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스타 브레인

728x90

 

인스타 브레인, 안데르스 한센

동양북스 출판

SKARMHJARNAN

 

 

스웨덴의 정신과 의사가 집필한 책이며 여러 내용들을 담고 있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스마트폰 위험에 관해 경고하는 책이다.

 

하루 평균 2600번의 터치, 스크린 타임은 3시간 이상. 아침에 눈뜰 때부터 밤에 잠들기 전까지 옆에 없으면 패닉 상태에 빠질 정도로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는 물건. 다름 아닌 스마트폰이다. 20세기 최고의 시간 도둑이 TV였다면, 21세기에는 스마트폰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휴대가 가능하고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스마트폰은 TV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중독성이 강하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발명품이 우리 몸에 그리고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하지만 이미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뇌사고와 감정, 집중력 등에 좋지 않다는 견해들이 많기 때문에 대개 그런 주장들에서 비슷하게 읽혔다. 게다가 누군가 인터넷, SNS 스마트폰, 디지털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한들 그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소수다.

그건 마치 "스마트폰은 많이 사용하면 좋지 않다고? 그래."라고 하고선 다시 시큰둥하게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그렇듯 이미 휴대전화는 몸의 일부처럼 사용되고 있는데 아주 자연스럽다.

그러니 그걸 뇌 입장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느낄 수 있을까.

우리에게 자연스러움은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물론 우리의 선조는 그렇지 않았고, 생물학적으로도 뇌는 이 변화에 따라갈 수가 없다는 것을 알겠지만 그저 외부적으로 느끼기에는 그렇다.

따라서 책의 수많은 주장과 연구들의 내용도 스마트폰 사용을 줄여야겠다고 다짐하게 해 주긴 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었던 듯하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스마트폰이 곁에 있기만 해도 집중력이 저하된다는 것과 전자책으로 읽으면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는 새롭게 다가오긴 했다.

 

어쩌면 이제 컴퓨터를 끄고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바꿔서 주머니에 넣어두기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기억력과 집중력 테스트를 했는데, 실험실 바깥에 휴대전화를 둔 학생들이 무음으로 바꿔서 주머니에 넣은 학생들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 피실험자들은 휴대전화가 근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지만 결과는 명백했다. 피실험자들은 그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의가 분산되었다. 여러 실험에서 동일한 현상이 관찰되었다.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어두고 있더라도 뇌는 무의식적으로 휴대전화와 같은 디지털 기기의 매력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기 위해 정신적 대역폭을 사용해야 한다. 그 결과, 집중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는 옆에 휴대전화나 컴퓨터가 있을 때 학습 능력이 저하된다.

 

노르웨이에서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절반은 종이책으로 읽고 나머지 절반은 이북 리더기로 소설을 읽도록 지시했다. 결과에 따르면 종이로 소설을 읽은 학생들이 내용을 더 잘 기억했다. 모두가 같은 내용을 읽었는데도 말이다. 특히 종이책으로 읽은 학생들은 서사의 진행 순서를 더 잘 기억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SNS, 인터넷,  또는 디지털 정보를 좋아할까.

그건 책의 내용으로 보면 휴대전화 사용은 즉각적인 보상이며 그건 도파민 분비로 이어지기 때문인 듯하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해 왔다.

 

 

뇌에는 도파민을 생성하는 세포가 있는데, 이 세포들은 오로지 새로운 것에만 반응한다.

새로운 환경과 정보에 목말라하는 도파민 세포의 존재는 뇌가 새로운 것을 높게 평가한다는 뜻이 된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새롭고 낯선 것을 향한 강력한 욕구를 갖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또한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자 하는 우리의 갈망에 영향을 주었다. 어쩌면 이게 음식과 자원이 부족했던 세계에서 우리 선조들이 새로운 기회를 탐구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는지도 모른다.

 

1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식량 확보라는 영원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두 여성을 상상해보자. 한 명은 새로운 땅과 환경을 비롯해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욕구가 있다. 그와 반대로 다른 한 명은 이러한 욕구가 없다. 나는 첫 번째 사람이 음식을 발견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더 많이 옮겨 다닐수록 먹을거리를 찾을 확률도 더 높아질 것이다.

이제 시계태엽을 감아 우리가 사는 시대로 돌아와보자. 뇌는 전반적으로 크게 변한 게 없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 있다. 그러나 이제 새로움에 대한 갈망은 다른 장소를 찾아 헤매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표출된다.

