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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뱅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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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 (Banksy)는 익명으로 활동하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다. 

벽에 그리는 낙서화의 범법행위의 특성상 그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추측만 무성할 뿐이다.

 

그러나 그가 작품으로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보면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지 정작 그에 관해 아는 것이 무엇이 중요할까도 싶다.


뱅크시는 벽에 스텐실로 유인원, 쥐, 경찰, 군인, 어린이 등을 소재로 자본주의 소비사회와 미술시장을 비판하고 전쟁 및 폭력 등에 저항하는 유머러스하고 풍자적이며 깊이 있는 메시지를 그려왔다.

 

굳이 별다른 설명 없이도 작품 또한 직관적이라 보는 즉시 이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뱅크시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으나 뱅크시는 1974년 영국 브리스톨에서 태어났으며 14살부터 낙서화를 그렸다고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스프레이 캔으로 낙서화를 그렸지만 어렸을 때 손이 느려 체포될 위기에 처한 다음에는 스텐실 기법으로 바꿨다고 한다. 스텐실은 종이나 필름 등에 모양을 만든 후 구멍을 내어 그 사이에 물감을 찍어 내는 기법이다.


뱅크시는 여러 사람으로 이뤄진 팀이라는 추측과 그의 경력도 처음에는 그래피티 팀의 일원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뱅크시는 '뱅크시'라는 이름으로만 존재할 뿐 그 무엇도 사람에 관한 정보는 정확한 것은 없다.

 

The Mild Mild West (1999)


그의 첫 작품은 테디베어가 화염병을 경찰들에게 던지는 모습을 그린 The Mild Mild West (1999)라고 알려져 있으며 유명한 대표작으로는 풍선을 든 소녀 Girl With Balloon (2002), 꽃을 던지는 사람 Love Is In Air (Flower Thrower) (2003) 등이 있다.

 

 


풍선을 든 소녀 같은 경우 2018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약 15억원에 낙찰되었는데 바로 파쇄돼 찢어지는 사건이 있었다. 이는 뱅크시가 의도한 것이었는데 그러한 행동은 줄곧 미술시장을 비판해온 그의 메시지와 일관된 듯 보인다.

 

Girl With Balloon (2002)


"미술에서 성공은 관중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므로 미술은 다른 예술과는 다르다. 대중들은 매일같이 콘서트 홀과 극장을 가득 메운다. 수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음반을 사들인다. 이처럼 예술에 영향을 미치고 예술의 질을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미술은 그렇지가 않다.
우리가 보는 미술 작품은 선택되어진 소수의 화가들의 작품만을 보고 있는 것이다. 소수 그룹의 사람들이 전시를 기획하고 홍보하고 구입하며 미술 작품의 성공을 결정한다. 이 세상에 과연 얼마만큼의 사람들이 진실을 얘기할 수 있을까. 갤러리에 간 당신은 단지 백만장자들의 장식장을 구경하는 관람객에 불과할 것이다." (뱅크시, 월 앤 피스 / 2009, 위즈덤피플 출판)

이는 뱅크시 초창기 활동으로 그가 미술관 작품을 바꿔치기해도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한 것과 작품값이 치솟은 다음에도 길거리 가판대에서 원본을 판매했으나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일과 일맥상통하다.


그렇다면 벽화에 관한 뱅크시의 생각은 어떠할까. 그는 자신이 쓴 책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Love Is In Air (2003)

 

"그래피티(Graffiti_낙서)를 하는 것은 엘리트 의식으로 인함도 아니며 누군가를 현혹하기 위함도 아니다.

