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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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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

쥘리 다셰 글, 마드무아젤 카롤린 그림

이숲 출판

Invisible Differences

 

 

이 책의 주인공인 마그리트는 27살의 직장인 여성이다.

 

 

회사에 잘 다니는 듯 하지만 남들과는 다른 자신 내적 문제로 힘들어한다.

때로 사람들과의 소통에 문제도 생긴다.

 

"커피 한잔 드릴게요."

"왜요?"

 

 

"오해는 하지마. 이걸 어떻게 말할까...

저기... 옷차림 말인데... 난 자기가 좀 더 신뢰감을 주는 복장으로 회사에 나왔으면 좋겠어."

“네? 저한테 아무도 그런 말 해주지 않던데..."

“그건 너무 당연해서 말할 필요도 없지!"

"하지만 전 고객을 만날 일도 없는데..."

"그래도 복장 규정이 있으니까."

 

“이 스웨터 어때?"

"안 예뻐요. 노란색이 너무 칙칙하잖아요. 그래도 입는 사람이 좋아하면 그걸로 된 거죠."

 

 

"외출은 해? 회사는? 사람들은 만나? 어디 놀러 간 적 있어?"

"아니. 뭐, 그냥..."

"그러면 안 돼. 방구석에 처박혀 있지 말고, 어디든 좀 돌아다녀야지!"

 

 

 

그러던 어느 날 마그리트는 고민하다 자신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자유(?)를 찾는다.

책 소개에 따르면 제가 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는 다음과 같은 책이기도 하다.

직장생활과 인간관계에 잘 적응하지 못하던 젊은 여성이 자신의 문제가 성격적 특징이 아니라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일종의 자폐증에서 비롯했음을 깨닫고, 새로운 삶을 찾아간 경험을 소개한 자전적인 그래픽노블이다.

 

 

우연히 주변의 이해 안 되는 답답한 사람 때문에 검색하다 보게 됐는데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린 이가 아니고 글쓴이는 따로 있다.

참고로 이런 비슷한 그래픽노블로는 루비 루가 그린 '내 기분은 변화하는 중입니다'가 있다.

그 책은 저자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조울증을 다룬 책이다.

 

 

아무튼, 마드무아젤 카롤린이 그린 그림이 매력적이다. 

 

그런데 예전에도 일본 만화가가 그린 '내 남편은 아스퍼거'를 본 적도 있지만 이런 책은 봐도 당사자가 아닌 이상 뾰족한 수는 없어 보인다.

설령 그 사람이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니라고 해도 원래 타인을 이해하기는 힘든 법이기도 하고 말이다.

게다가 진단도 받지 않은 사람을 아스퍼거라고 추측해 멋대로 생각하는 것도 차별이고 배척일 수 있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찾아보게 되는 건, 그 사람을 이해하고 싶으니까.

보통의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싶은 게 당연하기도 한데 도무지 왜 그러는지 모르겠으니까.

답답하니까.

 

그래서 봤는데 이 책도 여타 다른 책처럼 아스퍼거 증후군에 관해 구체적으로 알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아스퍼거 증후군에 관해 새롭게 안 사실은, 흔히 알려져 있기로는 아스퍼거는 성비가 남성이 더 많다고 하는데 그건 관찰한 대상 다수가 남자아이였기 때문이라는 점이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사람은 복잡한 존재라고 믿기 때문에 이렇게 아스퍼거니, 소시오패스니 용어 같은 것을 붙여 사람 대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심리도 현대 산업에서는 일종의 의료거나 서비스인 면이 전혀 없지는 않으므로 모든 개인의 성격이나 다양성을 무시하고 분류해 병명으로 만들어 의료하고자 하면 끝이 없을 것만 같다.

 

게다가 우리나라 문화 특징인지 몰라도 요즘에는 뭐만 하면 다 용어 붙여 말하는 것이 많아보여서 (예를 들면 조금만 기분이 안 좋아도 나 우울증인가? 가스라이팅 당했어요 그런 말들) 그러고 있는 사회 분위기를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또 너무 그런 것에 MBTI 같이 휩쓸리고.

심리적으로 원래 한국 사회는 병들 수밖에 없는 나라라 그런가...

아니면 개인이 타인보다는 자기 자신에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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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남들과 많이 다르고 크게 다르면 살기 힘든 세상이다.

 

어떻게 보면 정상은 뭐고 비정상은 뭔지, 내성적인 것과 아스퍼거 증후군은 어떻게 다른 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어떤 이는 나와는 달라서 그렇게 답답하게 구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래도 구분해보자면 마그리트는 눈치 없는 소통, 회사 분위기에 맞지 않는 복장 외 파티를 싫어하고 소음에 민감했다.

 

 

마그리트는 거짓말도 못하고 애둘러 말할 줄도 모른다.

머릿속에서 생각한 대로 말할 뿐이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아스퍼거라고 하기에는 책에 등장한 사람들 예도 다양해서 독자도 뚜렷이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알기는 힘들 것 같다.

그리고 보통은 그런 일들로 힘들어 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이렇게 반응하게 될 것만 같다.

 

"네가 겪는 문제는 누구나 살면서 조금씩 다 겪잖아."
"넌 그저 성격이 좀 소심할 뿐이야."
"그래도 말은 하잖아?!"
"솔직히 누구나 조금씩 자폐증세가 있지 않아?"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로 자가 진단하지 마세요. 환자분은 자폐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니까요."

 

 

그래도 마그리트는 자신의 심리적 괴로움에 직면해 자신이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것을 진단 받아 심리적 해방이 가능했던 경우다. 그러니 그나마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오해받는 경우가 생긴다면 "저는 아스퍼거 증후군이예요"라며 양해와 배려를 받을 수 있으니 다행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책에서 말했듯 아스퍼거는 레인맨이 아니다.

 

레인맨은 자폐에 대한 일반인들의 엄청난 편견을 그대로 보여준다.

세상에는 자폐인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자폐증이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서양은 동양보다는 개방적인 문화이기 때문에 글쓴이가 그런 문화 속에서 더 자신이 문제처럼 여겨지고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러고 보면 서양 사람들은 다 개방적이고 외향적이고 개인주의자일 것만 같은데 모두 다 같지는 않은가 보다. 그래서 그 사실은 인간은 인간으로서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더더욱 차별하거나 배척하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해주는 일 같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지만 답답한 것은 답답한 것...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저러는 걸까? 

차라리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면 이해는 하겠다.

정작 그  사람은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힘들어한다는 것은 알까?

하며 이성과 감정은 따로 놀고,

또 구시렁 되게 되는 현실.

 

나 역시도 그 누군가에게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나와 '너무'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란 참 어려운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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