우리는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전달되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갈망한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매번 새로운 페이지를 볼 때마다 뇌는 도파민을 분비하며, 그 결과 클릭을 거듭하게 된다. 그리고 방금 보고 있던 페이지보다도 '다음 페이지'를 훨씬 더 좋아하는 듯하다. 인터넷 페이지 5개 중에 1개꼴로 머무르는 시간이 채 4초가 안 되며, 10분 이상을 보내는 페이지는 4%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또 다르게 슬롯머신의 비유는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휴대전화에 설치된 앱을 한번 살펴보자. 색상은 선명하고 심볼은 단순하며 강력하다. 휴대전화는 슬롯머신이나 다름없어 보이며, 어떤 색이 눈길이 끄는지를 행동과학자들이 세심하게 연구했다는 사실은 전혀 우연이 아니다. 스냅챗은 새로운 시간과 메시지를 보려면 화면을 아래로 쓸어내려야 하고 새로운 내용이 표시될 때까지 몇 초가 걸리는데, 이는 슬롯머신을 모방한 것이다.

 

어쨌든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요하고,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은 (때로 스마트폰, 인스타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조차도) 고도의 집중력으로 그 성취를 이루어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미루어 짐작해 보건대 그들이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수시로 산만하게 휴대폰을 들여다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미 스티브 잡스가 그들의 자녀에게는 스마트폰을 쓰지 못하게 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례기도 하다.

 

"자신이 만든 제품에 모순적인 행동을 보이는 기술업계의 거물 중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사람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다.

당시 잡스는 아이패드에 지나친 중독의 위험이 있어서 자녀들의 아이패드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기술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스티브 잡스처럼 정확하게 감을 잡고 있던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지난 10년 동안 잡스가 선보인 일련의 제품들은 의사소통 방식은 말할 것도 없고 영화, 음악, 기사를 소비하는 방식을 바꾸었다. 그런 그가 자식들의 모바일 기기 사용에 주의를 기울였다는 사실은 수많은 연구와 토론보다도 더 강한 메시지를 준다.

잡스는 기술 개발에서뿐만 아니라 그 기술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보다 한발 앞서서 알고 있었던 듯하다."

 

그러므로 주의를 집중해 성취를 이뤄내야 할 시간에 우리의 시간을 빼앗는 휴대전화 사용만큼은 자제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책에서 저자가 말했듯 모든 학업을 구글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휴대전화로 구글이나 위키피디아에 접속만 하면 되는데, 왜 뭔가를 배워야 하는 걸까?
단순히 전화번호 정도라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모든 지식을 구글로 대체할 수는 없다.
인간에게 지식이란 사실을 줄줄 외워서 읊는 게 아니다. 당신이 아는 가장 현명한 사람이 세세한 내용을 가장 잘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듯이 말이다. 깊이 있게 뭔가를 배우려면 사색과 집중이 필요하다.

 

그 외는 왜 모든 플랫폼과 SNS 등이 사람들의 시간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지 알겠지만 본질적으로 모든 산업의 원리는 자본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조금은 더 휴대전화 사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을 대체 왜 샀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옷이 멋져서 산 걸까, 아니면 가격이 적당해서 산 걸까?

지금 입고 있는 옷과 소유한 물건 대부분은 언젠가 그 정보를 살펴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휴대전화, 가구, TV, 컴퓨터를 구입하라고 정보를 제공하고 그 물건들이 필요하다고 설득했을 것이다.

전 세계 광고 시장에서는 매년 600조 원이 넘는 돈을 쓰고 있다. 광고는 신문, TV, 거리 광고에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우리 휴대전화 안으로 이동했다.

SNS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들의 관심이며, 따라서 SNS 측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더욱 잘 끌어낼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늦든 이르든 파산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다양한 광고주에게 팔려고 메시지, 사진, 디지털 인정을 통해 우리의 관심을 잡아끈다.

만약 공짜로 SNS를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잘못 짚은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르게는 그걸 이용하기 위해 사람들은 학습을 하기도 하니 이 환경의 모순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결국 뇌가 지금의 변화에 적응해야 되는 일일까.

그러나 사람의 몸과 뇌는 예전과 달리 크게 달라진 게 없는 듯 보이는데 그 괴리에서 생겨나는 부작용들이 스마트폰과 SNS 폐해로 우울증, 집중력 저하, 사회 문제 등으로 나타나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미처 우리가 그걸 깨달을 새도 없이.

그리드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장수집가 4 : Last Words  (0) 2023.05.13
문장수집가 3 : Book Lover  (0) 2023.05.05
문장수집가 2 : Small Success  (0) 2023.04.28
우리 몸이 말을 할 수 있다면  (0) 2023.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