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검색하다 연관된 영화로 떠서 우연히 보게 된 '찬실이는 복도 많지.'
그런데 예고편의 할머니 말씀이 궁금해 보게 된 게 가장 컸다.

"나는 오늘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아.
대신, 애써서 해."
다시 봐도 좋다 :)
처음에는 약간 이 말이 '너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아. 대신, 애써서 해.' 이렇게 들리고 읽혔다.
영화를 직접 봤을 때는
약간 비슷한 듯, 다른 듯 전혀 다른 의미긴 했지만
하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는 것도,
하고 싶은 게 있는 것도
다 좋다.

이 외에도 좋았던 말 또 있었다.
"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 말 역시 영화에서는 다른 의미긴 한데
하고 싶은 마음도 다시 돌아오면은 얼마나 좋겠습니까
처럼 읽히기도 해 좋았다.
어쨌든 영화의 주인공 찬실이는 영화를 만들다가 그만두게 돼서 방황하고 있는 중이니까.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다시금 찾아가고자 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찬실이는 복도 많지
감독: 김초희
각본: 김초희
출연: 강말금, 윤여정, 김영민, 윤승아, 배유람
장르: 드라마, 로맨스, 판타지
집도 없고, 남자도 없고, 갑자기 일마저 똑 끊겨버린 영화 프로듀서 '찬실'.
현생은 망했다 싶지만, 친한 배우 '소피'네 가사도우미로 취직해 살길을 도모한다.
그런데 '소피'의 불어 선생님 '영'이 누나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장국영이라 우기는 비밀스런 남자까지 등장!
새로 이사간 집주인 할머니도 정이 넘쳐 흐른다.
평생 일복만 터져왔는데, 영화를 그만두니 전에 없던 '복'도 들어오는 걸까?
아무튼 영화를 만들다 잠깐 주저앉아 방황하는 듯이 보이는 찬실이.
인물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본 후 찾아보니 감독의 자조적인 이야기도 일부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왜 제목은 '찬실이는 복도 많지'일까.
현재 일이 꼬여서 복 많은 상태인 것처럼은 안 보이는데...
하지만 돌이켜 보면 내가 복이 많다고 우기면 복이 많은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처럼
또는 열심히 나아가고자 노력하는 찬실이를 보면 복이 많은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찬실이에게는 꿈인지, 내면의 소리인지 모를
미스터리한 인물도 곁에 있으니까.


정말 미스터리한 장국영.
귀신인지, 이름 그대로 배우인지, 이웃 남자인지, 또는 할머니와 연관된 인물인지.
계속 헷갈리며 봤는데 찬실이 옆에 있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너무 큰 의미로 판타지처럼 좋았다.
영화에서 이 인물의 연출이나 설정을 참 잘한 것 같다.
그래서 같이 운동기구 타고 의자에 앉아 대화하는 장면도 인상적으로 좋았던 영화기도 했다.
그런 귀신이라면 얼마든지 환영.

아무튼 복도 많은 찬실이 응원.
찬실이는 어른이니 찬실이라 부르면 안 되지만 그래도 응원.
그리고 결말의 찬실이 대사가 마치 영화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영화인들이나 영화를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보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 같은 영화처럼 보이기도 했다.
우리가 믿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어쨌거나 모두가 원하는 것.
이루길 응원하고 위로하는 영화인 듯했고 잔잔한데 울림도 있고 재미도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약간 이렇게 끝나는 거야? 이러고 끝이에요? 싶은 점도 있어서
이후의 찬실이가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다.
미완의 찬실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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