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빌어먹을 세상 따위'를 봤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
The End of the F***ing World
연출: 조나단 엔트위슬, 루시 처니악
극본: 찰리 코벨 (원작 찰스 코먼 그래픽 노블)
주연: 제시카 바든, 알렉스 로우더, 나오미 애키
장르: 드라마, 로드 무비, 블랙 코미디, 하이틴 시리즈, 영국 작품
자신을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하는 소년과 그가 죽이려고 마음먹은 반항적인 소녀
두 10대의 이색적인 이야기를 '영리하고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

줄거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자신을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하는 10대 소년 제임스와 충동적이고 반항적인 10대 소녀 앨리사가 집을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대신 여기서 사람이 죽는 사건이 하나 일어나게 되는데 이 사건은 시즌 2까지 이어질 만큼 이야기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긴 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 자체는 복잡하지 않고, 시즌 1·2 합쳐 총 16편에 러닝타임도 짧은 편이라 빠른 전개에다 몰입감 있게 연달아 볼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처음에 자신을 사이코패스라 믿으며 앨리사를 죽이겠다는 목적을 품었던 제임스도,
우발적으로 일어났던 사건도,
결국 제임스와 앨리사의 성장으로 보면 유해하지 않고 무해하게 다가오기만 한다.
그래서인지 이 시리즈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은 제임스가 했던 말이었다.
"이제 알 것 같아요.
사람이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아무튼 극을 이끌어가는 건 거의 제임스와 앨리사인데 이 둘의 캐릭터가 정말 선명하고 매력 있다.
사건이 일어나고 다른 사람들도 등장하긴 하지만 어떻게 이 두 인물만으로도 이렇게 풍부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었을까 싶을 만큼.
정말 단단하게 쓰인 이야기 바탕 위에서 제대로 연출하고
단지 재미만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옅고 깊지 않게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전한 듯이 보이는
잘 만들어진 드라마다.

그래서 '우발적으로 사건을 일으키지만
이 귀엽고 무해한 커플을 어쩔 거야'
같이 심정으로 왜 이제야 이 시리즈를 봤을까 싶을 만큼 정말 재미있게 봤다 :)
이야기나 인물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감각 있다.
따라서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꼭 보길 추천하고,
어쩌면 영국 드라마여서 그런지 몰라도 내가 무척 재미있게 봤던 '베이비 레인디어', '소년의 시간' 만큼 손에 꼽을 만한 넷플릭스 시리즈 중 하나기도 했다.

어쨌거나 엉뚱함과 반항심으로 좌충우돌 여러 일들이 일어나지만
이야기 속 캐릭터를 사랑스럽고 무해하게 바라보면서 따뜻하게 마무리되는 작품,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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