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언어들, 김이나
위즈덤하우스 출판
작사가의 에세이다.
전에 읽은 책으로 인해 저자의 책이 궁금해져서 읽었고, 책의 내용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언어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글처럼 보였다.
책 소개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통의 언어들에서 김이나의 삶과 태도를 규정짓는 언어들, 그리고 그 언어들이 갖는 힘에 대한 이야기를 단정히 풀어낸다.
좋아한다, 사랑한다, 미움받다, 소중하다 '관계'의 언어, 부끄럽다, 찬란하다, 외롭다 '감정'의 언어, 성숙, 정체성 '자존감'의 언어 등, 김이나가 오랜 시간 동안 섬세하게 수집한 언어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각 언어를 통해 빚어진 매력적인 이야기가 촘촘히 이어진다."
일부 책에서 기억에 남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내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를 죽어도 모른다는 사실은 이상하다.
야무지고 똑 부러지는 모습만 보이게 되는 상대가 있는가 하면 허술하고 실수투성이의 모습만 꺼내게 되는 상대가 있다. 사랑하기에 좋은 사람은, 이 사람과 함께할 때 나의 가장 성숙하고 괜찮은 모습이 나오는 사람이다.
당신 곁의 수많은 거울들을 떠올려보라. 어떤 거울 앞에서 나는 가장 괜찮은 사람이었는가?
나는 나이차가 많은 커플을 향한 단정적인 시선에도, 나이에 맞지 않는 옷차림이란 말들에게 쉽게 동의하지 못한다. 시간은 흐를 뿐이고, 그것을 셈하여 붙은 숫자 때문에 취향이나 사랑이 변해야 한다는 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나이 드는 것에 대한 공포감에서 비롯된 방어심리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잘못된 프레임이 나이에 씌워지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떠나기에, 하루하루는 소중하다. 이처럼 우리는 매일 같이 이별에 가까워지고 있다.
나는 TV를 잘 보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책의 저자인 김이나 작사가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물론 TV에서 봤다고 해서 그것도 알 수 있는 일은 아니긴 하지만 (이름과 모습은 대충 안다) 책의 글만으로는 봤을 때는 섬세하고 단정하고 사람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책의 글만을 보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책인지는 잘 모르겠다.
주로 언어 안에서 풀어낸 사람과의 관계 이야기 같기도 했는데 조금 두서없이 읽힌 감이 컸다.
대신 언어 중에서는 글의 목차에는 없었지만 '흩어진다'는 표현이 새롭게 눈에 들어와서 좋았다. 그리고 수줍은 어른은 정말 본 적이 없는 듯해서 그 글과 관련한 내용도 좋았다.
어쨌든 김이나 작사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조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고, 공감 가는 글도 있었지만 여러 모로 아쉬운 점도 있는 작사가의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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