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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주류 경제학

 

B주류경제학, 이재용 토스

오리지널스 출판

 

 

'취향으로 읽는 요즘 경제'라는 부제처럼 요즘 트렌드와 관련한 소비 경향을 기업의 재무와 연결해 경제학으로 쉽게 풀어낸 책이다. 동시에 토스의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의 영상 내용을 글로 정리한 책으로 보인다.

 

유튜브 영상은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책으로서는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고 이해하기 쉬워서 좋았다.

그래서 뭔가 더 이야기해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것밖에 이야기 안 해주는 거야?! 싶을 정도로 짧게 여겨져서 아쉬웠던 책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걸 다르게 이야기하면 기대보다는 가볍게 다가웠던 경제학 책이라고 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시작에 읽기 전 알아두면 좋을 재무제표 읽는 법'에 대해 설명되어 있어서 책의 내용도 많이 복잡할 줄 알았는데 보기보다는 회계와 숫자를 많이 다루지는 않았다.

 

 

책의 취향은 크게 콘텐츠, 스타일, 여가, 음식 등에 대해 다룬다.

개인적으로는 다뤄줘서 좋았던 것은 출판이었고 라면, 러닝, 팝업, 라면, 디저트 등의 내용에서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들이 설명되어 있어 좋았다.

 

특히 원재료 가격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해 파급되는 소비 현상들이 그랬다.

예를 들어 프로틴은 건강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서 트렌드가 된 것으로 이해될 수 있지만 기업의 속사정과 출산율을 살펴보면 좀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제로슈거의 등장이나 백화점의 팝업도 그렇다.

그리고 책의 도서정가제처럼 쌀, 라면 또한 정부에서 가격을 규제하고, 빵이 주식인 나라에서는 정부가 빵값을 조절한다는 것도 그런 내용들 중 하나였다.

 

 

대신, 가장 기대가 컸던 출판에서 대해서는 좀 아쉬운 면이 많이 남았다.

출판사의 재무제표도 적혀있긴 했지만 책의 시작에는 아래와 같이 적혀 있었다.

 

"10여년 째 '단군 이래 최고의 불황'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시장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상품들이 수만 종씩 쏟아지는 아주 신기한 시장이죠.

바로 책 시장인데요."

 

항상 책 읽는 사람은 적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출판사의 새로운 책들은 어떻게 수만 종씩 출판될 수 있는지 궁금증이 있었다.

그래서 책의 서두의 그렇게 적혀 있어서 그 점에 관해 설명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화석 비즈니스 정도로만 설명되어 있고 구체적으로는 알 수 없어서 아쉬웠다.

물론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상품을 출시하고 판매로 이익을 내는 업계가 출판계뿐이겠냐만은.

아니면 원래 모든 국민과 다수의 소비자를 상대하는 기업은 다 그런 걸까.

 

 

 

 

그에 비교하면 꾸준히 광고해야 하는 농심은 의아하기까지 하다.

 


 

라면은 보통 상품과는 좀 다릅니다.

'서민물가의 최전선’으로 여겨지는 만큼 정부에서 그 가격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입니다.

쌀과 같은 주식이면서 생활필수품으로 분류되고 있어 라면 회사라고 해도 그 가격을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라면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그 라면의 제조사는 주의를 받죠.

 

국내에서 라면을 통해 높은 이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원가율이 높은데 가격을 마음껏 올릴 수는 없으니 라면 회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엄청난 대량생산. 아주 조금의 마진을 남기되 최대한 많이 파는 것이죠.

 

따지고 보면 라면 시장은 그리 성장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평소 일주일에 라면 1개를 먹던 사람이 어느 갈 갑자기 5개씩 먹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니까요.

수요가 고정적인 상황에서 가격은 쉽게 올릴 수 없고 최저 마진을 유지해야 하는, 말하자면 닫힌 산업입니다.

 

농심은 매출의 약 80%를 라면이 차지하는, 말하자면 라면 기업입니다.

반면, 오뚜기는 라면을 비롯한 국수류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도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도 서로 다릅니다.

라면 기업인 농심은 마케팅에 많은 투자를 합니다.

하지만 오뚜기는 상대적으로 마케팅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습니다.

소스류 등을 주로 다루는 오뚜기는 이른바 '업소용' 제품을 많이 생산하고 판매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코카콜라도 전 세계적으로 팔리는데 계속 광고하고 이익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인 일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농심이 마케팅에 많은 투자를 함에도 오뚜기보다는 수출로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니.

역시 경제적 관점에서는 다르게 봐야 하나보다.

 

 

아무튼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수요하고 취향으로 가까이 두는 것들을 경제적 관점에서는 다르게 볼 수 있게 해 주니 아주 유용하다. 어떤 면에서는 통찰도 있다 :)

 

"패션 시장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까다로운 타깃입니다.

소비를 예측하기도 어렵고, 구매로 전환시키기는 더 어려워요.

원피스 한 벌을 사려고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서 장바구니에 스무 벌쯤 넣어두고는 오프라인 매장들을 돌며 실물을 확인하고(입어도 보고), 잠시 카페에 들어가서 스마트폰으로 마음에 든 상품들의 최저가를 검색하더니 '아, 다음 주에 생일 쿠폰 나오는데!' 하면서 구매를 미루거나 취소하는 것이 여성 고객입니다.

그 카페에서 나오는 길에 '아까 그 청바지는 진짜 예뻤어!' 하며 뜬금없이 청바지를 사는 것 역시 여성 고객이고요."

 

그러나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사실 이 이상 무거웠으면 토스 답지 않고 트렌드에도 안 맞는 책이 될 수도 있기에 적정선에 필요한 부분만 잘 정리해 이야기한 듯 하지만, 좀 더 다뤘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도 앞으로 시리즈로 나오면 좋겠다 싶을 만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었다.

비주류라는 말처럼 이게 요즘 사람들의 모든 취향을 다루는 것은 아닐 수 있어도 쉽게 경제를 이해하고 싶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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