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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좀 아는 사람

 

IT 좀 아는 사람, 닐 메타, 아디티야 아가쉐, 파스 디트로자

윌북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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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의 프로덕트 매니저인 저자들이 적었듯 "이 책은 IT와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입문서다. IT 업계의 근간이 되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비즈니스 전략을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IT 기초지식, IT 업계 이슈, IT의 미래까지 두루 다루고 있어 IT에 관해 궁금하다면 가볍게 볼 수 있을 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소위 말해 이 책에는 구미를 당기는 질문들이 많다.

예를 들어 앱 다운로드는 왜 대부분 무료일까?, 클라우드 속에 있는 것은 실제로 어디에 존재할까?, 왜 포토샵을 소유할 수 없게 되었을까?, 구글 같은 대기업은 어떻게 빅데이터를 분석할까?, 애플은 왜 구형 아이폰을 느려지게 만들까?, 안드로이드폰에는 기본으로 깔리는 쓰레기 앱이 왜 그렇게 많을까? 등등.

 


 

틴더는 왜 페이스북으로 로그인하라고 할까?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소개팅 앱 틴더는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틴더는 페이스북 프로필을 연결하면 사진, 나이, 친구 목록, 좋아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자동으로 불러온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API를 이용한 기술이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왜 타사 앱에서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하는 API를 제공할까?

사용자가 페이스북 통합인증 API로 틴더에 가입하면 페이스북은 그 사람이 틴더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용자가 그밖의 사이트에서 페이스북으로 로그인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페이스북은 더 효과적인 타깃광고를 표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틴더 사용자에게 소개팅과 관련된 광고를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식이다.

 

API를 공유하는 것은 기업이 데이터를 확보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구글은 왜 제조사에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할까?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소비자와 제조사에 무료로 제공한다.

구글의 전략은 최대한 많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무료 배포 전략은 확실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의 80% 이상이 안드로이드로 돌아가고 있다.

구글은 제조사가 안드로이드를 이용하는 대신 유튜브와 구글지도 같은 자사의 대표적인 앱을 의무적으로 탑재하게 한다.

구글 앱을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 구글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더 많은 광고를 표시하고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구글플레이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앱 판매량이 증가하면 그만큼 수수료로 버는 돈도 많아지는 구조다.

안드로이드의 지배력이 커질수록 구글이 광고 수입에서 챙기는 몫이 늘어난다.

이렇듯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증가하면 구글의 수입도 증가하니까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배포하는 게 당연하다.

 

안드로이드폰에는 기본으로 깔리는 쓰레기 앱이 왜 그렇게 많을까?

블로트웨어가 꽤 남는 장사여서 그럴 뿐이다.

 

기본은 강력하다. 애플지도만 해도 아이폰의 기본 지도 앱이 된 뒤 2015년에 사용자 대부분이 선호하는 구글지도를 제치고 아이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도 앱으로 등극했다. 이게 바로 기본의 힘이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이 대목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이다. 아이폰은 블로트웨어가 없기 때문이다.

애플의 주 수입원은 하드웨어 판매다. 애플의 수입 중 60% 이상이 아이폰 판매에서 나온다. 거기에 더해서 부드럽고 깔끔한 사용감을 자랑하는 애플 제품 특유의 감성이 애플의 강점이다. 그런 면에서 블로트웨어는 애플의 수익 전략과 맞지 않고 오히려 귀중한 사용자 경험을 파괴할 수 있다.

 

그러면 사파리, 아이클라우드, 애플지도처럼 아이폰에 선탑재되는 애플 앱은 어떻게 봐야 할까? 이런 앱을 싫어하는 사용자도 존재한다. 그래도 이런 앱을 블로트웨어라고 부르진 않는다. 이제는 애플의 선탑재 앱 중 대부분을 사용자가 삭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료 모바일 데이터는 어떤 점에서 소비자에게 해로울까?

ISP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접속에 대한 지배권을 쥐고 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소비하는 콘텐츠는 모두 버라이즌이나 컴캐스트 같은 업체를 통해 전송된다. ISP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어 특정한 앱이나 웹사이트를 비호하기 위해 그 경쟁자의 데이터가 느리게 전송되게 만들 수도 있다. 만약 ISP가 돈을 두둑이 챙겨주는 회사들의 편에 서서 운동장을 기울여버린다면 소비자로서는 큰 손해다. 그런 형태는 인터넷의 개방성을 파괴하고, 혁신과 경쟁을 제약하며,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망중립성은 ISP가 잇속을 채기기 위해 자행하는 3대 부당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그 첫 번째는 '차단'으로 ISP가 노골적으로 트래픽을 차단하는 것을 뜻한다. 제일 악명 높은 사례는 AT&T가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들의 페이스타임 이용을 차단한 것이다. 가입자들에게 대놓고 돈을 더 많이 내라고 요구하는 격이었다. 페이스타임 데이터가 전적으로 AT&T를 통해 전송되는 이상 약정으로 묶인 가입자들은 페이스타임을 이용하려면 요금제를 업그레이드하는 수밖에 없었다.

 

어떤 웹사이트를 전면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너무 티가 나기 때문에 많은 ISP가 좀 더 교묘한 수법을 쓴다. 바로 '속도 제한'이다. 특정한 웹사이트, 주로 경쟁사의 웹사이트에서 콘텐츠가 느리게 전송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 모든 IP 업계의 실상은 좀 시시한 듯 보이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발전들은 어떤 인류를 위한 이타심으로 개발되어왔다기보다 모두 다 "수익"으로 귀결되는 것 같았기 때문에.

아무튼 책의 내용은 IT에 관해 전혀 모르거나 얕게나마 알고 싶거나 목차에 관한 답이 궁금하다면 읽어보기에 좋을 책으로 보인다. 책 뒷장에 IT 용어와 설명도 간략히 소개되어 있다.

그건 그렇고 책 내용 중 이런 질문이 있다.

 

"기업이 많은 데이터를 소유하는 게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익히 이 IT 업계의 수익이 모두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알고 있었다고 해도 '개인정보 침해' 그 부분만큼 걱정될 수 있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답은 책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읽어보는 게 좋을 듯 보인다.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우리가 무엇을 클릭하는지 다 보고, 우리의 관심사, 취미, 활동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축적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한다. 하지만 그건 일종의 이용료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우리는 구글과 페이스북에 돈을 내지 않는 대신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래서 실리콘벨리에는 이런 명언이 있다.

"네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없다면 네가 곧 상품이다."

 

즉 사용자로서도 데이터의 '개인정보, 사생활 침해' 그 부분만큼은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알고리즘 자체나 광고를 반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그러나 그 모든 기술과 발전의 수혜자이기도 한 동시에 그 이면의 모든 것은 다 수익성과 연결된다는 점의 씁쓸함은 지울 수 없는 듯하다. 

그러니까 그건 뭐 엄청난 인류의 발전이나 공동체를 위한 이타심은 아니었을 수도 있었겠네? 같은 면에서.

그렇다고 해서 비단 수익 그만을 위한 것도 아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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