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앨런 가넷

알에이치코리아 출판

The Creative Curve

 

 

창의성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책의 내용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목적은 히트한 창작품 속에 숨은 진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열광한 작품 뒤에는 분명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
나는 늘 패턴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고 패턴에 매혹되었으며 패턴을 찾는 데 열중해왔다.
지난 2년 동안 나는 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 성공한 세계적 거장들을 찾아 몇몇을 인터뷰했다. 그렇게 해서 내가 알아낸 것이 무엇일까?

결국 창의성을 둘러싼 신화는 신화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책의 시작에는 예스터데이와 모차르트 이야기가 등장한다.

 


 

'예스터데이'의 탄생 스토리는 비교적 널리 알려졌지만, 매카트니가 꿈속의 선율을 하나의 완성된 노래로 다듬은 과정은 그만큼 알려지지 않았다.

 

노래가 완성되기까지는 거의 20개월에 가까운 기간과 치열한 작업이 필요했다.

 

눈을 뜨는 순간 떠오른 선율이 너무 또렷하고 매우 간결해서 매카트니는 마음 한구석이 켕겼다. 선율은 세련됐고 정말 완벽했다.  이를 그대로 옮겼다가는 본의 아니게 표절 시비에 말릴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매카트니는 혹시 이 선율을 아는 사람이 있는지 알고 싶어 친구들을 찾았다.

그가 이 노래와 씨름하는 동안 주변 사람들은 계속 조금씩 달라지는 그 노래를 듣는 데 신물이 나기 시작했다.

그 후 프랑스 첫 순회공연에서도 그는 '예스터데이'를 다듬기 위해 호텔 방에 피아노를 갖다 놓게 했다.

 

 

"아주 영적인 사람이라면 신으로부터 선율을 하나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이때 예술가는 그저 전달하는 사람일 뿐이에요. 좀 더 냉소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어요. 프레드 아스테어나 거스윈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내 음악적 취향이나 아버지에게서 들었던 모든 것들을 오랜 세월 '나'라는 컴퓨터에 입력해놓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어느 날 아침, 내 컴퓨터가 아주 괜찮은 곡이라고 생각한 걸 출력해내는 겁니다."

 

매카트니에게 신성한 영감처럼 보였던 것은 실제로 그가 좋아하는 음악의 잠재된 결과물일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 음악이 그렇듯,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 코드 진행이 발전한 것이다. 해먼드는 이 노래가 '조지아 온 마이 마인드Georgia on My Mind'의 레이 찰스Ray Charles 버전 선율을 직접 발전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스터데이는 조지아 온 마이 마인드와 코드 진행이 같을 뿐만 아니라 이 노래의 베이스라인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비틀스에 얽힌 신화는 '예스터데이' 탄생을 갑작스럽게 창의적 천재성이 폭발한 순간으로 칭송하지만, 실상은 꿈결의 선율에서 녹음에 이르기까지 한 줄로 곧장 이어지는 그런 매끈한 경로와는 거리가 멀다. '예스터데이'는 번갯불 같은 순간의 산물이 아니라, 힘겹고 치열한 산고를 거친 작품이었다.

 

 

모차르트는 창의력에 관한 영감 이론의 화신이다. 유명한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아마데우스에서 그리는 모차르트의 캐릭터가 "모차르트를 천박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천재는 작품을 너무 쉽게 쓰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작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만드는 수단이었다"라고 말했다.

 

편지에서 모차르트는 자신의 작곡 과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방해받지만 않으면 내 주제는 저절로 확대되어 체계와 짜임새를 뚜렷이 갖추게 됩니다. 아무리 길어도 전체 윤곽은 머릿속에서 거의 완성되고 마무리됩니다. 그래서 멋진 그림이나 그럴듯한 조각상처럼 한눈에 찬찬히 뜯어볼 수 있죠. 상상만으로 부분 부분의 이음새까지 모두 들을 수는 없지만, 사실 나는 그것을 동시에 한꺼번에 듣습니다."

모차르트의 편지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것이 위조품이었다는 것이다. 모차르트를 특별한 영감으로 작곡하는 천재로 그려놓은 초상은, 잡지를 팔려는 욕심이 과했던 한 출판업자가 지어낸 가짜였다.

 

실제 모차르트는 어땠을까? 그는 매우 반복적이고 고된 과정을 거쳐 오랜 시간을 작곡에 투자했다.

가짜가 아닌 진짜 편지에서 그는 자신이 써 내려가는 음표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피아노 앞에 앉아 작곡했다고 분명히 밝힌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는 모차르트가 네 살 때 처음 협주곡을 작곡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첫 번째 피아노 협주곡을 열한 살 때 썼다. 아버지의 강압을 이기지 못해 몇 해 동안 매일 집중적인 연습을 한 끝에 쓴 곡이었다. 그러나 이 첫 번째 작품도 실제로는 그의 순수한 창작품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노래를 재해석한 것에 불과했다.

그의 아버지는 모차르트를 세 살 때부터 훈련시켰지만, 모차르트의 첫 번째 진짜 '독창적인' 협주곡은 그가 열일곱 살이 되었을 때 나왔다. 물론 열일곱 살이란 나이도 어리긴 하다. 하지만 당시 모차르트는 거의 14년째 치열한 훈련을 거듭해온 터였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14년 동안 연습한 결과라는 것은 '타고난' 세계적 수준의 작곡가에게는 어울리는 설명이 아니다.

