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은 우리나라에는 신경 끄기의 기술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던 저자가 등장하는 다큐멘터리다.
감독 : 네이선 프라이스
출연 : 마크 맨슨
각본 : 매슈 멧캐프, 톰 블랙웰, 네이선 프라이스, 웨텀 올프레스
장르 : 영국 작품, 다큐멘터리 영화, 도서 원작 영화
관람등급 : 청소년관람불가
작가 마크 맨슨의 베스트셀러 책을 바탕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진정한 기쁨이 무엇인지 발견하기 위해 그가 자신의 반직관적인 접근법으로 인간의 조건을 탐색한다.
인터뷰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흡사 인터뷰 같은 느낌의 다큐멘터리로 작가가 이야기를 하면 그 사이 영상은 영화처럼 연출된 장면들로 채워진다.
영화의 시작은 파티장에서 어떤 이에게 사고가 일어나고 사람들이 놀라 달려가는 와중에 그것에 무관심해 보이는 듯한 저자가 우리는 모두 죽는다로 말하며 시작된다.
"여러분은 언젠가 죽습니다. 여러분이 아는 모든 사람도 곧 죽을 겁니다.
신중한 사고와 판단 없이 매사에 신경 쓰고 살다가는 결국 신세 조지는 거죠."
그렇다. 이것은 그런 이야기다.
하지만 마크 맨슨이 말하는 신경 끄기라는 것은 다른 것에 무관심해져라는 의미에서의 신경 끄기가 아니다.
그건 자신이 선택한 고통을 감내하고, 삶은 무한하지 않으므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신경 끄기의 기술이라고 하면 이렇게 느긋하고 멋진 사람을 상상하실 거예요.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해변에서 빈둥대는 거죠. 하지만 그건 정답이 아니에요.
신경을 쓰고 관심을 쏟을 일은 인생에 꼭 있지만 관건은 무엇에 관심을 쏟을 것인가죠.
스스로 선택을 해서 본인이 즐길 수 있는 문제를 찾는다면 그 순간 갑자기 신경을 확 끄게 되거든요.
자기가 가족을 위해 희생해도 개의치 않게 돼요.
한 시간 더 연습하는 게 힘들어도 개의치 않고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일을 더 해야 하더라도 개의치 않게 되죠.
삶을 활기차고 풍요롭게 하는 고난을 발견하는 순간 신경 끄기의 기술에 통달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그런 사실들은 누구나 모르는 것은 아니므로 영화 또한 일종의 자기계발서처럼 보일 수 있는 다큐멘터리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건 마치 자기계발서의 영상 버전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신비롭다. 더구나 이런 영화는 본 적이 없어서인지 특색 있는 다큐멘터리로 다가오기까지 했다.
특히 조시와 학교, 물과 관련한 연출이 좋았다.
마트에서 카트를 엎어버리는 판다도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였다 :)
그러나 영화는 무엇보다 작가의 메시지에 의미가 있으므로 마크 맨슨이 영화에서 말한 이야기 중 몇 가지만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행복은 알고리즘이 아니에요. 답이 있는 방정식이 아니죠.
근데 마음은 우릴 속이며 이렇게 설득해요.
X를 얻는 즉시 만사가 잘 풀릴 테고 Y를 없애는 순간 다 괜찮아질 거라고요.
우린 그걸 믿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죠.
이런, 연봉만 오르면 다 괜찮아질 텐데.
그러다 연봉이 오르면 새로운 책임이 생겨요. 부하들 보고도 받고 주말에도 일해야 하니까요.
그럼 이렇게 생각하죠. 제길, 휴가만 늘면 다 괜찮아질 텐데.
그러다 휴가가 늘어나도 제길, 휴양지가 워낙 많다 보니 웬만해선 어딜 가도 만족할 수 없어요. 인스타그램에 뜬 데가 더 멋지니까요.
그럼 인스타그램에 뜬 데로 휴가를 떠나고 싶죠. 막상 거길 가면 날씨가 안 좋고요.
그렇게 어딜 가나 개판이라서 늘 문제와 불만이 터져 나와요.
그런데도 마음은 자꾸만 우릴 속여요. 계속해서 우리 눈앞에 보상을 매달아 흔들며 다음 단계만 거치면 평생 행복할 거라 설득하죠.
심리학자들은 이를 쾌락의 쳇바퀴라고 해요.
사람들은 계속 달리면서 기분이 좋아질 만한 일을 해내려 하는데요.
하지만 현실은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도 제자리걸음만 하죠.
이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가 우릴 이렇게 설득합니다.
야, 넌 특별한 사람이 될 자격이 있어. 그 특별한 삶을 살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돼서 다신 아픔을 겪거나 희생하고 고생할 필요 없어.
반대로 이런 메시지도 있죠.
인생은 엉망진창이니 늘 희생과 고생이 따르고 늘 문제가 생길 거야.
그런 메시지가 드문 건 그게 안 팔리기 때문이죠.
이렇게 말하면 차가 팔리겠어요?
여러분, 이 차를 사세요. 그래도 여전히 비참하겠지만요.
그럼 상품이 안 팔리고 매출도 안 오르겠죠.
하지만 꼭 자본주의나 사회 체제가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우리가 문제죠.
우리 마음의 원리조차 이해 못 하니까요.
문제는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때문에 우리가 끊임없이 모든 면에서 상위 0.0001%인 특출난 이들을 접한다는 거예요.
온라인에서 보는 사람들이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 보면 인스타그램에 접속했을 때는 말도 안 되게 멋진 사람들이 말도 안 되게 멋진 곳에서 말도 안 되게 멋진 일을 하는 장면이 뜨죠. 매일 24시간 내내요.
트위터에 접속하면 마치 종말이 시작된 느낌이고요. 페이스북에 접속하면 마치 모든 사람이 한날한시에 결혼하고 애를 낳는 것 같아요.
소셜미디어로 보는 삶의 하이라이트 모음집이죠.
소셜미디어는 현실이 아니라고요.
우린 심리적으로 큰 압박에 시달리는 듯해요. 스스로 비범한 일을 하는 비범한 존재라고 느껴야만 하죠.
그런 압박감은 특권 의식을 부추기고 이런 의식을 조장해요.
난 이걸 누리고 행복해질 자격이 있어.
난 뭘 잘해. 사람들도 그걸 알아야 해.
이건 우리 문화가 간단한 인정만 하면 해결돼요.
그래, 대부분 사람은 뭘 해도 허접한데 그래도 괜찮아.
그럼 압박에서 벗어나겠죠.
진정한 해방감을 느끼려면 그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봐요.
다들 지극히 평범하고 똑같은 문제와 씨름하며 서로 비슷한 고통에 시달린다고요.
저자는 영화에서 난 특별해, 난 누릴 자격이 있어 등의 마음을 특권의식이라고도 이야기하는데 그러고 보니 그 마음을 그렇게 여겨본 적은 없어서 그런 개념도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어쨌든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발견해 보게 됐는데 유익한 다큐멘터리였다.
난 예전에 저자의 책을 본 적이 있어서 영화 또한 좋게 평가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마도 저자의 책을 흥미롭게 읽은 경험이 있다면 다큐멘터리 또한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책을 읽은 후에 작가의 모습까지는 찾아본 적이 없어서 영화에서 말하고 비치는 작가의 모습이 매력있게 다가온 것도 좋았다.
작가가 등장하는 이런 영화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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