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술

루이스 웨인과 고양이를 사랑한 화가

루이스 웨인은 고양이를 많이 그린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그린 의인화된 고양이의 모습은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적어도 정신병에 걸린 후의 그림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루이스 웨인은 고양이 그림 못지않게 정신병에 걸린 후의 변화된 고양이 그림으로도 유명한 예술가다.

 

 

보통의 익숙한 일러스트레이션과 기하학적인 다채로운 색으로 그려진 고양이 그림.

루이스 웨인에 관한 아무 정보 없이 그림을 보더라도 대개 후자의 그림보다 전자의 그림을 더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지금에 와서 루이스 웨인의 그림을 보면 사이키델릭 아트와 유사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므로 후자의 그림을 더 마음에 들어하는 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쩐지... 루이스 웨인이 병에 걸리면서 그렸다고 알려진 그림은 기괴해 보인다.

점차적으로 그림이 기이하게 변해가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루이스 웨인을 그린 영화 '루이스 웨인 :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The Electrical Life of Louis Wain)'에서는 이를 두고 프리즘이라고도 한다.

 

 

"내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게 아니야.

세상은 아름다워.

당신이 있어서 나도 그걸 볼 수 있었어.

이것만 기억해.

아무리 힘들어져도 아무리 인생이 고되게 느껴져도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는 걸.

그걸 포착하는 건 당신에게 달린 거야.

그걸 보는 것도, 최대한 많은 사람과 나누는 것도.

당신은 프리즘이야.

삶의 빛을 여러 색으로 굴절시키는 사람."

 

 

형태만 보면 아닐 수 있지만 오로지 빛과 색으로 보면 프리즘이라는 말도 그른 말은 아니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는 루이스 웨인을 전기에 관심이 많았던 인물로도 그린다.

 

 

"루이스 웨인에게 전기는 토스트를 굽거나 욕실 전구를 밝히는 존재만이 아니었습니다.

훨씬 크고 비범하고 기묘하고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그 무언가 신비로운 자연의 힘이자

이따금 대기 중에 아른거리는 빛이자 삶의 가장 심오한 비밀을 여는 열쇠였죠."

 

그렇게 본다면 루이스 웨인이라는 예술가를 통과해 다채롭게 표현된 그림의 빛과 색은 꼭 기이하게 볼 일만도 아닐지 모른다.

 

 

영국의 삽화가였던 루이스 웨인에 관해 알려진 것은 많지 않은 편이다. 알려져 있는 것이 있다고 한들 대개 고양이를 많이 그렸다는 것과 정신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압도하지 못한다.

그러나 '루이스 웨인 :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는 루이스 웨인에 관해 자세히 다뤄 한편으로 그를 알기에 손색이 없게 만들어진 영화처럼도 보인다. 게다가 그가 그린 고양이처럼 영화도 예쁘게 만들어졌다.

 

 

더구나 이 영화가 제시하는 프리즘이라는 관점은 새롭기까지 하다. 그래서 루이스 웨인에 관해 고양이와 정신병 정도만 알고 있었다면, 이 영화를 본 이후에는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그와 그 작품을 바라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그의 전 생애 고양이 그림을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일종의 사이키델릭, 프랙탈, 미래파 고양이의 기이함을 부인할 수 없을지도 모르나 새삼 이제와서야 화가의 또 다른 전기 영화를 통해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놀랍기까지 하다.

그러고 보면 결국 예술이란, 그 해석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루이스 웨인이 정신적인 병에 걸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겠지만 작품은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기에.

언제나 그랬듯이 예술의 사실 앞에서 감상까지 모두 천편일률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혹자는 루이스 웨인이 정신분열증에 걸린 후 더 자유로운 그림을 많이 그렸다고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을 알고 난 후에는 어떻게 보일까.

어쨌든 알고 난 이후에는 그 이전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무언가 미묘하게라도 자신은 변해있기 때문이다.

 

 

다시 보면 다시 보인다.

 

 

결국 어떤 관점으로 루이스 웨인을 보든 그에게 어떠한 오명이나 측은함이 덧붙여진 것 없이 그의 그림으로만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든다.

 

 

"고양이는 신비한 신처럼 추앙받거나

사악한 요물처럼 손가락질을 당해왔어.

당신이 처음일 거야. 고양이를 재밌는 존재로 봐준 사람이.

고양이는 엉뚱하고 귀엽고 외롭고 겁이 많고 용감해.

우리처럼."

 

 

그리드형

'예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대한 거미 조각상 '마망'  (0) 2024.01.11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깊이가 없다'  (0) 2023.11.18
오마주와 클리셰  (0) 2022.11.09
아메리칸 고딕  (0) 2022.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