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

입에서 살살 녹는 고기 부위

 

품질이 좋은 고기는 입에서 살살 녹는다고들 한다.

주로 품질이 좋고 가격이 높은 소고기에서 이런 식감이 잘 느껴지지만 부드러운 부위는 다양하다.

 

format_quote입에서 살살 녹는 소고기 부위


 

 

안심

소의 허리뼈 안쪽, 갈비뼈 안쪽 깊숙한 곳에 위치한 부위로 소고기 부위 중 가장 연하다.

근섬유가 가늘고 결합조직이 거의 없어 씹을 때 질기지 않다.

지방이 적고 담백하며 조직의 결이 고와 씹을 때 쉽게 잘리는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비교적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두께가 있어도 질기지 않아 스테이크용으로 널리 사용되는 부위이기도 하다.

 

 

등심

소의 등뼈를 따라 위치한 부위로 지방과 근육의 균형이 좋아 부드러움이 뛰어나다.

 

특히 등심의 중심부인 꽃등심은 마블링이 촘촘하고 고르게 퍼져 녹는 식감을 가장 잘 보여준다.

꽃등심이라는 이름은 퍼져 있는 마블링이 꽃처럼 보인다는 데서 유래했다.

꽃등심은 일반적으로 새우살(아랫등심 쪽 중심 근육), 알등심살 (윗등심 방향의 중심 부위), 덧살(등심을 감싸는 바깥쪽 근육층)로 이루어져 이 중에서도 새우살을 가장 맛있다고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등심의 지방은 입안 온도에서 부드럽게 녹아 풍미가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살치살

목심과 등심 사이의 어깨 부위에 위치한 삼각형 모양의 부위다.

마블링이 미세하고 균일하게 퍼져 있으며 지방이 부드럽다.

결이 짧고 섬세하여 씹는 순간 고기가 부드럽게 풀어지는 식감을 준다.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강해 소고기 부위 중에서도 사르르 녹는 식감을 잘 보여주는 부위로 꼽히기도 한다.

 

 

대체로 등심, 살치살, 안심 등이 '입에서 사르르 녹는 부위'로 꼽히는 이유는 부드러운 육질과 풍부한 마블링, 결 자체의 연함 때문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돼지고기와 닭고기가 '살살 녹는 부위'에 속하지 않는 이유는 소고기의 품질이나 가격 때문이 아닌, 소는 부위별 근육 사용량 차이가 크고 근육 사이에 미세한 지방(마블링)이 분포하는 등 근육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런 부위들에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붙는 걸까.

아무리 소고기의 품질이 뛰어나고 질감이 부드럽다고 한들 고기가 입에서 살살 녹을 리는 없을 텐데 말이다.

 

format_quote입에서 살살 녹는다의 의미


 

물론 '고기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말은 비유적 표현이다.

고기의 품질이 아무리 좋아도 단백질과 근육 조직이 입에서 녹아 사라질 수는 없다.

다만 좋은 고기는 근섬유가 세밀하고 결합조직이 적어 씹는 순간 거의 힘을 주지 않아도 고기가 부드럽게 풀어지고, 지방의 녹는 점이 낮아 입안에서 은은하게 퍼지면 더욱 매끄럽고 고소해져 마치 고기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이런 복합적인 감각이 사람들에게는 녹는 듯하다는 경험으로 기억돼 고급 고기일수록 녹는 표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는  한다.

 

 

그런데 원래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널리 쓰이게 된 배경에는 미식과 마케팅적 맥락의 영향도 적지 않다.

 

특히 일본의 와규 문화에서 흔히 사용되던 とろける(토로케루) = 녹는다 라는 표현이 한국 외식업계와 음식 프로그램을 통해 반복적으로 소개되면서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식감을 강조하는 말로 널리 확산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표현 자체가 일본에서 직접적으로 유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음식의 맛을 표현하는 감각적인 표현이 마케팅으로서 프리미엄 한우, 초밥, 고깃집 문화에 영향을 준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어쨌거나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녹는 고기'란 실제로 녹는 고기가 아니라 녹는 듯한 식감을 비유적으로 말한 표현이다.

또 이때 고기의 두께와 식감과는 직접적인 상관은 없다.

 

고기가 두꺼워도 근섬유가 부드럽고 마블링이 고르게 퍼져 있으면 한입 베어 물었을 때 결이 쉽게 씹히고, 지방이 윤활 역할을 해 녹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두께보다 육류 지방 조직의 특성이 식감의 본질을 결정하는 셈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드러운 맛을 느끼고 싶다면 소고기의 안심, 등심, 살치살처럼 육질이 연하고 지방의 분포가 좋은 부위를 선택해 먹어볼 수 있다.

다만 미식의 감각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최상급 부위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은 입안의 열로 인해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면서 사르르 녹는 경험이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일어난다.

반면 고기에 쓰이는 살살 녹는다는 표현은 실제 물리적 변화보다는 부드러움과 지방의 질감이 만들어내는 감각적 비유에 가깝기 때문에 공통적으로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느끼는 경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고기에 쓰이는 살살 녹는다는 표현은 물리적 변화가 아니라 식감과 지방의 퍼짐이 만들어낸 이미지적인 표현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 출처 : freepik, pexels, unsplash, pixabay

그리드형(광고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