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사람은 물구나무를 서거나 팔이나 다리를 위로 들어 올려 일시적으로 혈액이 거꾸로 흐르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상체와 하체의 혈액을 거꾸로 흐르게 해주는 운동기구도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흔히 '거꾸리' 또는 '거꾸리 운동'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직접 해보지 않더라도 거꾸리 운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피가 거꾸로 돌게 하면 몸에 좋은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고 보면 거꾸리 운동은 혈액을 거꾸로 흐르게 해서 혈액을 맑게 하거나 혈액 상태를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하는 운동은 아니다.
'인버전 테이블'이라고 불리는 운동기구는 본래 허리 통증이나 척추 주변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다.

거꾸리 운동기구(Inversion table)가 허리 통증이나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는 원리는 이렇다.
거꾸리 운동기구의 원리와 효과
중력 방향을 반대로 적용해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인다.
사람이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척추는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아래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눌리게 된다.
하지만 몸을 거꾸로 기울이면 중력이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척추 사이의 공간이 일시적으로 넓어지고 이로 인해 눌려 있던 디스크와 척추 주변의 근육, 인대가 이완된다.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뻣뻣해진 허리 주변 근육이 역자세를 통해 이완되며 정체돼 있던 혈액과 림프의 순환이 원활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허리 부위의 피로감이나 뻣뻣함이 줄어들 수 있다.
신경 압박을 줄여 통증을 완화한다.
척추 압력이 감소하면서 주변 신경이 눌리는 정도도 완화되어 디스크성 요통이나 좌골신경통과 같은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하기도 한다.
다만 인버전 테이블의 효과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치료나 예방을 목적으로 거꾸리 운동을 과도하게 하는 것은 신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피가 거꾸로 도는 것은 인체에도 자연스러운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본래 중력의 방향에 맞춰 기능하도록 진화해 왔다.
혈액은 심장의 펌프 작용으로 온몸을 순환하지만 뇌처럼 혈액이 높은 곳으로 도달하기 위해서는 심장이 강한 압력으로 혈액을 밀어 올리고 혈관과 판막이 이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몸을 거꾸로 뒤집으면 혈액의 순환 방향은 그대로나 중력이 반대로 작용해 하체에 있던 혈액이 머리 쪽으로 몰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부위별 혈압과 혈류량에 변화가 생긴다.
이로 인해 물구나무서기나 거꾸리 운동 후에는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거꾸리운동은 고혈압, 뇌혈관 질환, 녹내장,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피가 거꾸로 돈다는 것의 의미
평소에는 중력 때문에 하체에 더 분포되어 있던 혈액이 역자세를 통해 머리나 상체 쪽으로 더 많이 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는 혈액순환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혈액은 언제나 심장에서 동맥을 통해 몸의 각 부위로 흘렀다가 모세혈관을 지나 정맥을 통해 다시 삼장으로 돌아오는 고정된 경로를 따른다.
그래서 자세의 변화는 혈액의 분포에 일시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그 순환 방향 자체를 바꾸지는 않는다.
혈액의 흐름
심장 ▶동맥 ▶ 모세혈관 ▶ 정맥 ▶ 다시 심장
피가 거꾸로 돌면 좋지 않은 이유
건강한 성인의 경우 역자세를 일시적으로 취한다고 해서 혈액순환에 큰 이상이 생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뇌로 가는 혈류량이 살짝 증가하면서 정신이 맑아진 느낌, 일시적으로 집중력 향상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또한 하체 쪽에 정체돼 있던 혈액이 일시적으로 상체로 분포되면서 부종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본래 우리 몸은 중력의 방향에 맞게 진화했으므로 혈액 또한 위에서 아래로 흐르며 순환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머리 쪽으로 혈액이 많이 몰리는 건 자연스러운 상태가 아니므로 물구나무를 서거나 거꾸리 기구를 이용해 완전한 역자세를 취하는 운동을 자주 반복하거나 오래 지속하는 것은 몸에 좋지 않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머리나 심장으로 피가 몰리면 뇌압과 눈 안압이 상승하며 심장에 부담이 갈 수 있으므로 고혈압, 녹내장, 심장질환 환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해, 거꾸리 운동은 피를 거꾸로 돌려 혈액순환을 개선하거나 몸을 좋게 만들 수 있는 운동이 아니며 인버전 테이블은 척추 및 근육을 이완해 일시적으로 허리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구다.
또한 사람이 일상적으로 팔이나 다리를 드는 동작에서 혈액의 흐름 방향이 일부 바뀌는 경우는 몸의 정상적인 범위 내에서 가능한 순환 변화이므로 거꾸리 운동처럼 전신을 역전시키는 부담스러운 상태와는 다르다.

한편 피가 거꾸로 도는 상황과 관련해 비슷하게 떠올릴 수 있는 말로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표현도 있다.
분노와 화와 관련해 흔히 쓰이는 말인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분노하면 혈압이 오르고 얼굴이 붉어지고, 피가 솟는 듯한 느낌을 과장한 것으로 혈압이 오른다, 열이 뻗친다, 피가 끓는다 등과 함께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그런데 실제로 스트레스, 화, 피로가 발생하면 머리로 피가 몰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다치거나 염증이 발생하면 회복을 위해 혈액이 몰리는 것과 달리 교감신경의 활성화로 인한 반응이므로 이 둘은 다르다.

아무튼 대부분의 경우 피는 거꾸로 돌 수가 없는 것이 기정 사실이므로 거꾸리 운동을 하는 사람은 혈액의 순환과 개선보다는 허리 통증 완화를 위해 그와 같은 운동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 adobe stock, freepik,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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