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들, SUN 도슨트
나무의 마음 출판
미국 현지의 미술관 도슨트가 모마 미술관의 대표 컬렉션 16편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고흐부터 바스키아까지 익숙한 화가들의 작품이 많고 글이 쉬워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모네가 죽고 몇 달이 지난 1926년 12월, 그와 친구처럼 지내던 당시 프랑스 수상 조르주 클레망소의 제안으로 오랑주리 미술관은 대형 수련 패널 8개를 연결하며 특별 전시 공간을 만든다. 미술관 측은 모네가 생전에 수련 작품을 전시할 때 꼭 지켜줬으면 하고 바랐던 몇 가지 요소를 그대로 살렸다.
"하나, 평면이 아닌 곡선 형태의 빙 둘러진 모습이었으면 좋겠소.
둘, 전시실 벽이 하얀색이면 좋겠고,
셋, 자연광이 전시실 안으로 잘 들어왔으면 좋겠소."
모네는 자신의 작품을 관람하는 이들이 마치 지베르니 정원에서 수련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기를 원했던 것이다.
실제로 오랑주리 미술관은 천장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와 해가 뜨고 지는 모습까지 담길 수 있도록 했다.
"당신의 작품에는 빈 공간이 왜 이렇게 많나요?"
"화가는 더 이상 세부 사항을 그려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건 사진이 훨씬 더 정확하게 옮길 수 있으니까요."
"그림은 왜 이렇게 단순한가요?"
"단순함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가장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이죠."
"그럼, 도대체 당신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기쁨입니다. 행복이죠."
말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림을 그릴 이유가 없다.
"그림 안에 있는 이 글을 좀 해석해 주시겠어요?"
"해석이요? 그냥 글자인데요."
"그럼 그 글자들은 어디에서 따온 겁니까?"
"글쎄요, 음악가에게 음표는 어디에서 따오는지 물어보신 적 있나요? 당신의 말은 어디에서 따온 거죠?"
"그럼, 당신은 그림을 어떻게 그리나요?"
"어떻게요? 글쎄요, 연주자에게 악기가 어떤 원리로 소리를 내는지 물어보신 적 있나요?
'자동으로' 연주되는 거 아닌가요?"
똑같은 것을 많이 보면 볼수록 의미는 점점 멀어지고, 감정은 점점 비워지며, 심지어 좋아 보이기까지 한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듯한 직관적인 그림들이란 책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아울러 모마 미술관이 그 그림을 어떻게 소지하게 되었는지 짧게 소개되어 있는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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