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BS - NOVELIST (잡스4: 소설가)

 

JOBS - NOVELIST (잡스4: 소설가)

매거진 B 편집부

 

 

JOBS – NOVELIST는 매거진 B에서 출판한 소설가의 인터뷰집이다.

잡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직업을 살펴보는 시리즈 형태의 네 번째 책이고, 직업인으로서 소설가는 어떻게 작업하고 살아가는지 또는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낱 독자로서 보기에는 일종의 소설가 인터뷰집으로 총 여덟명의 소설가 인터뷰를 읽을 수 있다.

국내 소설가로는 정세랑, 장강명, 정지돈, 김연수 작가가, 국외 소설가로는 가와카미 이메코, 로셀라 포스토리노, 마르크 레비, 요나스 요나손 작가의 인터뷰가 실려있다.에세이로 김기창 소설가의 글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장강명, 정세랑 작가의 인터뷰 내용이 궁금해서 읽게 된 책이었고, 작가들의 인터뷰 중 일부 좋았던 말은 다음과 같았다.

 


 

 

 

제가 보는 세상은 회색이에요. 선악의 대결이 있는 세상이 아니고요.

모든 사람이 똑같이 좋고, 나쁘다는 것도 아니에요.

 

제 역할은 질문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썼던 것도 질문에 대한 것이었고요.

실제로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 하고 있어요.

'인터넷 댓글 문화 이대로 놔둬도 돼? 아니지 않아?',

'이런 사람 어떻게 해야 해?' 이런 것들이죠.

 

살아야 하는 의미가 있으면 좋겠고, 그걸 찾으려는 사람들에 관심이 커요.

 

장강명

 

보통 첫 150페이지까지는 그 누구와도 친하지 않습니다.

 

첫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 나오는 헤르베르트 아인슈타인을 예로 들게요.

그는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숨겨진 남동생인데, 원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일찍 생을 마감할 예정이었죠.

막상 그 순간이 오니, 그에게 정이 들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냥 살려두기로 했어요. 

두 번째 소설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어요.

타보라는 아주 몹쓸 캐릭터를 구상했고, 그를 주인공 놈베코와 함께 스웨덴까지 데려갈 예정이었어요.

하지만 도무지 그에게 마음이 가질 않는 거예요. 타보는 악랄함 그 자체거든요.

초고를 완성한 후 다시 앞으로 돌아가 그를 죽였어요.

정확히 35페이지에서 말이죠.

 

저는 캐릭터의 속내를 깊이 들추려고 하지 않는 편이에요.

캐릭터의 내면 묘사보다는 이야기 전개를 우선시합니다.

 

요나스 요나손

 

 

소설가들은 자기애와 인류애, 지구 생명체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균형을 계속 잡아나가며 어쨌거나 계속 쓰고, 좌절하고, 고치고, 또 고치면서 이게 뭐지? 하는 감정과 맞닥뜨리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정말 내가 기꺼이 할 수 있는 말은, 일단 뭐든 쓰고 고쳐나가는 것이 시작이자 거의 전부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김기창 

 

 

한번 개를 산책시켜 보세요.

개와 나란히 걷다가 마주치는 행인을 보고, 그들의 인상적인 말과 행동, 태도의 디테일을 눈과 머릿속에 기록해봐요.

그 짧은 순간에 발견한 내용만 모아도 소설 한 편은 너끈히 완성할 수 있을 거예요.

 

마르크 레비

 

좋아하는 작가가 있으면 아무래도 그 글을 닮아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 방법으로는 프로페셔널이 되기 어려워요.

그보다는 다소 거칠더라도 기존에 없던 자신만의 색깔을 진하게 만드는 쪽이 확률이 높습니다.

모두가 글을 쓰는 시대이기 때문에 이미 있는 걸 피하는 게 쉽진 않지만, 어쨌든 자신만의 무언가로 뾰족하게 뚫고 나가야 합니다. 어떤 글을 읽었을 때, 곧바로 떠오르는 작가 고유의 톤은 큰 강점이 됩니다.

 

정세랑

 

 

소설을 쓰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해요.

의지를 바탕으로 몸의 습관을 키우면 소설이 쓰여지는 것이죠.

 

소설의 경우는 한 문장도 저 자신의 시각으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제 사적인 감정이 드러나는 이야기는 의도적으로 기록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산문과 소설의 차이점이 생깁니다. 가령 산문의 경우는 제 생각을 적어도 좋습니다. 그때 독자는 글을 통해 저를 투영하게 되죠. 한데 그것이 소설이라면 어떨까요? 절대 못 읽습니다.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생각하면 이해가 좀 더 쉽습니다. 다큐멘터리라면 감독의 일생을 추적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영화라면, 그 영화의 내용이 감독의 이야기라면, 저는 도저히 그 세계관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소설가는 소설 속 인물의 삶을 보는 사람입니다.

 

 

누군가가 늘 나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존재가 있다면 좀 더 삶이 희망적이지 않을까요?

제게 달과 별은 그런 존재입니다. 자연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소설가 또한 그런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김연수

 


 

그런데 매거진 B의 가볍게 볼 수 있는 감각적인 책 같기도 하지만 다양한 작가의 인터뷰 내용이 깊이있게 실렸다면 더 좋았을 것도 같다. 그렇다고 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라서 좋았고 책에 등장하는 소설가에 관심이 있다면 그 누구나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그리드형(광고전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씽  (0) 2025.12.24
뇌의 하루  (0) 2025.12.06
평가받으며 사는 것의 의미  (0) 2025.11.14
저소비 생활  (0) 2025.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