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못생겼으면 못생겼다고 뭐라고 하고,
성형했으면 성형했다고 뭐라고 한다.
정작 자신들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그러니 얼굴이 '팔려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스트레스 받을까 싶다.
물론 대중이 말하는 연예인의 외모는 너무 지속적으로 성형을 심하게 한 경우에만 그렇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우연히 태어나 우연한 외모로 우연히 평가받는 사람들.
일반인이나 유명인이나 그 처지는 대개 비슷하다.
하지만 그 외모의 꼴을 거슬러 올라가면 다 모든 사람의 부모 영향일 따름일 텐데.
유전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텐데.
그런데 또 그럴 때는 부모를 말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그럼 어쩌라는 건지.
다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거나.
그 계보를 인정하거나.
비유가 그를 수는 있으나 내가 얼마 전 읽은 책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었다.
동질성은 사형선고와 같다.
한 종에서 돌연변이와 특이한 존재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그 종이 자연의 힘에 취약하게 노출되도록 만들어 위험을 초래한다.
다윈은 종의 기원의 거의 모든 장에서 "변이"의 힘을 칭송한다.
기린에게 경쟁자에 대한 우위를 갖춰준 것은 그 거추장스러운 목이었고, 바다표범이 심한 추위에도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움직이지 못할 만큼 무거워 보이는 체지방 덕분이었으며, 대다수가 생각도 할 수 없는 발명과 발견, 혁명을 이루게 한 열쇠는 확산적 사고를 하는 뇌일 것이다.
상황이 바뀌면 그 상황에 어떤 특징이 더 유용하게 적용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곰출판
그리고 여기서 방점은 상황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에 찍어야 하고 사람 또한 다양한 것이 이롭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또 어느 책에서 읽은 건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작가는 예쁘다, 잘생겼다 조차도 사람에게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도 했다. 보통 예쁘다, 잘생겼다는 기분 좋은 칭찬에 속하는 말이므로 아무렇지 않게 해 왔는데 그렇게 보니 그 말도 옳은 말이었다.
사실 모두 외모에 대해서 어떤 의미로는 그걸 안다.
어릴수록 남의 외모를 업신여기거나 동경하거나 그것에 떠들기 쉽지만 성숙한 성인이 될수록 함부로 사람의 외모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하지만 모두가 안 하지는 않는다.
겉으로 말하지만 않을 뿐이다.
왜 전혀 사람의 외모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아이나 동물을 볼 때 예쁘다, 귀엽다 등은 쉽게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는 하니까.
하지만 사람으로서 미를 감각할 수 있고 사물도 디자인, 겉모습, 외양, 꼴로 소비하고는 하는데 그 대상이 사람이라고 해서 그렇게 평가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것에 아이러니와 어폐와 사람의 이중성이 다 들어있는 것만 같다.
불현듯 너무 바뀐듯한 연예인의 외모를 보다 그 이질감과 괴리감에 뭔지 모를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자신들(나)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를 자기계발서, 성공의 버전으로 바꿔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사람들은 부자를 선망하지만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또 부자를 비판하기도 한다고 말이다.
물론 외모도, 성공도 노력만으로 되는 건 아니므로 그것들은 어찌 보면 또 운이 작용한 것이라 할 수도 있다.
개개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의 상황과 환경은 다 다르니까.
그러니 속된 말처럼 '부러우면 너도 해'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나를 포함해 그런 사람의 이중성은 의아하다.
그런데 이는 인간으로서 필연인 걸까.
그렇다면 미를 평가하는 감각은 어디서 오는 걸까.
하지만 지금 내가 보는 미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단지 그것은 사회나 타인의 영향을 받은 결과인 것은 아닐까.
또는 지금 내가 예쁘다고 말하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예쁘다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일텐데 그것이 보편적인 정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실은 다들 겉으로는 사람의 다양성을 인정한다고는 하지만 속으로는 다들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또한 너무 당연해 침범할 수 없는 자유긴 하지만 그래서 '인간'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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