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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필립 바구스, 안드레아스 말르크바르트

북모먼트 출판

Warum andere auf Ihre Kosten immer reicher werden

 

 

요약해 보면 국가의 화폐시스템에 관한 문제점을 꼬집는 책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 비슷한 내용을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프로그램으로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시간을 절약하고 싶다면 찾아서 영상을 보길 추천하고, 책을 읽은 후에 내용이 잘 이해가 안 가거나 상호보완해서 보고 싶어도 함께 보길 권한다.

잘 만든 영상 하나는 잘 쓰인 책 한 권 못지않다는 걸 알겠다.

 

원칙대로라면 우리는 이 책에 '오스트리아 국민학파의 화폐이론 입문'이라는 제목을 붙여야 마땅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가 시간에 국민경제를 파고들고 싶어 할 사람은 없거나 극소수이기에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울러 저자들이 책의 끝 부분에 적었듯 오스트리아의 화폐이론도 알고 있다면 굳이 시간을 내서 읽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기대하고 어떻게든 읽긴 했는데 대체로 같은 내용 반복에다 책 제목처럼 부자가 되는 일에 가깝게 해주는 책도 아닌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독자는 왜 그들만 부자인지 알고 싶어서 읽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부자는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건지 알고 싶어서 읽은 이유도 있었으므로 결론적으로는 시스템의 문제인데 그걸 어떻게? 같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대강의 책 내용을 일부 살펴보면 이렇다.

 


 

 

국가는 화폐 통치권, 즉 화폐 생산에 대한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독점 체제는 나쁘다. 적어도 소비자들에게는 그렇다. 하지만 독점 체제를 구축한 장본인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소비자들은 다른 모든 상품에 관해 어떤 생산자 한 명이 독점 체제를 만들면 비난하지만 우리가 쓰는 화폐에 대해선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단 한 번이라도 화폐에 대한 결정권을 국가가 쥐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적이 있는가?

 

"밤새 착한 요정이 나타나 우리의 지갑과 돈주머니, 그리고 통장에 손을 뻗쳐 우리가 가진 돈을 두 배로 늘려 놓는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가 두 배로 부유해질까? 아니다. 우리를 부유하게 만드는 것은 넘쳐나는 재화다. 그리고 이런 과잉 상태를 제한하는 것은 자원의 빠듯함이다. 예를 들어 땅, 노동, 자본의 빠듯함인 것이다.

돈의 양을 몇 배로 늘린다고 하더라도 자원의 결핍을 극복할 수는 없다. 한순간 우리가 두 배로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겠지만, 실제로 그것은 화폐 공급의 효력을 약화할 뿐이다. 새로운 소비재나 자본재는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지만 새로운 돈은 그저 가격만 끌어올릴 뿐이다."

_정부는 우리 화폐에 무슨 일을 해왔는가, 머레이 N. 라스바드

 

화폐제도에 관한 한 우리는 한결같이 이성을 차단하는 것 같다.

화폐제도의 배후를 한 번이라도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정치인들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사실 우리는 가격 하락에 전혀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어쩐지 가격 하락을 반대하는 것 같아 보인다.

왜 그럴까?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사람들은 오히려 돈을 더 많이 보유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화폐에 대한 수요가 상승하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상품 가격이 다시 매력적으로 여겨지는 시점,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화폐를 상품과 교환하려는 욕구가 다시 늘어나는 시점까지 상품 가격은 떨어진다.

반면 경제적 불확실성이 낮은 시기에는 화폐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상품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상품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여겨지는 시점, 화폐를 상품과 교환하려는 욕구가 다시 줄어드는 시점까지 가격은 올라간다.

가격은 오직 이런 방식을 통해 신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은 통화량 확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반대로 디플레이션은 통화량 축소를 뜻한다.

 

누구도 모든 것이 점점 더 비싸지는 현상의 배후를 캐묻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미 이런 현실에 익숙해져 있고 실제적인 이유를 묻는 경우도 아예 없기 때문이다.

"그냥 그런 거야. 모든 것은 언제나 점점 더 비싸지기 마련이야. 당신도 알고 있잖아.

옛날에는 아이스크림 하나 가격이 10페니히밖에 하지 않았다는 걸."