 

창의력에 관한 영감 이론의 초기 기수인 모차르트는 사실 맹렬한 수고를 아끼지 않은 부지런한 노력파였던 것이다.

 


 

흔히 창작이라고 하면 그것은 영감이 뛰어나고 재능을 타고난 천재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여기기 쉬운데, 예스터데이와 모차르트에 관한 그와 같은 이야기는 처음 들어봐서 새롭고 흥미로웠다.

또한 1만 시간의 법칙도 실은 다른 해석으로 인해 널리 퍼진 이야기라는 것도 놀라운 사실 중 하나였다.

 


 

새로운 기술을 마스터하려면 어떤 식으로 배워야 하는가?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라 "흔히들 그렇게 말한다. 여러분도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터무니없는 이론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법칙의 근거가 된 것은 스웨덴 출신으로 플로리아 주립대학 교수인 K. 안데르스 에릭슨의 연구 논문이다. 에릭슨 교수는 기술 습득의 문제를 처음 연구한 주인공인데, 그는 뭔가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엄밀한 의미에서 이 규칙이 그런 뜻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글래드웰은 나의 논문을 잘못 읽었습니다."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핵심은 그들이 훈련한 '방법'에 있었다.

 

에릭슨의 연구는 단순히 1만 시간을 반복해서 어떤 과제를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이 있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새로운 뇌세포는 계속 생산된다. 새로운 경험으로 이들 세포를 단련시키지 않으면, 세포들이 죽을 수도 있다. 새로운 뇌 세포를 유지하려면 계속 '학습'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 어떤 활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특정 기술을 배웠을 가능성이 있다. 가령 다섯 살 된 아들에게 소프트볼을 가르쳐주면, 일곱 살쯤 됐을 때 그 아이는 남들보다 달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였을 가능성이 있다.

 

간단히 말해, 비범한 재능은 유전적 로또의 결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재능은 체계적이고 목적이 있는 연습이 꾸준히 축적된 결과이기도 한 것이다.

 


 

원래 원제인 크리에이티브 커브라는 개념 아래 책의 많은 내용들도 창의성, 영감은 천재의 전유물이 아니다 또는 유행은 우연이 아니다를 성실히 뒷받침해주는 듯해 왜 이제야 이 책을 읽었을까 싶을 정도로 좋았다.

 

 

 

친숙성과 색다름을 둘 다 추구하는 성향은 선호도와 친숙성에서 종형 곡선의 관계를 보였다.
어떤 노래를 한 번 더 들을 때마다 좋아하는 정도는 조금씩 커지다가 정점에 이른다. 그때부터는 한 번씩 더 들을 때마다 호감도가 떨어진다. 이러한 종형 곡선이 바로 내가 말하는 '크리에이티브 커브'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브 외 진부점의 속성을 모두 파악하는 문제는 주류 세계에서 성공을 성취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해 널리 선택받을 기회를 늘릴 수 있을 만큼 친숙하면서도 동시에 사람들의 관심을 계속 끌어낼 수 있는 '색다름의 보상'을 창출할 만한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뒤의 공동체 이야기부터는 지지부진하게 읽힌데다 전체적인 인상으로 보면 뻔한 트렌드 유행곡선 같은 이야기라고 느껴져 진정 이 책이 좋은 책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게다가 이 책은 2018년 출판되었던 책인데다 재능과 창의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책도 많기 때문에 비슷한 내용을 읽어왔다면 이 책의 역시 같은 반복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재미있었다. 그것만큼은 분명했다. 전반적으로 창의성과 트렌드를 이해하는데 도움도 되었다.

 

그런데 왜 책 제목은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일까.

책의 내용을 봐서는 원제를 살려 출판해도 좋았을 것 같은데 가끔 국내 출판사들이 짓는 책 제목들은 모르겠다.

따라서 제목만 보고 돈, 성공, 자기계발서를 떠올린다면 그런 책은 아니므로 그저 천재, 창의성, 창의적인 일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읽는다고 곧장 자신이 창의적인 사람이 되거나 선뜻 그 크리에이티브 곡선을 적용해 실행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적어도 난 창의성이 없어, 재능이 없어, 천재는 타고난다고 여긴다면 그 아래 어느 정도의 진실은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영감이란 우리의 두뇌가 좌뇌에 엉켜 있던 혼잡한 생각을 비우는 바람에, 오랫동안 스며있던 우뇌의 생각이 드러난 결과일 뿐이다. 이것은 마법이 아니라 생물학이다.

 

 

"사람들이 통찰력이라는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 대단한 통찰력을 얻는 것을 마법의 과정으로 생각하면, 그것을 얻기 위해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정 수준의 지식을 구축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결코 통찰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에드워드 보덴

 

훌륭한 작가가 되고 싶은가? 책을 많이 읽어라. 대본에 넣을 좀 더 산뜻한 대화가 필요한가? 커피숍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유명 TV의 임원이 되고 싶은가? 밤낮을 가리지 말고 TV를 보라.

 

그녀는 번개를 맞은 적이 없다.

그녀는 창작의 로또에 당첨된 적도 없다.

그녀는 읽고 계획을 짜고 쓰는 데 몇 해를 보냈고, 그 치열한 노고의 결과물이 '해리 포터'였다.

 

 

728x90
그리드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미래에 당신이 없을 것이라고  (0) 2023.04.01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0) 2023.03.25
당신의 창밖은 안녕한가요  (0) 2023.03.15
유튜브 지금 시작하시나요?  (0) 2023.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