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머스: 왜 그들만 유명할까, 캐스 선스타인
한국경제신문 출판
How To Become FAMOUS
누구나 유명해지길 꿈꾼다.
그러나 모두가 유명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극소수에 그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인 왜 그들만 유명할까를 보면 유명한 사람이 왜 유명한지 알려줄 수 있을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실제로 책에서 제시하는 유명한 이유와 수많은 사례를 보면 알 것도 같다.
예컨대 모나리자와 셰익스피어의 경우가 그렇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다. 그 이유는 뭘까?
모나리자에 대해 더 많이 알아볼수록 그 그림을 더 높게 평가하게 된다.
하지만 모나리자는 수 세기 동안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은 아니었다.
많은 예술 비평가가가 호평하기 시작한 것은 1860년이 되어서였다. 그때도 일반 대중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
18세기와 19세기에 다빈치는 지금처럼 유명한 인물이 아니었다.
모나리자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그림이 아니라 그저 훌륭한 그림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된 걸까?
1911년에 모나리자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둑을 맞았다.
그 사건이 없었더라도 '모나리자'는 지금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셰익스피어는 왕의 역사를 다룰 때 덜 성공적이었고 광기와 독재를 다룰 때 더 성공적이었다.
나 역시 많은 이들처럼 햄릿과 리어왕이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작품이라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그 두 가지가 셰익스피어의 최고 작품이라고 섣불리 결론을 내려서는 곤란하다.
우리는 그 작품이 말하자면 일종의 역사의 복권에 당첨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두 작품 모두 훌륭함의 기준을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어떤 점에서 두 작품은 유명하기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
이 책의 제목은 유명해지는 방법이지만 그 방법에 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진 못한 듯 보인다.
이미 앞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내가 강조하려는 한 가지 사실은 유명해지기 위한 비결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의 제목(원제: How To Become Famous)은 속임수에 가깝다.
이 책은 인기를 얻은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가 아니다.
복권 당첨은 무작위 추첨으로 이뤄진다.
구약 성경의 전도서에 나오는 한 구절은 이렇게 말한다.
"빠르다고 경주에서 이기는 게 아니며, 강하다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게 아니며,
똑똑하다고 빵을 얻는 게 아니며, 지식이 있다고 부유한 게 아니며,
기술이 있다고 은총을 받는 게 아니다.
다만 그들 모두에게 시간과 기회가 일함이니라."
시간과 기회.
그래서 어쩌면 유명해지고 싶다면 그것이 실현 가능하지 않더라도 이 점을 유념할 수는 있을 듯 보인다.
야망이나 꿈이 성공에 기여한다는 주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비틀스가 일찍 꿈을 접었다면 그들은 비틀스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회복 탄력성도 성공에 기여한다.
"거대한 성취는 미지근한 마음에서 비롯되지 않으며", "치열한 노력"은 일반적으로 성공의 필요조건이다.
물론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다.


우리는 과연 어떤 기준으로 문학과 음악, 또는 미술을 평가하는 걸까?
그 기준은 아마도 상징적인 작품으로 인정받는 것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다.
그런데 키츠를 기준으로 헌트와 콘월을 평가한다면, 당연히 키츠를 선택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키츠가 더 낫다는 말인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연의 결과로 수준이 높다고 인정받은 작품은 사람들의 취향과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래서 그 작품이 차지한 유리한 지위는 더 굳건해진다.
그것은 그 작품이 더 훌륭해서가 아니라, 그 작품이 기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맥북 에어를 상징적인 디자인으로 설명하지만, 사실 그 디자인은 오랫동안 바뀌지 않았다.
그럼에도 예술과 비즈니스 분야에서 성공을 오래 이어나가는 작품이나 제품들은 적어도 초반에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다줬다.
여하튼 사람이든 사물이든
인기가 많다는 것은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고 영향력이 크면 유명해진다.
즉 유명은 영향력인 것이다.
