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곰 - 사냥 - 인간, 김홍
위즈덤하우스
무슨 이야기인지 파악은 안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읽은지 꽤 되었기 때문에,
잊혔다.
하지만 다시 읽는다고 해서 내가 파악할 수 있을까.
그건 인간으로서의 나를 과신하는 결과다(암요, 아무렴요).
그러나 대강 줄거리를 설명해보면
곰씨는 사람이었고
곰을 쫓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어떠한 정부의 조직이 있고
등장인물은 다 동물이다.
줄거리가 궁금하면 출판사에서 이 소설에 관해
근사하게 소개한 글이 있으니 참고로 하면 좋겠다.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그렇다.
어쩌면 이 문장 한마디 때문에 그 맥락이 궁금해 이 책을 읽게 된 것이기도 했다.
"얘, 너는 사람 해도 잘할 것 같은데 왜 여태 사람을 안 했어?"
다시금 봐도 특별한 문장이면서
기발하고 상상력 가득한데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는 질문이다.
그러면, 나는 사람을 잘하고 있는 걸까?
그런데 사람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거였나???
그래도 나는 사람 아닌 동물이었다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이 되고 싶었을까.

어쨌든 주인공으로 보이는 사람인 준혁은
돈을 좇아 곰을 쫓는 일에 지원하고 투입되었다,
후에는 개가 된다.
작가는 친구의 개를 보고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작가의 말을 읽다 우리 개가 생각났다.
대꾸도 없는 우리 강아지를 보며 내가 늘 혼자 떠드는 말이 있는데
'다음 생에 태어나면 사람 돼, 사람돼서 사람음식 맛있는 거 많이 먹어,
우리나라는 힘들 수도 있으니까 북유럽에서 태어나'
이러는데 이 소설을 보니 어쩌면 그건 나의 기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우리 강아지는 사람 되기 싫은데? 다음 생도 개 할 건데? 한국에서 태어나고 싶은데?
할 수도 있잖아.
하지만 개가 개로 다시 태어나고 싶을려면 이 견생이 만족스러워야 가능할 것 같으니까
그건 기르는, 함께 사는 사람의 몫일 수도 있겠다.
그러면 사람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말할 때
그 인생이 사람으로서 만족스럽지 않아서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겸사겸사 나는 인간 외 동물로 태어난다면 뭘로 태어나고 싶은지 생각해본다.
생각한 바가 있지만 사람의 마음이 언제 바뀔지도 모르니 여기에 쓰지는 않으련다.
무엇보다 전생이니 윤회니 환생이니 믿지 않기에.
그래도 우리 강아지는 다시 태어나면 좋겠다.
그리고 그때 나는 우리 개의 개가 되겠다.
... 마침 써놓고 보니 그럴싸한 생각인데 역시 인간은 이래서 안된다.
욕심이 많다.

아무튼 그런 감상의 끝.
동물들의 권력 투쟁 같은 글만 보면 한 편의 동물농장이 떠오르는 자본주의 이솝우화 같기도 한데
이 이야기의 바탕일 뿐 뜻은 그런 것은 아니었을 것 같기에,
그저 동물을 좋아해서 좋았던 이야기였다.
그리고 실제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끝으로 자신이 가진 종이 무엇이든 모두 만족스러운 삶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인간으로서 사는 건 꽤 괜찮은 일 같지는 않다.
아닌가, 괜찮은 일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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