게다가 이것을 전시하기 위해서는 동네의 가장 좋은 벽만 있으면 된다. 당연히 누구도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불필요한 입장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벽(Wall)이야 말로 당신의 작품을 발표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로 이제까지 벽은 항상 그 자리에 있어 왔다.
도시를 경영하며 관리하는 사람들은 그래피티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이윤을 내지 못하는 것이라면 그 어떤 것도 존재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가치 기준이 당신의 생각이나 의견보다 '돈'에 우선해 있다면 물론 이 또한 보잘것없는 것이 되어 버리겠지만 말이다.
그들은 그래피티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사회를 부정하는 상징이라고 말하지만, 그래피티는 단지 세 가지 종류의 사람들에게만 위험하다. 정치인들, 광고쟁이들 그리고 그래피티 (표현보다 단어나 문장으로 낙서하는) 작가들 말이다.
진정으로 우리 이웃들의 외관을 더럽히고 손상시키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거대한 슬로건들을 버스와 건물들 사이에 되는 대로 마구 휘갈겨 쓰고는 마치 우리가 자기 회사의 물건을 사지 않으면 뭔가 부족한 것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회사들이다. 그들은 우리의 얼굴에 대고 그들의 메시지를 소리쳐 대지만 정작 우리의 어떤 질문도 허용하지 않는다. 결국 그들이 이 싸움을 시작했고 그 싸움에 맞서기 위해 선택한 나의 무기는 바로 벽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경찰이 되고 어떤 이들은 세상을 더 좋아 보이게 만들기 위해 문화파괴자(Vandals)가 된다." (뱅크시, 월 앤 피스 / 2009, 위즈덤피플 출판)

 

비록 고가로 경매에서 판매되는 등 뱅크시 작품 위상은 처음과 달라졌을지언정 그가 가진 작품의 사회적인 메시지는 현재에도 여전히 동일하다.

 

 

 

뱅크시가 영향을 받은 예술가로는 초창기 쥐를 많이 그려서 블랙 르라 (Blek Le Rat)와 비교되기도 한다. 블랙 르라는 파리의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스텐실 그래피티의 아버지라고 불리기도 하는 예술가이다.


"그들은 허가 없이 존재한다. 미움을 받고 쫓기고 잡히고 학대당한다. 그들은 더럽고 불결하고, 조용한 절망 속에 존재한다.
그렇지만 마음만 먹으면 완전한 문명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당신이 지저분하거나 존중받지 못하거나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면 당신의 결정적인 역할 모델은 바로 쥐이다."
(뱅크시, 월 앤 피스 / 2009, 위즈덤피플 출판)

 



어쩌면 이제는 익명성 자체가 곧 그의 유명세인 아티스트.


어렸을 때 뱅크시의 누나는 그의 드로잉을 가져다 버리면서 "그 그림들이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될 것들은 아니잖아"라고 했다는데, 그의 벽화는 박물관에 걸리지는 않아도 영국에는 투어까지 있을 정도로 유명하고 처음에는 덧칠로 없어졌지만 이제는 집주인들도 그가 그린 낙서화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미술시장에서도 그 어떤 아티스트의 작품보다 고가로 판매되고 있으니 말이다.


정녕 미술이란 뭘까.
그럼에도 최소한 뱅크시 작품만이 가진 메시지를 반기지 않을 수는 없다는 것이 사실 같다.

 

 

"나는 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더 이상 누구도 믿지 않는 자유, 평화, 정의 같은 것들을 적어도 익명으로 부르짖을 정도의 배짱은 가지고 있다."

 

그러한 작품이 가진 메시지 때문에 사람들에 의해 사랑받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Sometimes I feel so sick at the state of the world I can't even finish my second apple pie

"때때로 나는 내가 먹던 두 번째 애플파이도 넘기지 못하게 만드는 이 세상에 너무 정 떨어진다."

(뱅크시, 월 앤 피스 / 2009, 위즈덤피플 출판)

 

 

뱅크시에 관해 알고 싶다면 그가 직접 제작한 '선물 가게를 지나야 출구 Exit Through The Gift Shop (2010)'라는 영화와 그가 직접 집필한 뱅크시 월 앤 피스 Wall and Piece (2007)를 참조하면 좀 더 뱅크시의 생각에 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그의 공식 웹사이트는 www.banksy.co.uk 이며 뱅크시는 꾸준히 공공의 장소에 작업하지만 보통 SNS에 작품이 공개된 후 자신의 작품임을 드러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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