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레이디 인 더 밴을 봤다.
현재 넷플릭스에서만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넷플릭스에서 봤다.

더 레이디 인 더 밴
The Lady in the Van
감독: 니컬러스 하이트너
각본: 앨런 베넷
출연: 매기 스미스, 알렉스 제닝스, 짐 브로드벤트, 프랜시스 데라투어, 로저 알람, 데보라 핀들레이, 궨 테일러, 판도라 콜린, 니컬러스 번스, 데이빗 칼더, 매리언 베일리, 세실리아 노블, 클레어 포이
장르: 영국 작품, 영화(연극 원작), 코미디 영화, 실화 바탕
영화 런던의 길거리에 주차된 밴 안에서 살아가는 셰퍼드 부인.
오갈 곳 없어진 그녀에게 집 마당을 내어주는 극작가 앨런.
뜻밖의 동거 기간이 길어지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기묘한 애정이 싹튼다.
따라서 대강 줄거리와 설명에서 볼 수 있었던 대로
작가, 부랑자, 실화.
그 호기심이 날 이끌었다.
이와 함께 어쩌다 이 할머니는 이렇게 된 걸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다.

아무튼 영화의 주인공인 작가 앨런의 집 앞에 밴을 대고 살아가게 된 셰퍼드 부인은 그의 설명대로라면 대강 이러한 사람이다.
"메리는 편견 심하고 편협하고 고약하고 정직하지 못해요.
용서할 줄도 모르고 제멋대로고 권위적이고 무례하고 차에 미친 사람이죠."
그러나 순순히 자신의 집 마당을 잘 알지도 못하는 노숙자 또는 부랑자에게 내어준 앨런은 착한 사람이다.
하지만 앨런은 번번이 그런 자신의 내면에 대해 고심하는데 영화에서는 그 부분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왜냐하면 영화에서 앨런의 모습은 작가 내면의 자아와 인간 또는 생활하는 자아가 부딪히는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볼 법 했던 앨런의 말들.
"쓰고 싶은 생각이 없어. 셰퍼드 부인은 그저 나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뿐이라고."
"그러면 뭐에 관해 쓰고 싶지?"

"몇 달만 그럴 거야.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할 때까지. 걱정은 덜겠지만 자비는 아니야."
"아니지. 선의라고 할 순 있겠지만 그게 인간 덕목 중 가장 이기적인 거지.
십중팔구 방관에 불과하지."
"수상이 되라고 격려하지는 않아요. 마트는 다녀오라고 격려해요.
난 보호자가 아니에요. 난 다른 사람 돌보는 거 싫어해요.
도움은 괜찮지만 전문가랍시고 3개월에 한 번 나타나서
내가 15년간 알아온 사람에 대해 설명하려 하는 건 정말 못마땅하게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이러한 앨런의 마음은 다분히 인간적이다.
그러니 누가 봐도 그는 착한 사람이 맞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구급차 운전사 모습이기도 했다.

"구급차 운전사는 나와는 달리 셰펴드 부인을 만지는데 거리낌이 없는 걸 봤다.
그녀를 의자에 앉히는 중에도 그녀를 꼭 껴안고 있었다.
그녀의 때에 절은 옷가지를 챙겨주고 부인의 치마도 내려줬다."
그러니 앨런이든, 구급차 운전사이든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하지만 영화는 이런 인간적인 고민과 선량한 마음을 가득 안고도 큰 고조없이 진행된다.
그래서 결말은 예상대로 흘러가는 편이다.
어쨌거나 이것은 실화이니까. 셰퍼드 부인은 할머니이니까.
셰퍼드 부인의 정체나 부인이 길에서 밴에서 생활하게 된 이유 또한 영화의 이야기로 봤을 때는 큰 사건이 없었다면 없었다고 할 수도 있다.
이에 관해 짧게 설명하면 부인은 피아노를 쳤고, 수녀였고,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그리고 이를 영화의 대사를 빌려 표현하면
부인은 나이가 들어 이제 피아노에 관한 격려 대신 마트에 잘 다녀오길 격려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므로 나이 든다는 것은,
노인이 돼서 이제 큰 미래를 기대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참... 그래.

아무튼 결말은 셰퍼든 부인은 순리대로 삶을 마치게 되고 앨런의 말로 끝난다.
"내가 배운건
아니 부인이 내게 가르쳐준 건 자신을 글 속에 담는 게 아니라
글 속에서 자신을 찾으라는 거지."
그리고 영화를 본 사람으로서 내가 이 영화에서 배운 건
아니, 배웠다고 하기보다는 깨달은 점이 있다면
인간은 원래 연약해서 불안해 악 쓰고 울며 태어날 수밖에 없는 존재고
끝내는 살다 연약하게 죽는 존재라는 점이었다.
그러니 사람은 나이들면 다시 순해지거나 악해지거나 그 둘중의 하나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영화에서 셰퍼드 부인이 괴팍하고 고약한 노인인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왠지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와 함께 방랑자, 부랑자도 한끗 차이라는 점에 의아함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큰 즐거움은 셰퍼드 부인의 의상을 보는 것에 있었다.
그러나 이것도 다시 생각해 보면 현실과 무관하게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부랑자를 그릴 때 다채롭게 그린 영향을 받은 탓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셰퍼드 부인은 꽤나 주체적인 사람이므로
도움을 주어야 할 대상, 불쌍한 사람, 가여운 노인으로만 바라봐선 곤란하다.
그게 그 사람이 바란 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좋았으므로 작가나 노숙자, 부랑자, 노인에 관심이 있다면 보길 추천해본다.
그러고 보면 좋은 작품은 사건이 아닌 사람 그 자체를 보게 한다.
그런 힘이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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