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포이즌은 음식과 관련한 질병과 사건들, 피해자들 등을 다루는 영화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식품 매개 질병들. 그 문제점을 파헤친 흥미진진한 다큐멘터리로 전문가 및 피해자 가족과의 생생한 인터뷰로 전개된다.
다큐멘터리의 시작은 한 마트에서 여러 오염된 식품들의 실태와 소송 등을 설명하며 시작된다. 그리고 그것만 보면 마트나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모든 식품들 중 제대로 사 먹을 만한 것은 없게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의 주된 내용으로 다뤄지는 대장균, 살모넬라균 같은 균은 잘 익혀먹으면 괜찮은 거 아닌가? 하는 인식이 있으므로 큰 위험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익혀도 육류가 내 입으로 오기까지 만드는 여러 과정에서 쉽게 오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건 채소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스테이크 한 조각을 사면 그건 한 마리에서 나온 고기예요. 대장균이 있다면 겉에만 있습니다. 고기 속에는 없죠. 그러니 스테이크를 구우면 대장균을 없앨 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분쇄육을 사면 고기 겉면이 속에도 들어가게 되죠. 한 시설에서 모든 소를 도축할 뿐 아니라 여러 마리에서 떼어낸 고기 조각을 한꺼번에 갈아서 하나로 만듭니다. 그중 한 마리에 이런 유독한 대장균이 있다면 위험해지는 거죠."
"가축을 키우는 방식 때문에 이런 세균이 쉽게 자라는 거예요.
밀집 사육을 하는데 한 마리가 대장균 0157 같은 나쁜 병원균을 지녔다면 그런 세균이 대변을 통해 나오게 됩니다.
가축의 대변이 하천이나 관개 수로로 흘러들고 그 물이 채소에 물을 주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병원균이 동물에서 농산물로 퍼지는 거죠."
실제로 영화에는 가정에서 닭고기를 다루면서 계속 오염되는 장면이 나온다.
흔히 모든 식품은 잘 씻어서 잘 익혀 먹으면 괜찮다고 여겨왔는데 그렇게 요리하는 모든 과정에서 오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놀랍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치면 이미 많은 식품의 오염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튼 포이즌은 식품 그 자체의 위험보다 식품 매개 질병의 위험을 알리고 식품산업과 관련한 국가의 규제와 책임을 촉구하는 영화에 더 가깝다.
"이런 악당들은 계속 나올 겁니다. 윤리보다 이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죠.
우리는 법이 있어요. 규제당국과 규제 기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어요."
그러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잘 씻고 익히면 괜찮을 것 같은 식품이 왜 그렇게 위험할까 싶은데, 영화의 소개에서 알 수 있듯이 포이즌은 '미국에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식품 매개 질병들을 다루는 영화다.
그래서 한편으로 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사회니 이런 문제들이 더 심각하고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한들 어떤 문제 앞에서는 모두가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현실 앞에서 언제나 모든 선택과 책임은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은 매한가지로 보인다.
그런데 규제하면 괜찮아질까? 가공식품을 먹지 않으면 안전해질 수 있는 걸까?
채소까지 오염돼서 위험할 수 있다고 하는 마당에 여전히 이런 사실 앞에서 어떤 식품을 먹으라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저 이런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바라는 게 되는 건 식품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양심적으로 식품을 만들고, 국가와 규제기관 또한 그들이 법을 지키고 안전을 준수해 식품을 만들 수 있게 책임감 있게 규제해주길 바랄 뿐.
그저 사회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런 상품을 선택한 소비자의 책임으로 돌릴게 아니라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식품의 오염이 이해돼서 좋았던 다큐멘터리였고, 육류 뿐만 아니라 채소, 땅콩, 로메인 등의 여러 식품들이 왜 다양한 경로에서 오염될 수 있고 위험할 수 있다는 건지 알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시청해보길 추천한다.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칭찬 먼저 해야 할까, 비판 먼저 해야 할까 (0) | 2023.10.05 |
---|---|
약국에서 전화번호는 왜 수집하는 걸까 (0) | 2023.10.03 |
커피 용어 (0) | 2023.10.01 |
스타벅스 RTD 이벤트 당첨 (0) | 2023.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