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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 이동수

알에치코리아(RHK) 출판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죽는다.'

무슨 의미일까.

흘낏 봤을 때는 소위 말해 그래서 회사 때려치워야 한다 같이 워라밸을 강조한 책 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이 책은 결코, 그런 책 아니다.

워라밸을 강조한다면 강조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무작정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와 닿았던 글은 이러했다.

 


 

내 삶에서는 내가 사장이고 주인이다. 그러니 내 삶에서만큼은 '내가 사장이다' 생각하고 내 일처럼 일해야 한다. 일을 했으면 결과를 가져와야 하듯이, 삶을 살았으면 경험한 것을 가져와야 한다.

 

'내 회사가 아니다'라는 말은 무책임한 말이 아니라 그저 사실일 뿐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렇다고 내 회사도 아닌데 월급루팡이나 하면 될까? 그건 또 그렇지 않다.

 

 

"아니, 밥 먹는데 핸드폰으로 뭘 그렇게 보냐?"

"아, 이거? 비트코인."

 

회사는 이런 곳이다. 물론 회사는 '회사 일'을 시키기 위해 직원을 뽑지만 직원은 회사 일만 하지 않는다. 코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 부동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 이상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 있는 곳. 평생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곳. 싫은 사람과도 일해야 하는 곳. 연애를 할 수 있는 곳. 농구 동아리가 있는 곳. 사랑과 배신이 있는 곳. 때론 더러운 일도, 감동적인 일도 일어나는 곳. 이렇게 회사는 단순히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 곳이다.

 

과장님의 마지막 말은 아직도 여운이 남는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버는 일이다."

그렇다. 회사는 단지 일만 하는 곳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고,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곳이며 삶을 살아가는 곳이다. 내가 전혀 관심 없던 코인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사람이고,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사람 때문이다.

 

짧은 호흡으로 본다면 회사는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지만, 결국 우리의 인생이 단편 모인 곳이기도 하다. 너무 일에만 몰입한 나머지 주변 사람을 보지 못하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른다. 만약 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잠시 학창 시절을 생각해보면 알 거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지만 절대 공부가 전부는 아니듯 말이다.

 

그 시간이 지옥같이 싫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회사를 위해 일했다기보다 내 삶을 위해서 일했다는 것이다. 비록 회사는 내 것이 아니지만, 회사에서의 일은 내 일이었기 때문이다.

 

 

미래의 나는 항상 현재의 나에게 말한다.

"언젠가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

그렇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무엇이 나의 길인지 모르겠지만, 내 삶의 큰 방향을 잡는다면 화날 일도,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다. 대세에는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즉, 제목의 의미는 한 개인의 삶으로 봤을 때 삶은 짧고 회사도 그 삶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그 말의 진정한 뜻은 모르겠으나 그렇게 읽혔다.

그리고 난 의외로 개인주의자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을 버는 일 같은 글이 기억에 남았던 것을 보면 그것도 또 그렇지는 않았나 보다. 물론 진정한 개인주의자는 그런 것이 아님을 알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그 모든 저자의 글에 공감하지 못할 것도 없을 것처럼 보인다.

 

 

이전 세대의 희생 탓에 우리나라 가족은 함께할 시간을 잃었다.
동료들과 한솥밥을 먹는 사이 기업은 발전했지만, 동료들과 한솥밥을 먹는 사이 가족은 멀어졌다.
그때는 나와 회사를 동일시하는 게 맞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렇다고 '틀리다'고 하기에는 조금 폭력적인 것 같다.
'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다.'
'너도 맞고, 나도 맞다.'
이전 세대의 공동체 정신과 사회를 위한 헌신적인 삶도 맞고, 지금 세대의 개인 행복과 나를 위한 욜료적인 삶도 맞다.
사실 우리의 인생, 모두 다 맞다.

 

그래서 회사는 그런 곳이고, 세상도 그런 곳이 맞으므로 무작정 탓만 해서는 안 된다.

개인의 성장으로 보면 그게 무엇이든 다 경험으로서 배울 것이 있다고 여겨졌다.

 

 

책은 재미있었다.

저자는 회사원이고 한 가족의 아버지이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도 하면서 한 방송에도 출연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것은 부차적인 것일 뿐, 글로 보기에는 균형 있는 멋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여 멋있었다.

정말 저자의 글대로 그 자신이 좋은 사람인 것처럼 보였다.

책 앞장에 이런 글이 있다.

 

 

"어릴 적 내가 생각했던 나의 미래보다, 지금의 나는 훨씬 더 잘 살고 있다.

내 삶을 사랑한다.

행복하다. 그럼 됐지 머."

 

정말 그럼 됐지 머.

재밌게 읽을 수 있으면 됐지 머. 배울 것도 있었으면 됐지 머.

저자가 적은대로 "난 그냥, 저는 이렇게 할 거에요. 여러분은요? 하고 묻는 것뿐이다."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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