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복복서가 출판
김영하 작가의 에세이로 작가 개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삶과 죽음 등을 사유해 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읽은 지는 꽤 됐는데 이 책 읽고 저 책 읽고 두서없이 읽는 편이라 지금에서야 일종의 정리 겸 남겨 글로 쓰게 되었다.
그래도 확실히 재미있었던 책이라 단 번에 다 읽혔고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는 내용이라 자부할 수 있다.
특히 책에서 기억에 남았던 것은 작가의 부모님에 관한 일화와 꿈, 작가에 관한 글이었고 어떤 면에서는 이 책 제목의 삶의 주인공은 그 자신이라기보다는 어머니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제목만 보면 단순히 그 누구에게나 삶은 한 번이다 같은 당연한 명제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 타인의 삶으로 받아들여지는 면도 있었다.
그건 어떻게 보면 나는 살아있기 때문에 삶은 한 번이야 같이 말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 사실을 안다 해도 자신의 죽음은 목격되지 않으니까.
어쨌거나 작가는 이렇게 썼다.
"제사는 지내지 않는다.
대신 내 방식대로 아버지를 기억한다.
나는 글을 쓴다. 망자가 내게 남긴 것들에 대하여.
물론 아버지는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읽으면서는 사실은 이것이 더 좋은 것이 아닐까.
아니면 죽은 사람의 이야기가 공공연히 드러나는 것을 죽은 사람들은 바라지 않을까.
괜스레 책을 덮으면서는 그런 궁금증도 들었다.
그러나 역시 한 번의 삶, 죽음 같은 것보다는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꿈과 작가에 관한 이야기였다.

"놈은 깨진 유릿조각으로 변해 바닥에 흩어졌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하나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여자 후배 하나가 빗자루를 들고 와 마뜩잖은 표정으로 놈의 유리 잔해를 쓸어 담았다."

"제가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
"선생님께서 가능성이 있다고 하시면 한번 열심히 해보려고요."
그 학생들은 '하고 싶음'이 아니라 '할 수 있음'에 더 관심이 많았다.
'하면 된다'가 아니라 '되면 한다'의 마음.
나는 누구에게도 답을 주지 않았다. 답을 몰랐고, 알아도 줄 수 없었다.
"넌 작가가 될 거야. 틀림없어."
이런 말은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시간이 흘렀고 드디어 그들이 그때 그토록 궁금해하던 미래가 되었다.
그때 '가능성' 판별을 부탁했던 학생들 중에 작가가 된 사람은 아직 없는 것 같다.
가르쳤던 학생들 중 몇몇은 작가가 되었는데 그중에 내게 가능성 같은 것을 물으러 온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묻지 않고 그냥 썼다.
사공 없는 나룻배가 기슭에 닿듯 살다 보면 도달하게 되는 어딘가. 그게 미래였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온다.
먼 미래에 도달하며 모두가 하는 일이 있다. 결과에 맞춰 과거의 서사를 다시 쓰는 것이다.
그래서 그 서사의 과정이 어떠했든 작가는 작가구나, 작가는 꿈도 재미있게 꾸는구나 싶었다.

아무튼 읽은 사람이라면 거의 대부분 동의할 것 같은데 좋은 책이다.
설령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책이라 할지라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글이었다.
아울러 나의 부모님, 가족, 삶, 인생을 사는 일에 대해 통찰하거나 사유하고 싶다면 추천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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