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료의 생각 없는 생각, 료
열림원 출판
런던 베이글 뮤지엄, 아티스트베이커리, 카페 하이웨스트, 카페 레이어드 창업자 겸 총괄 디렉터의 에세이다.
그래서 그 공간을 방문한 적이 있거나 그 브랜드들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책에도 적혀 있듯이 이 책은 에세이인 동시에 일기이며 마음의 기록에 가까운 글이라 그 공간들을 만든 아이디어나 생각들을 알고 싶어서 읽는다면 그에 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지는 않다.
그러니 그저 한 개인으로서 료라는 사람이 궁금하다면 읽기에 더 적합한 책이라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읽은 후에 든 생각은 좋은 방향에서 자기애가 충만하니 밖으로도 흘려보낼 수도 있는 거구나 같은 생각이 들었고, 책에서는 '생각의 실행자'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아울러 계속 읽혔던 자신답게 살아간다는 것 또한 좋았다.
정말로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있다면 몇 가지 정도가 될까요?


내가 좋아하는 아주 단순한 생활들을 매일 이어가면서,
그 습관과 일상이 모여 어떤 그림이 되는 어느 날,
낯선 길가에 그 그림을 수줍게 내놓을 때,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오가며
'이것은 귀엽고, 이것은 슬프고 예쁘구나. 넌 이런 걸 표현하고 싶었구나'
라고 판단 같은 것 없이 타인의 물리적 시간만으로도
그 직품을 귀하게 여겨주고 따뜻하게 이야기해 주는
다정한 장면을 나는 상상한다.

a가 멋지고 좋은 것이라 선택한다고 해서 나는 a가 아니다.
그냥 a가 보고 싶다. 심플하고도 담백한 a 말이다.


계속 나를 추구해. 매일을 거르지 않고, 조금씩 그저 간다.
나는 그저 숨을 가다듬고,
진정한 나를 찾아
누구의 수행자가 아닌,
내 생각의 실행자로서
그저 다시 용기 내어 걷기로.
그런데 회의적인 측면에서는
자본주의처럼 이미 만들어진 세상의 틀로 봤을 때 자기답다는 것의 의구심이 있어서
그러니까, 자기답다고 해서 그 틀을 벗어나서의 자기다움이라는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에서,
아주 아주 많이 섬세한 사람인걸까, 싫증을 못 느끼는 사람인 걸까, 노력하는 사람인 걸까
같은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하긴 어느 인터뷰 영상에서 봤던 먼 공간에 자신을 상상해서 매일 같이 세워둘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감각과 생각 자체가 다를지도 모른다.

어쨌든 진심은,
"다른 사람보다 자신을 더 알고 싶다면, 사소한 것이라도 표현하는 시간을 늘려봐요.
어떤 툴이라도 좋아요. 다른 사람의 말이 아닌, 내가 제일 잘 아는 진짜 나의 언어로요.
그게 글이든, 그림이든, 말이든, 요리든, 스타일링이든, 뭐든 다."
나긋나긋 하지만 분명하게 전하는 듯한 그 모두가 자신답게 살길 바라는 마음.
그것 하나만큼은 선명했다.
하지만 자기답다는 거.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는 게 많아질수록 점점 모르겠다는 느낌도 든다.
마치 희석돼 비커에 번지는 잉크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일 마냥.
그럼에도 이미 그 틀 안에서도 세상은 이렇게나 다채로운데 자기답다는 게 뭔데? 하고 반문하고 그 평생의 자기다움을 못 찾아서 불평하는 것도 참 모순적인 일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여하튼 사랑, 아름다움, 자기다움에 대해 많이 생각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창업자인 동시에 한 명의 자유로운 아티스트처럼 보이기도 하는 료에 관해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그러고 보면 그런 예쁜 공간을 만든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열쇠를 들고 서성이는 어린 소녀의 느낌의 사람이라 좋았던 것도 같다.
그 자신은 어떻게 평가받길 원하는 몰라도 그런 이미지로 동요되는 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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