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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아메리칸 고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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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부부, 권태기 하면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

그것은 '아메리칸 고딕'이다.

 

American Gothic (1930)

 

그랜트 우드가 그린 아메리칸 고딕에는 농부인 듯한 남성과 그 옆에 여성이 그려져 있다.

이들은 무슨 관계일까?

마치 권태기에 빠진 중년 부부 같다.

 

Portrait of Nan by Grant Wood / Nan Wood Graham and Byron McKeeby (commons.wikimedia.org)

 

그러나 알고 보면 이 그림 속 인물은 부부가 아니며 아버지와 딸을 그린 것이다.

아버지와 딸이라고 하면 실제로 모델인 그들도 아버지와 딸이었을 것만 같은데, 그랜트 우드는 자신의 여동생과 그들의 치과 의사를 모델로 그림을 그렸으며 인물들 관계를 부녀로 설정했다.

여성은 그랜트 우드의 여동생 낸 우드 그레이엄이며 남성은 그들의 치과 주치의이던 비이런 맥키비이다.

 

 

그러나 알고 봐도 꼭 중년 부부 같다.

건초용 갈퀴를 든 남성은 완고하고 그런 남성을 바라보는 여성은 그에게 불만이 있어 흘겨보거나 염려하는 듯 보인다.

 

Dibble House (commons.wikimedia.org)

 

그렇다면 왜 제목은 아메리칸 고딕일까?

그 의미를 알고 싶다면 인물 뒤편으로 보이는 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집은 뾰족한 첨탑 모양을 가진 고딕 건축 양식으로 지어져 있다.

그랜트 우드는 자신의 고향인 아이오와주 엘던 타운에서 고딕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하얀집을 보았고 미국 농가에서 유럽 고딕 건축양식인 목수고딕(Carpenter Gothic)으로 지어진 집에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그림에 보이는 집은 현재의 미국에서도 볼 수 있는 집이다. 

이 그림에 대한 해석은 소박한 농가의 초상화, 금욕주의의 초상화, 유럽 고딕 양식의 미국 전파, 대공황을 극복하는 미국인, 미국 중서부 시골 삶에 대한 풍자 등 다양했지만 정작 그랜트 우드는 정확한 언급은 피했다.

 

Fall Plowing (1931)

 

The Midnight Ride of Paul Revere (1931)

 

아메리칸 고딕은 그랜트 우드가 그린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많이 패러디 되는 이미지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그가 아메리칸 고딕만 그린 것은 아니다. 

미국 태생의 그랜트 우드(Grant Wood / 1891년 2월 13일 - 1942년 2월 12일)는 1930년대 미국의 전개된 중서부 지방주의 미술운동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주로 미국의 시골 생활과 풍경을 그렸다.

 

mockup (freepik.com)

 

하지만 다시 봐도 미국과 부녀보다는 첫 인상 그대로 결혼, 부부, 권태기 등의 단어만 떠오르고 결혼생활에 대한 풍자 이미지로만 다가오는 듯하다. 또는 곰곰이 다시 보니 그런 결혼생활이라도 지켜내려는 강인한 부부의 모습 같기도 하다.

정말 딸과 아버지로 보면 가정을 지키려는 아버지와 딸로 보일 수도 있다.

 

mockup (freepik.com)

 

어쨌거나 부부가 결혼생활이 위태로울 때 벽에 걸어 두고 바라보면 온갖 심상으로 다가올 작품으로 다가올 것 같은 '아메리칸 고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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