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728x90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곰출판

Why Fish Don't Exist: A Story of Loss, Love, and the Hidden Order of Life

 

 

물고기를 수집했던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관한 경외로 시작해 그를 추적해 나가던 와중 어떠한 진실을 깨닫고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말로 끝나는 책이다.

 

 

제목만 보면 과학책 같지만 논픽션인 이야기고 시작의 혼돈이라는 단어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문장이 많은 소설 같은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은 호평이 많다.

 

하지만 읽기에 따라서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관한 반전이라면 반전도 있지만 정말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게 다인 이야기이므로 이걸 알기 위해 이것을 읽어야했다고? 하며 허무하게 느낄 수도 있다. 또 어떤 이는 주인공의 성향에 관해 못마땅하게 여길 수도 있다.

 

 

난 어느 쪽이었냐면, 괜찮았다. 그런데 좀 혼란스럽기는 했다.

만약 '내가 물고기를 포기했을 때' 같이 경외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가 있는데 누군가 그 범주는 없다,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건 그릇된 믿음이다라고 한다면?

그건 솔직히 누구나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예컨대 속된 비유긴 하지만 내가 돈이 최고야라고 믿는데 그 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래, 단순히 말해 이건 그런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범주와 믿음의 해체 과정이 충분히 납득될 만큼 쓰여서 왜 좋은 책인지 알 것 같았다.

 

728x90

 

 

그건 그렇고, 책의 초반부 무렵에서 주인공 아버지가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있다.

 

넌 중요하지 않아. 그러니 너 좋은 대로 살아.

 

 

후에는 주인공은 모든 것은 중요하다는 나름의 결론에 다다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말의 첫인상이 나에겐 너무 컸다.

그래, 어쩌면 그건 또 그런 이야기이기도 하다.

깊게 파고들면 우생학의 비판일 수도 있지만 '부적합한 자'의 우열을 가리는 인간조차 우주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

 

 

"혼돈은 우리의 그 무엇에도 관심이 없다. 우리의 꿈, 우리의 의도, 우리의 가장 고결한 행동도. 절대 잊지 마라.
너한테는 네가 아무리 특별하게 느껴지더라도 너는 한 마리의 개미와 전혀 다를 게 없다는 걸. 좀 더 클 수는 있겠지만 더 중요하지는 않아."

 

 

그러고 보면 종이니 어류니 범주니 이것도 다 인간이 만든 개념에 불과하지 않던가.

애당초 자연은 그런 거 따위 신경 쓰지도 않는다.

하물며 우리가 칭송해 마지않는 다윈의 위대함도, 종의 기원 조차도.

 

 

어쨌든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였고 관심이 있다면 삶의 한 찰나에서 읽어보길 권한다.

읽기에 따라 마음에 안 들 수도 있고 모두 자신만의 물고기를 포기해야 될 그 사실 앞에서 혼돈스러울 수도 있지만 약간의 해방감도 얻을 수 있다.

그리드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둑맞은 집중력  (0) 2023.12.18
퓨처 셀프  (0) 2023.12.12
일잘잘  (0) 2023.11.14
모든 멋진 일에는 두려움이 따른다  (0) 2023.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