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이너 마음으로 걷다, 나가오카 겐메이
안그라픽스 출판
ナガオカケンメイの眼 : 10年続くメルマガからの視点107
일본의 저명한 디자이너이자 D&DEPARTMENT 대표인 나가오카 겐메이의 디자인에 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인 동시에 '나가오카 겐메이의 메일 매거진'이라는 뉴스레터 글을 엮은 책이기도 하다.
그는 책의 시작에 앞서 자신의 뉴스레터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생각해 보면 개인이 쏟아내는 것들은 그 뒤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 그곳을 통해 사회로 노출됩니다.
팔로워가 많지 않은 나나 여러분에게는 SNS가 바로 그런 존재입니다.
그러니 친구에게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쓴다는 감각으로 사적인 내용을 쓸 수 있습니다.
역시 그러면서도 사회에 노출된다고 이해하고 표현을 다소 고릅니다.
이런 행위가 어느새 자연스럽게 자신의 '사회성'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고 그러나 결코 그 내용은 가볍다고 할 수만도 없는 책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식물에서 깨우침을 얻을 줄 아는 사람이니 말이다.

"집에서 함께 지내는 식물들.
잎이 떨어져 있다.
식물은 자신이 있는 곳을 파악한 뒤 '계속 살자'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식물은 온 힘을 다해 여기에서 살자, 그러려면 이렇게 잎을 많이 단 채로는 양분을 허비한다고 판단한다.
바닥에 잎을 많이 떨어뜨리고 끈적끈적한 점액질의 체액을 뿜어낸다.
식물들은 온 힘을 다해 살려고 한다. 그런 아이디어가 사랑스럽다.
이 광경이 정말 사랑스럽다.
미안하다는 마음은 품고 싶지 않다. 당연히 땅에서 자라야 좋으니까.
하지만 함께 있으려고 노력하는(그런 것 같은) 식물들의 아이디어에 감동한다.
식물들의 생존 아이디어에 가슴이 떨린다.
역시 식물에는 배울 점이 많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어쩌면 이 책을 읽게 된 계기가 되었다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식물에 관해서 그렇게 여겨본 적이 없어서 생소하기도 하고 인상적인 글이었다.
그 외에도 플라스틱과 시간에 관해 이야기한 글도 그랬다.
"현대 사회는 플라스틱 제품을 나쁘다고 취급하기 시작했다.
거기에서 나는 특유의 찝찝함을 느낀다. 그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유용하게 사용해 왔으면서 갑자기 좋지 않다고 취급하다니 도대체 왜 그럴까?
애초에 그렇게 도움을 많이 받았으면서 갑자기 '안 좋은 것'으로 취급하는 플라스틱을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어 기획했다.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은 점이란, 편리하게 사용하고 버리는 물건으로 만든 것은 인간이며 버리는 것도 인간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플라스틱이 나쁜 게 아니니 인간이 플라스틱을 대하는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플라스틱 제품에 숨어 있는 미세한 무언가가 인체에 들어와 몸 안에 축적되면 이러쿵저러쿵... 하면서 제품과 인체의 관계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다.
그런데 플라스틱과 식품 첨가물은 내 머릿속에서는 거의 같은 종류다.
논리를 펼치며 '좋다'는 정의는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나쁘지만은 않고, 좋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다.
'좋다/나쁘다'만 추구하다 보면 반드시 전쟁이 벌어진다. 지금까지 그래왔다.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좋다/나쁘다고 확실하게 선을 긋는 일이야말로 안 좋은 일 아닐까.
과거에 비뚤어져서 불량했던 사람일수록 커서 정 많은 사람이 된다고 종종 듣는다.
배드bad도 굿good이 된다.
세상은 이 양쪽이 다 있기 때문에 성립되는 것 아니겠는가.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매일 먹는 정말 좋은 사람이 있다.
결국 '그 사람'이 중요하며 재료는 그다음이다.
물건에는 죄가 없다. 애초에 '일회용'을 '멈추지 않는 인간'이 나쁘다.
인간의 사정이란 정말 갖다 붙이기 나름이라 그저 즐겁고 건강하게 일상을 보내는 일이 중요하다."

