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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비즈니스북스 출판

Brain View : Warum Kunden kaufen

 

 

독일의 경제학자이자 신경마케팅 분야의 전문가가 쓴 뇌와 소비, 마케팅에 관한 책이다.

주된 내용은 저자가 개발한 '림빅® 맵'(Limbic® Map)을 바탕으로 균형 시스템(안전에 대한 욕구), 자극 시스템(새로운 것, 체험에 대한 욕구), 지배 시스템(권력에 대한 욕구)에서 기술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사람은 의식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고객은 의식적으로 결정을 내린다. 이 말은 궤변일 뿐이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행하는 일은
실제 우리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결정 과정이나 뇌의 작용과 거의 관계가 없다.

 

 

물론 어떤 이들은 의식적으로 내가 선택한다고 믿을 수 있겠지만, 이미 많은 뇌를 다룬 연구에서 그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 있기에 저자의 견해가 궤변처럼 와닿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비교적 예전에 출판된 책이고, 저자가 개발했다는 맵을 바탕으로 반복되어 설명되기 때문에 단지 뇌와 마케팅에 관해 알고 싶었던 입장에서는 다소 고루하게 와닿은 면이 컸다.

 

하지만 이것도 소비로 본다면 이런 욕망일지도 모르겠다.

 

 

"고객의 욕망은 끝이 없다. 그들의 동기 및 감정 프로그램은 이미 얻은 것에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이구동성으로 '더 많이'를 외친다. 그러다 보니 고객은 항상 돈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책에서 볼 수 있었던 흥미로운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독일의 뇌 연구자 게르하르트 로트는 의식적 '자아'를 정부 대변인에 빗대어 묘사했다. 그에 따르면 정부 대변인은 정부의 결정을 설명하고 정당화해야 한다. 그러나 대변인은 결정의 이유와 배경을 전혀 알지 못하고, 그 결정이 성립되는 과정에 참여하지도 못한다.

 

 

균형 시스템

고객은 불안과 공포를 피하려 하거나 없애려 한다(불쾌함).

반대로 안전함과 안락함은 언제나 좋아한다(유쾌함).

 

지배 시스템

고객은 패배, 짜증, 분노, 자신의 지위에 대한 불만족을 피하려 하거나 없애려 한다(불쾌함).

반대로 승리감이나 칭찬(유쾌함) 등을 대단히 소중히 여긴다.

 

자극 시스템

고객은 지루함, 단조로움(불쾌함)은 피하려 하고, 흥미롭고 흥분되는 경험과 기분전환은 언제나 좋아한다(유쾌함).

 

 

 

돈은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보편적인 열쇠'다. 그러나 충족시키고 싶은 욕구는 우리가 앞에서 알게 됐던 감정 시스템과 동기 시스템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기억하자. 때문에 뇌 속에서는 고유하거나 독립된 별도의 금전동기가 없다.

 

연필, 청소용품, 화장지의 감정적 중요도는 낮은 편이라 그 가치 또한 낮다. 이 상품들은 고객의 머릿속에서 감정 및 동기 시스템을 아주 약하게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상품들이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하기에 '필수품'이라 부르지만 그저 그뿐이다.

뇌를 활성화하는 상품들은 뇌 속의 동기 및 감정 시스템을 더 강력하게 자극한다는 점에서 뇌를 지루하게 하는 상품과 구별된다.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가 동기 및 감정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자극할수록, 그리고 이 자극이 더 강해질수록 고객과 소비자에게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

 

고객이 하는 모든 중요한 결정은 감정적이다. 감정적인 요소가 없는 결정은 뇌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뇌의 진정한 독창성은 정보를 인식하는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능력과 행동으로 전환하는 능력에 있는 것이다.

 

 

성호르몬으로 인해 달라지는 상품 선호도는 아이들에게서도 나타난다. 사내아이가 무기와 자동차를 가지고 노는 반면 여자아이는 주로 인형을 가지고 논다. 이런 차이를 두고 예전에는 교육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남녀의 뇌가 서로 다른 탓에 물건을 사기 전, 정보를 수집하는 태도 역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남성은 예측 가능하고, 세계를 지배하는 데 유용하며, 권력을 선사하는 기술 기반 제품을 좋아한다. 따라서 자동차, 기계, 기술 장비 등에 열광한다. 반면 여성은 소설과 예술처럼 상상력을 자극하는 상품과 물건에 강한 관심을 보인다. 또한 배려와 아늑함을 제공하는 물건들을 좋아한다.

 

여성은 남성과 구매 선호도 및 결정 우선순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런 차이점은 근본적으로 뇌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특히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혼합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성별, 호르몬, 뇌에 관한 글이 이례적으로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어 흔히 남자는 차를 좋아하고, 여자는 가방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나는 단지 사람의 취향이나 마케팅에 의한 영향이 아닐까 하고만 여겨왔는데, 책의 설명을 보니 성별 호르몬으로 인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여겨졌다.

물론 그조차 남녀평등,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 등으로 보면 그릇된 견해일 수 있지만, 분명 신체적 성별 차이는 존재하니 말이다.

 

 

그 외 책의 마케팅의 관한 내용은 뒷부분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긴 한데 얼마나 그 예들이 유용한 글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저자의 견해와 맵, 시스템 등에 공감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마케팅과 뇌에 관한 책을 본다면 이 책보다는 나라면 다른 책을 추천할 것 같다.

 

재미있게 읽고 싶었는데 기대에 못 미쳐 아쉽다. 아니면 다 뻔한 내용이었다고 느끼는 것도 합리적이지 못한 뇌의 착각에 불과한 걸까. 정작 그 뻔해 보이는 내용을 알아도 그것을 활용할 재주가 내 뇌에는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라고나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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