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주인공 사와다는 현대 미술가의 어시스턴트로 묵묵히 일하고 있다.

"아키모토 씨한테 이용당할 뿐이잖아요.
자기의 예술은요?"
"내 예술?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사는 어른이라... 별로 없을 걸.
'호류사'를 누가 건축했는지 알아? 쇼토쿠 태자야.
사실은 말이지. 호류사를 세운 건 1300년도 더 예전의 목수 노동자들이야.
쇼토쿠 태자가 목수들을 착취해서 호류사를 세운 겁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 있어?
없어.
"그럼 사와다 씨는 예술가가 아니라 노동자라는 거예요?"
같이 일하는 어시스턴트와의 대화를 엿보면 사와다의 기조는 목수인 듯 보인다.
그러나 어느 날 사와다는 팔을 다치고 미술가의 어시스턴트에서 해고된다.

이후 편의점에서 일하며 생활을 이어나가던 사와다.
어느 날 우연히 개미로 인해 동그라미를 그리게 되고, 그 그림이 SNS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그의 일상에 여러 일들이 생겨나게 된다.

사와다의 이웃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못한 만화가도 살고 있다.
"나는 어쩌다가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을까?"하고 말하는 이웃은 20%의 개미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에 사와다는 "쓸모가 없으면 안 되나요?"하고 반문하기도 한다.
"나는 말이야. 20%의 개미가 되고 싶지 않아.생산성 제로의 쓸모없는 20% 말이야."
"근데 그 얘기대로라면 20%가 있으니까 80%가 일하는 게 아닐까요?"
"무슨 소리야?"
"그래서 20%는 필요한 숫자 같다고요."
사와다의 뜻은 자기 외에 20%가 있다면 그 20%에도 뭔가 의미가 있다는 것에 있어 보이지만, 영화에서는 개미가 큰 역할로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여하튼 그림을 그리지만 얼떨결에 본인은 원한 듯 원하지 않은 그림인 동그라미로 유명해진 사와다는 혼란스러워 보인다.
그 와중에 공원에서 만난 어른은 그런 사와다에게 차를 건네주며 말한다.
"이해가 안 되면 그냥 버둥버둥하면 돼요."
그래서인지 그림을 그렸고, 그림으로 유명해졌는데 왜 심난해 보이는지 사와다의 심정은 알 듯 모를 듯 이해가 잘 안 되기도 한다.
그와 함께 아무나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원 따위가 무슨 그림이라는 거지? 같은 생각도 들면서.

그렇지만 종국에 고뇌하는 사와다를 보니 예술작품은 작가 그 자신처럼 보이기도 한다.
동그라미 안에 뭐가 있어야 할까요?
영화에서 말하는 동그라미의 의미는 있지만 사실 원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면 없다.
그 의미도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계속 바라보니 동그라미 안에 사와다가 담겨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본래 예술은 본질적으로 개인적이기도 하니까.
게다가 사와다가 그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그건 영화의 첫 장면부터 어느 소설의 구절을 계속 읊조리던 사와다가 아니었다면 그려지지도 않았을 그림, 원상인지도 모를 일이니까.

하지만 해석의 여지를 너무 둔 걸까?
현실적으로 미술.
예술가와 유명세.
그건 아닐 텐데.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어느 시점에서 동그라미를 열심히 그리고 고민하는 사와다를 보니 그런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이런 생각으로, 이웃에게 다음과 같은 말도 건넬 줄 아는 사람이니까.

"포기 안 하고 하다 보면 말이야. 언젠가는 성공할까?"
"성공하지 못하면 포기해야 한다니요. 그럴 리 없을 거예요."
"너는 그림을 왜 그려?"
"몰라요. 사람으로서 근원적으로 갖는 어쩔 수 없는 욕망.
나로서 산다는 제멋대로의 이기적인 깨달음.
비록 쓸모없는 20%의 개미였다고 해도 자기가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은 누구도 막을 수 없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개미의 의미가 작은 것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예술가, 그림, 어시스턴트 등의 소재에 관심이 가서 본 영화였는데 재미있었는데 결말만 놓고 보면 내 기준에서 끝은 조금 시시했다.
그래도 팔을 다치고서야 자신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니까 그건 그에게는 좋은 징조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건 같이 그림을 그리던 어시스던트에게도 필요한 일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원상의 의미처럼 시작이 있어야 끝도 있으니까.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서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렇지만 일이 닥쳤을 때 같이 방황하는 건 마찬가지처럼 보였으니 사와다도 딱히 답을 알고 말한 건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만약 나라면 그 이후에 원상을 끌고 가는 개미를 그렸을 것 같다.
그저 그 의미도, 보기에도 나쁘지 않아서 단순히 단색의 그런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그려진 탓이다.
하지만 본래 밝고 쾌활한 분위기의 영화에다 얼핏 사와다가 그리던 그림도 그렇게 보여서 불현듯 사와다가 꿈꾸고 그리고 싶어 하던 그림은 어떤 그림이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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