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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굿플레이스 후기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을 읽던 중에 굿 플레이스에 관한 글이 있어서 우연히 보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의 저자와 굿 플레이스 프로듀서가 같다)

 

 

여하튼 그렇게 해서 이 작품의 존재를 우연히 접하게 됐는데 보니 시즌4로 되어있는 드라마였다.

난 뭔가 1화부터 보기 시작하면 재미있든, 재미없든 끝까지 보는 편이다.

그래서 그동안 시즌 4까지 틈틈이 다 볼 수밖에 없었다. (와우! 그렇게 보낸 아까운 내 시간...)

 

그런데 다행히 재미있었다 :)

특히 시즌 1은 정말 재미있어서 시간이 쏜살 같이 지나갔다.

 

굿플레이스 
살아생전 자기밖에 모르던 그녀. 착하게 살아야 천당 간다더니 그 반대가 돼버렸다!
사후 세계의 '굿 플레이스'에 남기 위한, 악녀의 개과천선 프로젝트 하나 둘 셋!

크리에이터 : 마이클 슈어

출연 : 크리스틴 벨, 테드 댄슨, 윌리엄 잭슨 하퍼, 자밀라 자밀, 다시 카든, 매니 저신토
장르 : 시트콤, 코미디 시리즈, 미국 TV 프로그램 시리즈 

 

그건 그렇고, 굿 플레이스 줄거리는 죽어서 사후 세계로 간 엘리너에게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이다.

여기서 굿 플레이스는 말 그대로 천국 같은 곳이며, 배드 플레이스는 지옥 같은 곳이다.

그런데 주인공인 엘리너는 굿플레이스에 갔다.

하지만 엘리너는 보통의 평범한 인간으로 어딜봐도 굿 플레이스에 있을 이가 아니었다.

 

결국 엘리너도 그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되고 시스템의 실수였다는 것이 밝혀지며 굿플레이스에 엘리너가 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이야기는 흘러간다.

 

 

시즌 1에서 시즌 4까지의 줄거리를 보면 시즌이 변경될 때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반전을 거듭하긴 하는데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의 선함과 악함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 철학과 윤리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보면 나는 죽어서 굿플레이스에 갈 것인가, 배드플레이스에 갈 것인가 같은 생각이 절로 든다.

그와 더불어 줄거리상 엘리너 외 등장인물인 치디, 타하니, 제이슨 모두 굿 플레이스에 갈 수 있을 것인가? 에 초점이 맞춰진다.

 

 

보던 중 사실 지구가 굿 플레이스 아니야? 클리셰 같은 추측을 하긴 했는데...

그건 아니었고, 결말은 '죽어서도 영원히 천국에 있는 건 좋지 않아' 같은 결말로 끝난다.

그건 마치 뭐랄까... 무랄까?

 

 

그렇다고 해도 그들에게 그건 아름다운 여정이고 과정이었다.

무엇보다 프렌드 쉽이 돋보이는.

그래서 아름다웠다.

치디의 말도 그렇고 말이다.

 

 

파도를 상상해 봐, 바다의 파도.

눈에 보이고 잴 수도 있어.

파도의 높이나 햇빛이 파도를 통과할 때의 굴절도

그리고... 그곳에 있지.

볼 수도 있고, 그게 뭔지도 알아, 파도야.

그러다가 파도가 해안에 부딪히고...

파도는 사라져.

하지만 물은 여전히 그곳에 있지.

 

파도는 물이 다르게 존재하는 방식이었을 뿐인 거야.

잠시동안.

 

불교도의 죽음관 중 하나야.

파도가 바다로 돌아간다.

자기가 왔던 곳으로.

있어야 할 곳으로.

 

어쨌거나 전체적인 굿플레이스 감상은, 살다보면 천국을 믿지 않아도 은연 중에는 천국에 가길 바라게 되는데 어떤 장소에 가도 모든 것이 충족되고 다 쉽게 이뤄지면 그것도 재미없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모든 것이 다 원하는 대로 이뤄지고 물질적으로 만족되면, 무엇보다 사람은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설령 그것이 사후 세계, 영혼일지라도.

그래서 그런 생각은 처음 들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무(無)이므로 사는 동안 나쁜 사람으로 살면 안된다.

어찌 보면 착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는 모두 다 사람들 때문이고 굿플레이스에서 마이클이 말했듯 중요한 건 착하고 나쁜 게 아니라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착한가, 나쁜가?
근데 모여 다시 일어서고 털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잘못된 질문을 하고 있었단 걸 깨달았어.
정말 중요한 건 인간이 '착한지 나쁜지'가 아니야.
인간들이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지려고 하는가'지.

 

 

그러므로 천국과 지옥, 사후세계, 착한 사람, 나쁜 사람, 철학 등에 관심 있다면 넷플릭스에서 시즌 1이라도 한번 보기를 추천한다.

각 에피소드도 보통 20분 남짓으로 길지 않기 때문에 무난히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비교적 예전 작품인데도 지금봐도 손색없이 배우들, 배경, 연출 다 괜찮았다.

작품 주제도 훌륭하다.

 

 

그 외로는 시트콤에다 굿플레이스가 아기자기한 장소라 그런지 심즈 게임이 떠오르기도 했다.

 

 

내가 천국 제작자라도 그렇게 알록달록 지을 것 같다.

 

하지만 진실은 살아서 알록달록 행복하게 사는 데 있겠지.

엘리너가 말한 인간의 삶처럼.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고 친구도 몇 있겠죠.
맘에 안 드는 사람도 있고요.

혼자서 많은 것을 깨우치겠죠. 필요할 땐 도움을 구하는 법도 배우면 좋겠네요.
뭘 잘못하기도 하고 그걸 고치려고도 할 거예요.
다들 그렇게 살아요.

 

 

그러고 보니 진짜 천국은 평범했다.

그러니 인간으로서 평범하게 살다 모르는 죽음을 맞는 게 가장 인간으로서 베스트인 삶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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