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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인 이유

흔히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 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종교에서 유래했다.

 

 

성경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서 노아는 홍수가 끝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둘기를 날려 보냈다.

얼마 후 비둘기는 올리브 나뭇가지를 물고 돌아왔고 이는 홍수가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올리브 가지를 물고 있는 비둘기는 여러 문화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오늘날까지 그 의미가 이어졌다.

 

 

그러나 주로 평화의 상징으로 거론되는 비둘기는 흰 비둘기이다.

따라서 우리가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회색 비둘기는 일반적으로 평화의 상징으로 인식되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면 흰 비둘기와 회색 비둘기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흰 비둘기와 회색 비둘기는 색뿐만 아니라 상징성, 야생성, 비행 능력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흰 비둘기와 회색 비둘기는 서로 다른 품종이 아니라, 모두 같은 바위비둘기 종에 속한다.

 

단 흰 비둘기는 색소 결핍이나 유전적 변이로 인해 흰색을 띠며 부리와 발이 분홍빛을 띠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사육되는 흰색의 비둘기는 야생에서 살아가는 회색의 비둘기보다 온순한 성격을 보이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유전적 변이가 없는 경우 자연 상태에서 비둘기의 기본 색은 회색에 가깝고 이러한 색은 포식자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보호색으로 작용하여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우리가 흔히 도시에서 볼 수 있는 회색 비둘기는 집비둘기로 고대인들이 바위비둘기를 닭처럼 가축화하면서 사람과 함께 살면서 도시로 퍼져나갔다.

 

상징

흰 비둘기는 주로 평화, 순수, 희망의 상징으로 사용되며, 올림픽 개막식, 기념행사, 마술 공연 등에서 자주 등장한다.

반면 회색 비둘기는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로 인간과 공존하며 살아가지만 특별한 상징성을 가지지는 않는 편이다.

 

 

서식지와 야생성

회색 비둘기는 주로 도시 환경에서 살아가며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찾고 건물 틈이나 구조물에서 둥지를 틀고 번식한다.

하지만 흰 비둘기는 대부분 사람이 사육하여 기르는 경우가 많아 자연에서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그래서 회색 비둘기는 사육되는 흰 비둘기에 비해 야생성이 강하고, 경계심이 높으며, 환경에도 잘 적응해 번식력도 뛰어난 편이다.

 

비행 능력과 귀소 본능

회색 비둘기는 도심에서 살아가면서 짧은 거리를 이동하며 먹이를 찾는 습성이 강한 반면 흰 비둘기는 귀소 본능이 강하여 멀리 날아갔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

 

귀소 본능은 모든 비둘기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지만 사육된 환경에서 자라는 흰 비둘기는 훈련을 통해 이 능력이 더욱 강화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흰 비둘기는 과거에 전서구(편지 배달 비둘기)로 활용되거나 행사, 마술 공연에서 날리는 비둘기로 쓰인다.


 

이러한 몇 가지 차이들로 인해 같은 비둘기라도 흰 비둘기와 회색 비둘기를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유전적 변이로 인한 색, 사육 환경, 상징성이 다를 뿐 본래 비둘기는 전 세계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새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체 수가 증가하면서 도시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 쉬워 평화의 상징으로 좀처럼 인식되지 않는다.

오히려 떼 지어 다니는 비둘기를 싫어하거나 "비둘기가 날 때 세균을 퍼뜨린다"는 이야기로 인해 기피하는 사람도 많다.

 

 

 

비둘기가 날 때 세균을 퍼뜨린다는 것은 일부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이 직접 접촉하거나 오염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위험할 뿐 새가 날개짓을 할 때마다 세균이 퍼지는 것은 아니다.

본래 비둘기는 야생에서는 깨끗한 동물이지만 도시에서 살아가는 집비둘기는 사람들이 버린 음식을 먹고 살기 때문에 더럽다는 인식과 함께 세균 감염 위험이 있을 뿐이다.

 

 

한편 비둘기는 전 세계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새이지만 국내에서 비둘기 개체 수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로는 올림픽 행사에서 비둘기를 사용한 점이 거론된다.

즉,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인위적으로 날려졌고 그 후 도시에서 자생하며 개체 수가 증가했다.

그러니 마치 인간의 행사에 평화의 상징으로 이용 당한 후 방치된 비둘기가 오늘날 도시에서 자생하며 살아가게 된 것에는 인간의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니 이제 비둘기를 보고 평화를 떠올릴 수는 없더라도 새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성숙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2009년 유해동물로 지정된 집비둘기의 개체 수는 현재 3만 5000마리 이상으로 추정된다.

 

 

사진 출처 : freepik, pexels, adobe stock,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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