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퍼런트, 문영미
살림Biz 출판
Different: Escaping the Competitive Herd
다름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쉽다.
다른 것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말장난 같지만 세상에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다름에 카테고리를 끌고 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분류하고 구분해 범주화하는 카테고리는 다름을 무력화시킨다.
그리고 이 책은 카테고리와 차별화에 관해 깨달을 것이 무궁무진하다.
가령 차별화의 이미지는 선연하다.

즉, 약점을 보완하려고 하는 순간 우리는 똑같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제품에 적용해 봐도 똑같다.
보다 이러한 내용을 책을 통해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렇다.
카테고리 내 브랜드와 제품의 수가 증가할수록, 제품들 간의 차이는 점점 좁아지다가, 나중에는 구별하기가 힘든 지경에 이른다.
정말 그럴까? 못 믿겠다면, 우리에게 친숙한 비누, 시리얼, 신발 등 성숙한 카테고리를 하나 정해서, 그 카테고리 속의 제품 사이에서 차이점들을 찾아보자.
물론 여러분들은 여러 가지 차이점을 발견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찾아낸 차이점들은 대부분 지극히 사소한 것에 불과할 것이다.
오늘날 기업들은 점점 '차별화의 대가'가 아니라 '모방의 대가'가 되어가고 있다.
더욱더 비관적인 것은, 자신들이 지금 만들어내고 있는 미묘한 차이들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한 나머지, 끊임없이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자율조직 시스템에서 흥미로운 점 한 가지는 시스템이 개별 구성원들에게 그리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성원들은 다만 두 가지 조건만 갖추면 된다.
1. 자신의 주위에 있는 다른 구성원들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들이 포지셔닝 맵을 만들어보는 시도가 바로 이러한 감각기관의 기능에 해당한다.
2. 방향을 수정하는 능력이다.
근처의 구성원들이 갑자기 방향을 바꿀 때, 여기에 따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기업들 역시 이 두 가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아주 본능적인 차원에서 발휘하고 있다.
기업들은 각자의 감각을 통해, 다른 기업들과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혹은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재빨리 간파하고, 여기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수정한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그리고 구성원들이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을수록, ⑴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도 무리의 움직임에 동조를 하고, 그리고 ⑵더 많은 기업들이 무리의 움직임으로 합류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러한 기업들의 성향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확인이 가능하다.
시장점유율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집단적인 움직임이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론적인 차원에서 볼 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업들이 차별화를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완전히 거꾸로 나타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일수록, 기업들은 더욱더 비슷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제품확장의 전반적인 과정
1. 기업이 신제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안한다.
2. 소비자들은 새로운 만족감을 얻는다.
3. 경쟁 기업들이 그 기업의 제품을 모방한다.
4. 카테고리 전반적으로 제품확장이 나타난다.
5. 소비자들의 만족수준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신제품에 대한 만족감은 줄어든다.
6. 제품확장이 경쟁의 필수조건이 되면서, 기업들은 더 많은 투자를 퍼붓는다.
7. 다시 1번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모습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 사회의 모든 기업들이 하향 평준화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나 기업의 제품이 비슷해보이는 와중에도 자신만의 필터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는 이를 구별해낼 수 있다.
또는 그 경쟁에 참여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기업은 평준화되지 않고 차별화를 돼 독자적으로 시장에 뿌리내린다.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아이디어 브랜드의 핵심 전략이다.
그들은 경쟁이나 비교에 관심이 없다.
구글이야말로 내가 '역포지셔닝 브랜드reverse-positioned brand'라고 생각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다.
여기서 말하는 역포지셔닝 브랜드란, 아주 독특한 아이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결단을 내린 아이디어 브랜드를 의미한다.
그들은 기존 브랜드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요소들을 과감하게 삭제하기로 결정을 내린 용기 있는 브랜드다.
오늘날 구글은 우리들의 삶에 아주 깊숙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다 보니 포털 시장에 구글의 등장이 얼마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는지에 대해서 종종 잊어버리게 된다.
구글이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것은, 사실 그들이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지 않았던 것에 있었다.
포털 시장에 뒤늦게 합류한 구글은 아주 단순한 형태의 프론트페이지를 제시했다.
그들은 프론트페이지에 들어가야 할 것들을 모조리 없애 버렸다.
프론트페이지라기보다 차라리 백지에 가까웠다.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야후가 드넓은 바다라면, 구글은 그야말로 텅 빈 공간이었다.