그 영향력이 언제 어디서 시작해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외적 상황과 우연한 사건'으로 보면 알 수 없는 일이나 책에서도 말했듯이 네트워크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혼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가령 햇볕을 쬐며 하는 산책이나 한 잔의 커피, 또는 짧은 수영은 혼자일 때 더 좋다.
반면 죄책감이 드는 것도 있다. 사람들은 막장 드라마나 가수 토미 로를 좋아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면 그런 내색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문화적 상품의 가치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것을 사용하거나 즐기느냐에 달렸다.
가령 당신이 지구에서 휴대전화를 가진 유일한 사람이라면, 그것은 별 쓸모가 없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 네트워크 기능이 없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용자 수에 따라 가치가 높아질 때, 네트워크 효과가 모습을 드러낸다.
많은 문화적 상품이 네트워크 효과의 덕을 보고 있다.
책이나 영화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때, 그것은 대개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훌륭한 가수다. 나도 좋아한다. 그러나 그녀 역시 부분적으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그녀를 알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집단의 일원이 되길 원했기 때문에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므로 영향력을 키워 유명해지고 싶다면 네트워크의 힘을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해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유명해지는 데 성공할 것이고 누군가는 유명해지는 데 실패할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부와 행복, 인기에 영향을 미치는 명성과 유명세가 삶에 중요한 요소이긴 하나 그 누구나 유명해지길 바랄까는 싶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우리는 유명해지길 바랐지만 유명해지지 못한 사람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고는 하지만 그것은 그 사람의 진실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요 근래의 일련의 사건과 뉴스를 보며 드는 생각은
유명한 사람이 세상에서 스러지든, 덜 유명한 사람이 스러지든
그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내가 아는, 내가 좋아한 유명한 사람이 죽는 일은 종종 내가 사는 중에도 일어난다.
그러나 그런 사람 한 명이 세상에서 없어져도
애도의 시간이 끝나면 세상은 다시금 각자의 시간대로 지나가고 굴러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냉정하게 말하면, 인간은 언젠가 모두 죽는 존재일 따름이고 지구는, 자연은, 세상만 그대로 존재할 뿐이다.
그러니 사는 동안 그 유명세에 대해 그렇게 신경 쓸 이유가 있을까?
그러므로 단지 그것은
'열심히 살다 보니 유명해졌다.
계속 도전하다 보니 유명해졌다.
나의 일을 꾸준히 하다 보니 유명해졌다.'
이면 좋은 일인 거고,
그렇지 못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인생과 시간에 충실했으니 그것도 그것대로 된 일이 아닐까?
그저 책을 읽다 결론적으로는 이름이 알려진다는 일에 대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해지는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면 이러한 말을 기억해 보면 어떨까 싶다.
"X는 X의 특성을 갖췄기 때문에 성공했다."
어떠한 경우에도 이러한 주장은 올바른 설명이 될 수 없다.
세상에는 아주 많은 우연이 존재하며 성공과 실패는 그런 우연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우리는 성공한 제품은 실패한 제품보다 틀림없이 품질이 더 좋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성공의 기준이 그렇게 간단하다면 왜 예측은 매번 그렇게 빗나간단 말인가?
우리는 스티븐 킹의 새 작품이 성공할 것이라는 걸 안다.
그리고 테일러 스위프트의 새로운 노래가 히트칠 것이라는 걸 안다.
또한 감흥 없는 책이나 노래가 실패할 것이라는 걸 안다.
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것은 거기까지다.
따라서 책에서 내린 결론은 아니지만 세상만사가 다 운이라고 생각하면 허탈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운이기 때문에 또 집착할 이유가 없다.
단지 영향력은 사람에게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에 사람을 잘 이해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을 위해야 하는 것은 알겠다.
그리고 그건 분명 기술적으로 사람을 수단으로 생각해서 할 수는 일은 아니다.
아무튼 책은 사례는 많지만 뚜렷이 왜 유명할까에 대해 설명하는 바는 없으므로, 제목으로 인해 읽는다면 추천하지는 않을 듯한 '성공과 명성'에 관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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