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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헤어질 결심

 

영화 헤어질 결심을 봤다.

 

https://youtu.be/A33AdB4u8GQ

 

처음에는 어느 날 우연히 봤던 예고편이 아주 흥미로웠다.

그리고 범인은 누구인가.

 

 

관람 이후 막연히 떠오른 것들은 파도, 불쌍한 여자, 붕괴, 마침내, 미결 등이었다.

남편을 죽인 범인이 궁금해서 봤지만 겉으로 보기에 서래의 일은 사람이 만나게 되는 사건에 불과할 뿐이고 사랑을 말하는 영화였다. 마치 모든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의 상징처럼.

물론 멜로 영화인 줄도 알고 봤는데 한편으로는 지금에서야 본 것이 그 이유이기도 했다.

흔히 말하는 '불륜'이라고 해서 선뜻 마음에 안 갔다. 영화에서 해준에게 아내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 그건 문제도 아니었다. 오히려 서래의 "한국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라는 물음에 뭔가 한 대 맞는 기분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이건 그냥 사랑 그 자체인 영화다.

 

 

좋았던 장면도 많았는데 특히 파도가 밀려드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포스터를 정말 잘 만들었다.

보고 나서는 산에서 시작해 바다로 끝나는 이야기라고 말한 작가의 인터뷰를 하나 읽었고, 뭔가 더 찾아보지 않고 그저 재미있었다 정도로 그쳤는데 지금 이 영화를 떠올려 보면 다시 본다면 뭔가 커다란 슬픔이 밀려들 것 같은 영화다.

그래서 마침내,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 볼까말까 계속 망설이고 찾아보다 본거라 대강 마지막 내용까지 알고 봤음에도 그랬다.

정말 개봉 무렵의 예고편 하나 보고 바로 아무것도 모르고 봤으면 뭔가 더 크게 다가왔을지 모르겠다. 역시 직감을 믿었어야 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회자됐던 수상 영화는 정말 지루하고 밋밋하게 다가왔던 것을 보면 사람들의 말이 맞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기대대로 재미있어서 좋았다.

보기 전에는 N차 관람도 홍보성 기사로 봤는데 왜 그런지 보고나니 납득이 갈 만큼 말이다.

 

 

편집이나 연출도 좋았다. 그게 생소해서 약간 툭툭 끊기게 다가오는 점도 있었고 스마트폰 장면이 너무 많이 등장해서 한편으로는 의아하기도 했지만 연출이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서, 사진과 녹음의 활용도 요즘의 트렌드를 담은 것 같아서 좋았다.

그런데 왜 절이었을까. 그것에도 의미가 있었던 걸까.

 

 

여하튼 재미있었다. 난 한 번 본 건 책이든, 영화든 두세 번 이상 반복해 보지는 않는 편인데 이 영화는 다시 또 보고 싶다.

아마도 서래의 말이 안 들리고 놓친 장면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볼까 말까 망설여지면 개봉 끝나기 전에 꼭 영화관에서 보길 추천한다.

밀려오는 파도는 다르게 다가올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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