는 한다.

 

보상형 광고(Rewarded Ads) 효과

보상형(리워드) 광고는 사용자의 자발적인 주목을 유도하려는 전략이다.

사용자는 콘텐츠나 리워드를 얻기 위해 광고 시청을 수용하게 되며 이때 광고는 방해 요소가 아니라 대가를 지불하고 감수하는 선택으로 인식된다.

 

2018년 Unity Ads-MMA 공동 연구에 따르면 모바일 앱 사용자 중 보상형 광고를 자발적으로 시청한 경우 브랜드 호감도와 전환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형 광고 시청자의 브랜드 선호도는 평균 6~7% 상승, 전환율은 일반 배너 광고 대비 최대 4배 이상 높았다.

 

이러한 이유로 게임 앱이나 리워드 기반 플랫폼에서는 이 구조를 핵심 수익 모델로 이용하기도 한다.

 

다양한 전환 목표 달성

광고주는 단순히 즉시 구매만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 제품 정보 전달, 웹사이트 유입, 앱 설치 유도 등 다양한 전환 목표(Conversion Goal)를 설정한다.

그리고 이는 단 1초 만에 스킵되는 광고보다는 최소 15~30초 동안 주목 시간을 확보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로서는 30초가 넘는 광고를 반복적으로 시청하게 하는 것은 피로감을 유발하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물며 잘 만들어진 TV 광고 영상조차 시청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디지털 앱이나 플랫폼 등에서 30초 이상의 광고를 강제로 시청하게 하는 것은 과도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더구나 시간이 곧 돈인 상황에서 광고 30초 시청에 1원~100원도 안 되는 금액의 보상은 불공정하다고 여겨지기 쉽다.

이처럼 장시간의 광고 노출은 제품 판매나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지기보다는 도리어 브랜드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광고 효과를 전면 부정할 수는 없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광고와 미디어에 더 자주 노출될수록 구매 확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구매 욕구가 생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것을 사람이 욕망할 수는 없는 법이다.

진정으로 필요해서 생기는 구매 욕구는 채 얼마 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앱테크, 리워드, 보상 등을 목적으로 광고를 시청하다가 오히려 그 제품이나 서비스의 존재를 인지한 순간 더 큰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사용자 입장에서 자각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그 티끌 같은 보상은 불공정해 보일 뿐만 아니라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시간은 그보다 훨씬 더 값지다.

 

아울러 광고를 만드는 기업, 광고주, 플랫폼 등의 모든 주체 또한 아무리 광고가 많이 노출되어도 소비자가 그 광고를 인지하거나 기억하지 못한다면 광고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판매는 광고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모든 사실을 종합해보면 "많이 보면 많이 사게 될까?"에 대한 답은 단적으로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니 본질적으로 삶의 많은 부분을 이루는 소비 욕구를 줄이려면 광고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광고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 그 자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더 효과적이다.

실제로 TV, 스마트폰 같은 기기 사용을 줄인다고 해서 일상생활에 본질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또한 광고주 입장에서도 많이 광고한다고 해서 반드시 판매가 잘 되는 것은 아니므로 불필요한 과도한 광고 노출은 자제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사진 출처 : freepik,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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