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래에 당신이 없을 것이라고, 목정원
아침달 출판
단지 감상만으로 말해본다면, 자연과 죽음과 일부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사진집이었다.
그런데 '어느 미래에 당신이 없을 것이라고'는 책 제목에 끌려 보게 됐는데 정작 글은 많이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넘겨보다 보면 여기가 어디일까 궁금해진다.
그러다 이윽고 세상 어느 한 부분이겠지, 세상의 어느 조각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 추후에는 오로지 내가 여기 없어도 자연은 남는다는 생각에 슬퍼지기도 한다.
특히 어떤 문장들은 생각해 보게 된다.
"그 사실을 우리는 사진 속 얼굴을 마주할 때 실감한다. 당신이 없어졌다는 것을.
어느 미래에, 당신이 죽어 없을 것이라고, 사진은 끝없이 말하고 있다."
어떤 사진은 개와 무지개 같기도 하다.
정말 사랑이 끝난 뒤에는 무엇이 남을까.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난 후에는, 우리 모두가 다 사라진 다음에는 무엇이 남을까.
그러나 책 제목은 사람이 죽은 다음의 부재만을 뜻하는 것은 아닌 걸까.
결국 모든 것은 변하고 사진처럼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같은 것처럼 보여도 매일 사람도, 자연도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살면서 잘 느끼지 못하지만 오히려 고정된 것을 보며 변화를 알게 되는 모순이라니.
불현듯 그 사실이 새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어느 미래에는 당신이 없다.
어느 날 나는 죽는다.
생각해 보면 그 역시 고정된 사진처럼 이미 정해진 사실이겠구나 싶다.
그런데 왜 항상 사람들은 다들 오래 살 것처럼 살아가는 걸까.
모쪼록 언제 태어나고 언제 죽든 그 사이에 무언가가 있을 거고, 무언가가 사라질 테니 지금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
그리고 내가 여기 없어도 자연만은 남을 것이라는 것.
새삼스레 느껴지는 그 자연의 위대함.
그렇게 읽고 본 사진집으로서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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