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물 보고 싶은데 딱히 보고 싶은 작품이 없는 와중에
불현듯 생각나서 봤던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재미있다고 들은 적은 있지만 살인, 스릴러, 추리 등의 장르는 많이 선호하는 취향이 아니라서
보고 재미없으면 안 보려고 했는데 영상 속의 배경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예를 들어 벽의 그림자라든가 취조실 같아 보였던 집의 구조들.
처음에 한두 번 눈에 들어온 건 그런가 보다 했는데 3회 정도 보니 눈에 더 확연히 들어왔다.
그래서 그 기대감에다 점점 내용도 몰입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로워져서
초반에는 띄엄띄엄 보다 뒤에는 단숨에 이어 끝까지 다 봤다.

내용은 이미 작년에 끝난 드라마여서 대락 범인만 스포로 알고 봤음에도 재미있었다.
딸이 소시오패스인가? 사이코패스인가?? 진짜 범인인가??? 이러면서.
특히 범인의 동기가 스포로도 파악이 안 됐기 때문에 그 동기와 과정이 궁금해져서라도 계속 흥미롭게 볼 수밖에 없었다.
사람은 보이는 걸 믿는 게 아니라
믿는대로 봐.
아빠는 날 그런 사람이라고 믿는 거고.
간단한 줄거리는 프로파일러의 아버지와 그 딸이 살인사건에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살인과 범인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가족, 믿음, 의심 등을 중심으로 한 작품에 가깝다.

그래서 추리와 설정, 개연성에서는 다소 이해 안 가는 점이 몇 군데 있긴 했음에도
믿음과 의심의 관점에서 보면 중의적인 뜻으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라는 제목도 너무 잘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

여하튼 내가 그보다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빛과 그림자에 관한 연출이었으므로 본 이후에 작품에 관해 찾아봤다.
어느 인터뷰에서 감독은 이렇게 설명했다.
"그림자와 빛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재예요.
그림자로 인물을 표현하려 했고 정확히 전달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저게 뭘까?' 하는 해석적 재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작품에서 중요한 곳이 집과 취조실이에요.
부엌에서의 대화가 중요하다 보니 취조실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었어요.
식탁 길이도 취조실 책상과 같고요."
역시 반복적으로, 그러나 은연중에 계속 눈에 들어왔던 것은 다 의도적인 연출로 가능했었나 보다.
그런데 너무 미학적이다.
솔직히 후반부로 가면 이야기에 집중해서 그런지 초반부보다 배경은 덜 눈에 들어온 것도 사실이었지만 일관적으로 빛의 일렁임과 그림자들 좋았다.

특히 비오는 날 창가 벽면 그림자는 색다르게 다가와서 기억에 많이 남았다.
처음 본 것 같다,
그런 빛과 그림자에 관한 장면은.

따라서 비교적 짧은 10부작 드라마였으니 실제로 방송했을 때 스포 모르고 봤으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거나 지금이라도 봐서 다행이라면 다행인 드라마이고 말이다 :)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리원 소불고기 전골 후기 (0) | 2025.11.06 |
|---|---|
| 모니터와 눈의 거리 (0) | 2025.11.04 |
| 사미헌 갈비탕 후기 (0) | 2025.11.01 |
| 운동화 세탁 방법 (0) | 2025.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