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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고잉

 

킵고잉, 오스틴 클레온
중앙 books
Keep Going, Austin Kleon

 

 

단지 이 책을 요약한다면 창작자를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책을 읽는 과정 역시 예술(창작)에 빗댄다면 요약(결과)만을 찾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치 작가의 아이처럼 말이다.

 


 

내 아들 쥘이 두 살이었을 때, 나는 그 애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지켜보느라 수없이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자연스레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는데, 아이가 완성된 작품(명사)에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내 아들의 에너지는 오롯이 그리는 행위(동사)에만 쏠려 있었다. 나는 그 애가 그린 그림을 지우기도 하고 보관용 상자 속에 쌓아놓거나 벽에 걸어두곤 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하든 그 애는 신경 쓰지 않았다.

 

지나치게 진중하거나 결과에만 집착하는 행동은 예술가와 작품 모두가 가장 고통 받는 길이다.

 

 

진창에 빠져 허우적대지 말자.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놀아라.

 

 

자네는 어리석고, 멍청하고, 경솔하고, 얼빠진 사람이 되어보아야 해.
그러고 나면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지.

 

최종 결과물만 생각하고 작업하는 예술가는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예술가라면 그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한 과정까지도 사랑해야 한다.

로버트 파라 카폰

 


 

그러니 전작에서 작가가 했던 말처럼 읽고 싶은 책 직접 쓸 수도 있겠지만 과정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얇아서 금방 읽을 수 있다.

생각과 나이, 공간, 돈에 관한 내용에도 주목할 만했다.

 


 

생각을 하려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인간은 다른 사람 없이 혼자 생각할 수 없다." 앨런 제이콥스의 '당신이 생각만큼 생각을 잘하지 못하는 이유'에 수록된 문장이다.

 

“생각은 어쩔 수 없이, 철저히, 놀랍도록 사회적이다.
한 사람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은
다른 누군가가 생각하고 말한 내용에 대한 반응이다.

 

현시대의 문화는 이른 나이에 성공하거나 꽃이 일찍 피는 사람들을 우러러보지만, 빨리 핀 꽃은 빨리 시들기 마련이다. 고로 나는 '80세 이상의 영향력 있는 인물 8명'을 읽고 싶다.

 

 

창작자가 된다는 말은, 측정하고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나무처럼 익어간다는 뜻이다.
그 나무는 수액을 억지로 짜내지 않는다.
여름을 맞을 수 없으리란 일말의 두려움도 없이
봄의 거센 태풍 속에서 꼿꼿이 서 있다.
여름은 분명히 온다. 하지만 모두에게 오지는 않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광활하고 고요한 영원이 펼쳐지더라도
끝까지 인내하는 자에게만 온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멀리 보라.

 

 

세상과 연결을 끊으면 나 자신과 연결될 수 있다.

나만의 은신처, 작업실, 일기장, 지인들과의 채팅방, 당신이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 거실.

이런 장소들이야말로 '진짜 생각'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돈을 떠올리는 순간, 신은 우리 곁을 떠난다.

퀸시 존스

 

어디를 보아야 하는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작가인 오스틴 클레온의 책은 현재 국내에 두 권이 출판되어 있는데 전작도 좋았지만 이 책도 좋았다. 그저 요약하면 창작자를 위한 책이라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자이기도 하기에 삶에 대한 태도도 배울 수 있다.

따라서 살아 있어서 모든 것은 변하고 변할 수 있는 것은 희망이 있기에 작가의 말처럼 '되려'하지 말고 언제나 '하는' 상태로 이렇게 살자.

 

 

'명사'를 잊고 '동사'를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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