종종 듣는 말이다. 그렇지 않은가?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던질지도 모른다.

"좋아. 그렇다면 이 많은 돈이 도대체 어디에서 온 거지?"

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속 시원하게 그것에 대해 설명해 주지 않는다.

물론 돈이 무에서 생성된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다 알 필요는 없다.

 

국가에게서 특권을 부여받은 은행 시스템과 국가의 화폐 독점권은 부자들을 더 부유해지게 하고 하위계층과 중위계층을 상대적으로 가난해지도록 만든다. 사회 내부에서는 수입과 재산이 강도 높게 재분배된다. 재분배는 대체로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월급 생활자들과 연금 수급자들의 주머니에서 국가, 은행, (대)기업, 대형 투자자, 그리고 이미 부유한 사람들의 주머니로 돈이 흘러 들어간다. 왜냐하면 기존에 부동산이나 주식을 보유하던 사람들은 이것을 담보로 다시 대출을 받아 부동산과 주식을 추가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무에서 창출된 새로운 돈으로 좀 더 수월하게 투자에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한결같다.

 

새로운 화폐 질서가 확립된 사회에서 가격이 오르기 전에 대출을 받아 물건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이는 무자비한 경쟁이다. 물건과 자산을 구입하는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달리 표현하면 빚을 지는 시기가 빠를수록 좋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빚을 지고 그다음에는 쳇바퀴를 도는 햄스터처럼 빚의 굴레에서 허덕인다.

 

국가는 화폐제도와 통화량 확장, 그리고 부채 증가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하게, 부자들은 더 부유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런 행위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국가는 이에 대한 책임을 늘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다.

그다음 국가는 사회복지사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서 수입을 재분배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부자들의 돈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이는 국가 스스로 만들어 낸 기만적인 존재 이유다.

국가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해결사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그 문제들은 국가의 화폐 독점권이 없었더라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을 문제들이다.

국민뿐만 아니라 기업들 역시 국가의 작용에 점점 더 의존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국민들은 사회보장기금을 통해서, 기업들은 국가가 제공하는 다양한 종류의 지원금을 통해서 그렇게 변해간다.

국민총생산의 약 절반 정도가 국가의 손을 통해 대부분의 산업 부문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국가는 거대한 재분배 기계이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주문자로 변신해 점점 더 큰 종속성을 창출하고 있다.

 

소득 하위계층은 시간이 흐를수록 살 수 있는 물건들이 줄어든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그들이 벌어들이는 돈의 구매력이 명목상 임금 상승을 통해 임금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더 빨리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정치인들과 노동조합, 그밖에 다른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무대 위로 등장해 본인의 임금으로는 더 이상 생계를 꾸려갈 수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법적 최저임금을 요구한다.

통화량 확장과 저금리 정책이라는 개입에 이어서 법적 최저임금이라는 형태의 개입이 다음 수순으로 뒤를 잇는다. 하지만 이런 개입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한다. 바로 실업이다.

믿지 못하겠다면 주목해 보자. 최저임금이 시장임금보다 높으면 자동으로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

 

 

국가의 적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복지국가 정책에 대한 혹독한 수정과 가지치기를 반대하는 국민의 압력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미 값싼 돈이라는 마약의 노예가 되어버렸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현재 공공 부채로 이루어진 거대한 산 위에 앉아 있다.

진정한 성장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이쯤되면 국가와 정부는 무능하고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뾰족한 수가 없다면 정부와 자본주의, 기업, 무수한 소비와 탐욕으로 화폐 가치는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어떻게든 사고 빚이라도 져라는 걸까.

어쨌든 그런 거라면 도움은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내가 제대로 읽고 이해한 것인지 모르나 그런 방식이라면 그들만 부자가 되라고 하고 싶다.

또는 달리 보면 부자를 부자로 만드는 것은 그 바탕은 탐욕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즉, 욕망이 강할수록 얻게 되는 것도 많을 거라는 생각에서.

하지만 정부까지 그러한 일에 가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수록 씁쓸해질 따름이다.

 

그렇게 보면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으므로 자본시장, 금융시스템 정부, 은행, 부자, 부채, 레버리지의 문제점 같은 것을 알기 쉽게 깨닫고 싶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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