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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중국영화 우리, 태양을 흔들자

넷플릭스에서 봤던 중국 영화 우리 태양을 흔들자.

영화 제목에 끌려 섬네일을 클릭했더니 뇌종양에 걸렸다는 남자가 의료 기록을 여자에게 설명하고 있었고, 줄거리에 시한부 인생이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 태양을 흔들자
我們一起搖太陽, 2024

중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던 이방인 둘이 만나 특별한 협력 관계를 맺는다.
남은 나날 동안 삶의 의미와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게 서로 힘껏 도와주기로.

감독 : 한옌
출연 : 펑위창, 리겅시, 쉬판, 가오야린, 류단, 왕쉰
각본 : 한옌, 리푸, 왕샤오아이, 양푸즈
장르 : 드라마 영화, 로맨틱한 영화, 중국 영화, 중국 본토 영화

 

'시한부'.

왠지 슬픈 영화는 보고 싶지 않아서 볼까 말까 하다 아무래도 제목 때문에 보고 싶어서 봤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영화는 여자 주인공인 링민이 요독증 환자의 삶을 설명하면서 신장을 구하는 영상을 촬영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링민이 겪는 환자의 삶은 큰 병을 앓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 보기에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암울하고 슬프고 절박해 보인다.

아니 살고 싶은 링민은 절박하다.

그래서 링민이 영상 말미에 신장을 구하며 내건 조건은 아래와 같다.

 

"신장 이식 전에 죽을까 봐 두려워요.

그래서 영상을 찍어 결혼 상대를 구합니다.

신장 기증자를 찾는다고 보셔도 괜찮아요.

암 환자분들 중 저와 기질이 일치하고

신장을 기증해 줄 분이 계시면 당신과 결혼하겠습니다.

만약 당신이 세상을 떠난다면

당신의 아내로서 신장을 이식받아 계속 살아가며

당신의 가족과 부모님을 돌보겠습니다."

 

그리고 촬영한 영상을 내켜하지 않는 와중에 소셜미디어에 올리는데, 바로 삭제했음에도 그 영상을 본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온다.

 

 

몇 분 남짓한 영화 초반은 이렇게 다소 어둡게 진행되고 린민이 뤼투를 만나면서부터 영화는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더니 활기를 띠고 흥미 있어진다.

물론 뇌종양 수술을 받은 뤼투와 신장이 필요한 린민의 삶이 아무런 고난과 슬픔, 역경 없이 흘러가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재미있다.

 

 

특히 뤼투의 캐릭터가 엉뚱하고 괴짜 같고 정말 귀엽다. :)

그래서 더없이 영화가 어두울 수 있음에도 뤼투 덕분에라도 밝고 유쾌한 분위기를 띨 수 있었다.

정말 이렇게 재미있게 사는 사람인데 병에 걸리다니! 싶을 정도로 매력 있는 캐릭터였다.

 

 

 

그 외는 영화에서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 세 장면 정도 있었다.

린민과 뤼투가 처음 만났던 장면이 그랬고, 태양이 흔들리는 장면이 그랬고, 옥상에서 외계인 교신하며 얘기하는 장면들이 그랬다. 병뚜껑의 의미도 좋았다.

무엇보다 태양을 흔들자의 뜻도 그랬지만 시각적으로도 태양이 흔들리는 것을 영상으로 풀어낸 것도 이 영화의 특별한 점 중 하나였다.

 

 

아무튼 처음에는 슬퍼 보이는 줄거리 때문에 다소 보기 망설여졌지만 보기 잘했다 싶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라 좋았다. 

그래서 멜로영화 보고 싶다면 또는 지금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절박한 상황으로 희망이 필요하다면 보길 추천!

 

그리고  둘이라면, 힘내자라는 그들의 외침처럼 그 희망은 그렇게 나뻐보이지 않는다.

 

 

"저는 요독증 환자입니다.

처음 6개월 동안은 왜 신장이 망가졌는지 이유를 알아내려 했어요.

소변을 참아서인지 너무 짜게 먹어서인지 불규칙한 생활 때문인지.

하지만 결국 다 귀찮아졌어요.

생에 대한 강렬한 열망으로 엄격하고 절제된 삶을 살기 시작했어요.

제때 약을 먹었고 물도 신중하게 마셨고 식사도 조심했어요.

칼륨 수치 조절을 위해 끼니마다 칼륨양을 정확히 계산했어요.

인 수치 조절을 위해 고기는 뜨거운 물에 데쳐 먹었고요.

고기가 고무처럼 질겨서 삼키기 힘들지만

고인산혈증으로 인한 불면증이나 전신 가려움증, 부종에 시달리는 것보단 나아요.

그 외에도 혈압, 심박수, 매우 적은 양의 소변도 항상 확인해야 해요.

지표 하나라도 놓치면 바로 목숨을 잃을 수...."

 

사실 처음의 그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링민의 고통을 현실로 생각하면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 쉽게 말하면 안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다르게 살려면 다르게 살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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