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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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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 루리

비룡소 출판

 

 

떠돌이 개가 된 악마 메피스토가 소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그림책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개와 소녀의 이야기지만 소녀가 늙어가며 변해가는 둘의 관계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결국 단편적으로 보면 문학의 메피스토를 빌린, 개와 사람의 감동적인 이야기지만 현실로 보면 알츠하이머와 모성, 자식과 자녀로 읽혔다.

그러나 다소 두번 읽었을 때 이해가 됐으므로 이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건지 모호하게 느껴지는 점이 컸다.

 

 

기억의 색이 빠졌던 순간 놀라웠고, 전작에서 볼 수 있었던 긴긴밤 처럼 작가의 그림들이 좋았다.

하지만 긴긴밤 같은 감동을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개와 사람의 감동을 기대하기에도, 또는 부모와 자식으로서의 관계를 설명하기에도 이야기의 끝이 분명하게 여겨지지 않았기에.

 

 

끝의 작가의 말을 읽으면 내용이 더 선명한 감동으로 다가올지 모르나 내용의 우리는 지지 않는다는 것이, 승리로서 인지 저물다로서의 뜻인지도 언뜻 와닿지 않았다. 중의적인 표현이었던 걸까.

그러나 자신의 주변에서 치매나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올 그림책일지는 모르겠다. 그 희미해진 기억이 단지 시간으로 인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 외 개가 귀엽게 표현돼서 좋았다. 한편으로 둘이 많은 사고를 친 것이 정말 악마답기도 했다. :)

그렇지만 굳이 이름이 메피스토일 필요까지 있었을까 싶었으니 내가 이 감동을 이해하기에는 아직 나와 가까운 이야기는 아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그저 개와 사람의 이야기를 더 기대하고 본 것이 사실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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