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혼모노

 

혼모노, 성해나

창비 출판

 

 

이미 베스트셀러이지만 흘깃 들은 적이 있다.

무언가에 홀리듯이 무리에 끼어들어간 외국인의 이야기.

그 내용이 궁금해서 읽게 됐다.

정말 홀리듯이.

무심코.

 

이 책에는 총 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아마도 내가 어디서 어떻게 들었던 건지 기억나지 않는 그 외국인의 이야기는 스무드였던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이들의 단편 중 좋았던 것은 혼모노, 스무드, 길티 클럽, 잉태기였다.

특히 '혼모노'의 소녀가 등장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역 근처 버거 전문점을 지나다 질겁한다.
앞집 신애기가 창가 자리에 앉아 버거를 먹고 있다. 입가에 마요네즈를 잔뜩 묻힌 채 콜라를 마시는 그애를 몰래 훔쳐본다.
그애는 양상추와 토마토를 모조리 빼둔 채 패티만 여러장 든 버거를 게걸스레 씹고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려지는 것이 많아서 왠지 짧은 단편이라도 영화로도 보고 싶어진 내용이기도 했다.

아마도 나는 살아움직이는 소녀와 문수의 모습이 캐릭터로 보고 싶어서였나 보다.

 

 

"왜 성조기를 들고 있는 거죠? 지금 어디로 가는 거예요?
축제!
그녀는 서툰 영어로 축제, 축제 반복해 말했다."

 

 

스무드도 '외국인, 태극기부대, 정 있어 보이는 한국인들' 같은 점이 뭔가 머리를 긁적이게 되는 이야기로 재미있었다.

편견 없이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구의 형태처럼.

 

 

"그런 인간을 소비하고 싶어?"

 

 

선망하는 영화감독이 저지른 불분명한 사건이 등장하고 그로 인해 여러 감정을 겪는 인물이 등장하는 '길티 클럽'도 좋았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는 연예인, 팬심, 덕질을 기반으로 '너는 네가 좋아하던 사람이 잘못을 했어도 좋아할 수 있니?' 하고 묻는 이야기 같이 여겨져 의미 있었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

잘 모르겠다.

 

그런데 그것보다는 "선생님은 어쩌다 감독님을 좋아하게 된 거예요?", "언니, 쟤네 순수하게 김곤 좋아해서 모인 애들 아니에요. 우리는 정말 좋아서 빠는 거잖아요"

이러한 말에 언제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그 마음의 행방이 궁금하다.

 

그러고 보면 그 시작과 끝, 이유들은 원래 다 선명한 이유가 없는 건지도 모른다.

그냥 있었다, 없어졌다, 다시 생겼다, 있었다.

그런 반복인 걸까.

 

 

여하튼 혼모노는 스무드의 듀이처럼 홀리듯 따라가 읽게 된 인상으로 남은 책이었다.

그런데 분명 재미있었다.

마치 이 소설의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듯이 여겨지는 그 진짜, 가짜가 무엇이든. 

그래서 혼미하게 무리에 섞였지만, 즐겁게.

아, 그래서 베스트셀러는 베스트셀러인 거구나.

이해됐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작두에서 내려오지 않던 신애기가 아연실색하며 나가떨어진다.

그애는 바닥에 주저앉아 휘둥그런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큭큭, 큭큭큭큭."

 

그런데 제대로 이해하고 읽은 건지 잘 모르겠다.

흉내,진짜.

그저 이런 단어들을 보니 왠지 모르게 큭큭, 큭큭큭큭 그 단어 자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드형(광고전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끝까지 해내는 뇌  (0) 2025.11.01
페이머스 왜 그들만 유명할까  (0) 2025.10.25
마케터의 팔리는 글쓰기  (0) 2025.10.08
집중의 뇌과학  (0) 202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