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페이지를 만드는 사람, 제이노트
에이치비프레스 출판
저자가 읽은 책의 내용을 요약해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 정리한 책이다.
'한 페이지'라는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인스타그램(@_j.note)에서 이미지인 피드로 볼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format_quote 글로 생각을 표현하는 데는 늘 아쉬움이 남지만, 그림은 내게 좀 더 익숙한 도구다.
길고 복잡한 문장보다 직관적이고 임팩트 있게 전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덜 부담스럽게 다가갈 수 있고 말이다.
'한 페이지를 만드는 사람'은 그렇게 다른 이들의 글이나 말에 기대어 떠오른 생각을 쓰고 그린 것을 모든 책이다.
책은 작가가 "평소 나는 자기계발, 인문, 심리서 등 비문학 책을 주로 읽는다"라고 썼듯이 자기계발서에 가까워 보인다. 달리 분류하면 에세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에 가깝게 읽혔으므로 그 계발의 긍지와 도전의식, 동기부여, 위로 등의 취지(?)로 봤을 때 내가 책에서 읽고 마음에 든 글은 이러했다.

"소비하는 태도는 스치는 모든 것을 폐허로 만든다."
한나 아렌트
현대인의 일상에는 시간을 절약해 주는 기술과 서비스들이 아주 촘촘하게 스며들어 있다.
그렇게 절약한 시간을 우리는 과연 어디에 쓰고 있을까?
내 경험과 지인들의 사례를 종합해 보면, 많은 사람들이 아낀 시간을 스마트폰 화면 앞에서 소비하는 듯 보인다.
절약된 시간은 여유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스마트폰을 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는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시간적으로 부유해졌지만, 역설적으로 시간의 질과 경험은 오히려 비곤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낀 시간을 무의식적으로 흘려보낸다면, 절약 자체가 무슨 소용일까.
열심히 살아도 여전히 삶이 빈곤한 것은 가진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대충' 흘려보내기 때문이 아닐까.

"그저 자신의 특성을 이해한 다음 각자 상황에 맞는 최적의 행동을 취했을 뿐이지.
주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자신이 가진 특성이 도움이 될지 어떨지도 판단할 수 없네."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됐다. 나다움은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 정의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할 대상이라는 걸.
마치 아이를 키우는 과정과 닮아 있다.
새로운 환경과 경험 속에 나를 밀어넣고, 그 안에서 내가 어떻게 반응하며 변화하는지 신선한 눈으로 관찰해 보면 어떨까.
내가 생각하는 좋은 태도란, 자신의 삶에 주어진 재료들을 대하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마음이다.
"미래를 예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래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피터 드러커

'꼭 그래야 하는 게 어딨어?'
생각해 보니 나답게,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들에겐 아마 '이건 꼭 필요해' 같은 메시지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것 같다.
"정보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일 때만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외 또 다른 면에서는 내가 좋아해서 하는 나를 위한 정리나 기록도 귀찮고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저자는 책도 많이 읽고 그것을 글에다 그림으로까지 그리다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그림으로 봤을 때는 한 페이지에 빽빽이 적힌 글들이 눈에는 잘 들어오지 않아서 아쉬운 면도 컸다.
그래서 사실상 그림에 적힌 글들은 제대로 읽히지도 않았다.
그래서 책으로 엮을 때는 그림의 페이지는 좀 더 축약해 포스터처럼 다시 그리던지 좀 더 여백을 뒀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물론 본래 이 내용을 처음 싣던 채널이 인스타그램이라는 소셜미디어였기 때문에, 피드에서 봤다면 글이 많은 그림도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수 있다.
읽다 궁금해져서 계정을 살펴보니 SNS에서는 넘겨보면서 볼 수 있는 형식이라 그렇게까지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책 감상문에 가까운 독자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므로, 책과 SNS의 다른 형식을 고려하지 않고 편집된 것처럼 보이는 출판사의 책 상태는 아쉬운 면이 있다.

여하튼 저자는 "기록,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다. '무엇을 보느냐'가 내 기록의 의미와 가치를 만든다"라고 했다.
그리고 자기계발서에 가까워 보이긴 하지만 일부 책의 내용에 관심이 기울어진다면 읽어보길 권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림도 귀엽고 내용 정리도 잘 되어 있으니까. :)

그런데 한편으로는 요즘의 어떤 디지털 콘텐츠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그렇게 만든 결과물을 '내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니 영감도, 그 누군가 읽고 본 쓴 모든 것들이 다 작업물이긴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창작자를 아끼는 마음에서 말한다면, 저자의 그림이 책 소개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으므로...
이것은 뭐랄까, 어떤 면에서는 재능의 낭비일 수도 있다.
그러니 다음에는 작가로서 좀 더 자신의 이야기를 한 페이지로 엮은 책을 만나볼 수 있다면 반가울 것 같다.

즉 나는 책 이야기도 좋지만 아저씨와 밥 먹는 장면을 보고 싶다는 이야기다.
내 얘기 들어봐요 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그런 영향이 좀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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