일탈 브랜드들은 사람들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고정관념을 파괴한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를 잡고 있는 카테고리 개념에 정면으로 맞선다.
그리고 이러한 파괴는 새로운 창조로 이어진다.
어떤 제품이 특정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하는 고정관념은, 오랜 시간 소비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
하지만 어떤 제품은 A라는 카테고리에 속할 수도 있고, 또한 B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도 있다.
가령, 스포츠 음료와 과일 맛 주스는 성분 자체에서는 그리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운동을 하고 나서는 스포츠 음료를 찾고, 아이들에게는 과일 맛 주스를 사다 준다.
이와 마찬가지로, 에너지바와 일반 초콜릿바는 열량면에서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 그래도 등산을 갈 때에는 초콜릿바 대신 에너지바를 챙긴다.
이러한 사례들에서 차이가 있는 것은 제품 자체라기보다,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제품에 대한 관념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일탈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그것은 카테고리의 경계를 무력화시킨다는 것이다.
일탈 브랜드들은 카테고리의 한계에 도전한다.
그리고 우리들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카테고리에 대한 고정관념이 얼마나 피상적이고 자의적인 것인지를 고발하고 있다.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기업으로서든, 개인으로서든 차별화되기 원하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기억해 볼 수 있다.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한계에만 머무른다면, 결코 그 분야에서 명성을 날릴 수 없다. 문학, 미술, 음악의 세계에서 역사적으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들은 기존의 한계를 끊임없이 파괴하려는 시도를 했던 사람들이다.
그러한 대가들의 삶을 거시적인 관점으로 살펴보면, 그들이 당시의 한계들을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동시에 이를 하루빨리 깨 버리고자 하는 사명감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다시 말해 한 분야의 대가들은 당시 사람들이 모두 진리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 미신이었음을 선언한 아웃사이더였던 것이다.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차별화는 곧 포기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를 포기해야 한다.

차별화란 불균형의 상황을 더욱 불균형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특정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한다면, 우리는 이 진리를 명심해야 한다.
여러분이 지금 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갔다고 하자.
그런데 그 의사가 정형외과 외에 소아과, 신경정신과, 성형외과 진료도 동시에 가능하다고 말을 한다면, 여러분은 아마도 의심스런 마음이 들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카테고리 평준화의 흐름은 브랜드들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몰아간다.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다양성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평준화의 흐름에 빠진 기업들은 모두 동일한 가치만을 제안하려 하고 있다.
기업들이 경쟁을 하는 목표가 동일화의 흐름 속으로 합류해 들어가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 반대로, 보편적인 흐름으로부터 빠져나와 자신만의 고유함을 드러내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진정한 차별화의 개념이다.
하지만 엇비슷해보이는 결과에서 우리는 기업이, 제품이, 또는 개인이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저자가 짚었듯이 지금 이 시간에도 그 노력은 드러나지 않을 뿐 꾸준하기 때문이다.
인텔과 같은 컴퓨터 기업들이 엄청난 투자를 통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통조림이나 과자 혹은 세제 등 일상적인 제품들을 만드는 기업들 또한 인텔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한다.
우리 아들이 집 앞 잔디에서 깃발 뺏기 놀이를 하고 있을 때, 우리 가족은 인체에 해가 없는 새로운 제초제의 가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나 역시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기업들이 제품을 개선해 나가는 목적은 결국 기업의 이윤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경영자는 결코 성직자가 아니다. 그리고 그래서도 안 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러한 기업의 노력에 그다지 큰 감동을 받지 않는다.
나는 동료들로부터 종종 이런 얘기를 듣는다.
"그 기업에서 이번에 신제품을 출시했더구먼. 근데 나는 좀 더 기다려 볼 거야. 아마도 내년엔 더 획기적인 제품이 나올 것 같아서 말이야."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앞으로 당연히 더 좋은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들이 끊임없이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여하튼 비교적 예전에 출판된 책임에도 카테고리와 차별화에 관해 단순하고도 분명한 사실을 일깨워줘서 좋았던 책이다.
그렇게 보면 시기는 달라져도 다르다는 것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살아남은 기업은, 브랜드는 다르기에 살아남았다.
따라서 다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무엇보다 약점을 평준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강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오로지 그 이미지 하나만은 선명하게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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