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행복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병률
달 출판
간단히 말하면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글이며 책 소개 글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책이다.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 여행산문집 3부작과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를 펴내며 바깥의 세계와 내면의 세계에 대해, 한 사람을 아우르는 다양한 감정과 개개인의 면면을 헤아리고 들여다봐온 이병률 시인의 산문집. 전작 <혼자가 혼자에게> 이후 3년 만에 펴내는 산문집으로, 사람과 그들의 인연을 총망라한 감정 '사랑'에 대한 글들을 담았다."
그래서 작가의 책을 이전에 읽어본 사람이 본다면 다시금 반가울 책이 될 것 같고, 모르고 작가의 책을 처음 읽는 사람이라 해도 그 내용이 사랑에 관한 글이라 많이 공감하며 읽을 것 같았다.
읽으면서 사랑에 관한 감성 어린 글들이라 괜히 사랑에 관해 이것저것 생각하게도 됐는데 끝 무렵의 글 때문인지 시작은 다른 한 사람이 있는 기분이었는데 끝에는 결국 혼자 남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태어나 지금껏 가장 사랑한 사람이 자신이었다.
사실 함께 있든, 혼자 있든 책을 읽는 것에 빗대어 봐도 누군가 자신의 감정을 대신해 줄 수는 없으니 결국 사랑이란 모두에게 마찬가지인 거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보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글이 기억에 남았다.
우리는 당황스럽거나 실망하거나 다루기 까다로울지 모른다는 이유로 잘 모르는 것을 선택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황과 실망을 안겨주는 그 모든 것들이야말로 우리의 경험을 가장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앤 모로 린드버그, 바다의 선물
사랑은 한 사람과 한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
한 덩어리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각자의 이야기일 뿐이고 그래서 슬프고 충분히 씁쓸하다.
사랑이 아름답다면 그것은 모든 순간을 창조하는 일이 사랑이기 때문이고, 그것은 아주 자주, 그만큼 엉켜서 엉망이 되곤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사랑을 하고, 대부분의 사람은 사랑을 잃고, 대부분의 사람은 사랑을 기억하겠지만 사랑을 기억하는 편이 제일 나을 겁니다. 살아갈 힘을 남기자면 그것입니다.
나로 살아야겠다. 온전히 나로 행복해야겠다.
그러지 않으면 나는 원하지 않는 곳에서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살다가 죽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관한 작가의 말은 그른 것이 없어서 괜히 사랑에 관해 생각해보게 된다.
정말 넓게 보면 도처에 널린 게 사랑이고 사람인데 왜 사람들은 쉽게 사랑하지 못할까. 또는 그 사람이어야만 할까.
그래서 그렇게 어렵게 만났다가도 다시 또 헤어지고 마는 걸까.
원래 사람은 혼자여야만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런 걸까.
그러나 사랑의 형태는 남녀 간의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의미에서 보면 사람은 항상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지만 그 사랑은 누구에게나 알 수 있는 형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지 자신은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엄연하게는 나를 사랑하는 것도 사랑일 수 있다.
사랑도 표현해야만 사랑으로 존재하는 것일 수 있다.
여하튼 감성적인,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라 잠시나마 사랑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던 시간으로서 좋았던 책이었다.
그리고 결국 삶에서 남겨질 것도 사랑일 것 같아서 어떤 사랑이든 그 마음을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또 각자 피고 지고, 혼자 걷는 것이 삶이라 그 사실이 서글프기도 하다.
애당초 사랑이 없었다면 그 누구도 여기에 있지도 않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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