"월세나 물가가 비싼 도시는 결국 일하지 않으면 돈이 돌지 않는다.
그런데도 모두 그곳에 있다.
도시는 '일'이 중심에 있다 보니 시간을 겨우겨우 낼 수 있다.
그런데 인구가 적은 지역으로 갈수록 모두 그 지역에 맞게 시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월세가 한 달에 350만 엔이나 하는 도쿄의 매장을 끌어안은 사람과 월세가 한 달에 3만 엔인 시골 건물에서 가게를 하는 사람은 '시간'을 대하는 사고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리고 이는 '노는 일'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매달 내야 하는 자동차 할부를 20만 엔씩이나 끌어안고 외제 차를 타며 무장하는 사람은 그 20만 엔만큼 다른 사람보다 무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런 게 없다. 있는 것은 오로지 '시간'이다.
더불어 시간이 있기에 벌어지는 일, 제안을 받아들여 놀 수 있는 일이 있다.
얼마 전에 지금까지 낸 월세를 모두 더했더니 10억 엔이 넘었다.
물리적으로 도쿄라는 땅에서 손에 넣고 싶은 무언가가 있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었다.
시간을 들여 유행의 언저리에 자리 잡아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 물건을 팔고 소개해왔다.
그렇게 반복해 왔던 일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월세가 낮은 곳에서는 자극이 줄어든다. 그렇지만 그만큼 시간이 생겨 생활을 의식하게 된다.
월세가 높은 도쿄에 살면 결국 다른 사람에게 '시간'을 뺏기게 된다."
그러나 역시 그는 디자이너이자 경영자이므로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한 부분도 눈여겨 볼만했다.

우리의 생활은 수많은 도구로 정립된다.
그리고 그 도구를 애정하며 꾸준히 사용하려면 역시 누가 어떤 마음으로 만든 물건인지 아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전통 공예처럼 역사가 있으면서 품이 아주 많이 들어가는 수공예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량생산된 가전 등도 분명히 해당한다.
오랫동안 숫자를 보지 않고 경영하다 보면 보통은 느끼지 못하는 '경영 상태'가 다양한 면에서 보인다.
나는 이것이 경영자가 숫자보다 중요하게 갖추어야 할 점이라고 믿는다.
숫자로 목표를 세우면 모든 사람이 숫자만 주목한다.
숫자는 지속의 알기 쉬운 척도다.
하지만 지속하고 싶다고 생각하도록 하는 마음은 사실 다른 곳에 있다.

설사 그것이 틀렸어도 멋있지 않아도, 열정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열정은 없고 머리만 좋은 사람은 이론으로 정당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
물론 열정이나 기세와 비교하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대부분 기세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다. 어딘지 냉정하고 상식적으로 판단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머리 좋은 판단이 세상의 창조성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많다고 느낀다.
세상은 열정과 기세를 지닌 사람이 대부분 만들어낸다.
기세는 만들어낼 수 없다.
열정을 지닌 무모한 사람에게만 생겨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이것은 읽은 입장에서 두서없이 나열한 글들이라 본래 책 안에서의 맥락과 의미는 다를 수 있으므로 보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면 직접 읽어보길 권하고, 책 안에도 적혀있긴 했지만 '뭔가 그렇게 된다던데 하는 감각, 재미있지 않은가' 같은 말이 어울리는 책이었다.
그리고 마음과 태도에 관해서는 이러한 글이 좋았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된다는 걸 알아도 실제 목소리를 내보면 미처 몰랐던 점을 발견한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실제로 '목소리를 내서' 해보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다.
평소에 보지 못하고 지나치던 것을 갑자기 보라고 한들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는 역시 천천히 그런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움닫기 같은 시간과 설득력 있게 함께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게 일상의 소소한 것에서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얻는 일은 귀중하다.
충실하게 살지 않으면 할 수 없으며 발견해 낼 수 없다.
평상시의 특별하지 않은 소소한 일들은 짜잔 하는 소리와 함께 생일 케이크가 들어오는 깜짝 이벤트가 아니다.
아주 작은 배려에서 오는 얇고 얇은 형태만을 지녔다.
그렇게 가볍고 얇으면서 소소한 마음은 그 모습에 크나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확실히 쌓여간다. 먼지처럼 말이다."
어쩌면 얇고 얇은 그 형태는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도구에게도, 사람에게도 쌓여있을 수 있고 이 책 또한 그러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역시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형태겠지만 그것들이 소소하게 쌓이면 뭔가 다른 게 될 수 있을지 않을까 싶다.
여하튼 나가오카의 겐메이의 명성답게 그의 일상 속 생각 또한 특별하게 다가오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었다.
그리고 식물의 인상처럼 역시 이 책에도, 그에게도 배울 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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