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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일로 돈 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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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일로 돈 벌고 있습니다, 정주혜

설렘 출판

 

 

청소 일을 창업으로 하게 되면서 청소 관련 교육기관까지 운영하게 된 저자의 에세이다.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 선생님으로 일했다. 결혼 후 세 아이의 육아에 전념하다 우연한 계기로 청소업을 시작했다.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전문 청소업체의 존재를 알게 된 후 궁금증을 품기 시작했고, 곧 청소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소자본 고수익의 창업 아이템인 '청소'라는 직업의 숨은 이야기들과 청소업에 종사하면서 마주한 시행착오와 사회적 편견들, 그리고 그 틀을 깨부수기 위해 종횡무진했던 도전을 기록하여 이 책을 완성했다. 지금은 국비지원청소전문기술학원 〈네버랜드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청소 일과 청소하는 법이 궁금해서 읽었는데 청소하는 법에 관해 배울 수는 없었지만 청소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이들을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었다.

 

특히 책의 목차에도 있지만 "청소는 어디서 배우지?"라고 했을 때 청소를 배워서 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청소를 배워서 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여길 수도 있는데 청소업도 세분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아파트, 빌라, 주택 청소는 크게 준공청소, 입주청소, 이사청소, 거주청소 4가지로 구분된다. 그 외에는 주간 단위로 진행되는 계단 청소, 연간 단위로 진행되는 외벽 청소 등이 있다.

 

준공청소는 새 건물이 완공됐을 때 최초로 진행되는 청소로, 개인이 지은 건물일 경우에는 준공청소와 입주청소가 같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아파트인 경우에는 시공사 측에서 기본적으로 준공청소까지는 진행을 한다. 준공청소의 가장 핵심 작업은 새 건물 내부에 설치된 다양한 가구 겉면에 흠집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접착되어 있는 비닐 형태의 보양재와 마룻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깔아놓은 박스 형태의 바닥 보양재를 제거하는 것이다. 압착이 되어 잘 안 떨어지는 것들도 많고 제거 과정에서 흠집이 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과 요령이 필요한 작업이다.

 

입주청소는 새로 지어진 아파트에 처음 입주하기 전에 하는 디테일한 청소를 말한다.

이사청소는 기존 거주자들이 이사를 나간 공간에 새로 입주하기 전에 하는 청소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거주청소는 현재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집을 청소하는 것이다.

준공, 입주, 이사청소는 모두 집기가 하나도 없이 비워져 있는 상태에서 하는 청소지만 거주청소는 모든 가구, 가전, 생활용품들이 채워져 있는 상태로 청소해야 되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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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눈이란, 원래 집이나 담장에 벽돌을 쌓은 후 움직이지 않도록 잡아주는 목적으로 벽돌과 벽돌 사이의 틈에 시멘트를 넣는 것을 일컫는다. 줄눈시공은 백색 시멘트를 일정 부분 파낸 후 액상 형태의 특수코팅제에 다양한 색상의 펄 가루를 섞어 타일 사이에 넣어서 굳혀주는 방식이다.

불과 7~8년 전만 해도 "줄눈은 안 하세요?"라고 물으면 "줄눈이 뭐예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줄눈의 필요성과 효과를 먼저 알고 시공 요청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고, 입주 현장에서 청소와 더불어 가장 기본적인 품목으로 자리 잡아 나가고 있는 추세다.

 

줄눈은 2명이 들어갔을 때 기본 패키지 시공(새 아파트 올 확장형 기준으로 현관, 화장실 바닥 2곳, 안방 베란다, 주방 세탁실)을 하는데 3~4시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팀원을 모아야 된다는 부담감이 없다. 거기다가 하루에 두 집을 하게 되면 수익도 상당하다.

상판의 스크래치와 얼룩을 연마기를 이용해 매끈하게 갈아내고 그 위에 광택을 올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연마도 정말 반짝반짝 거울처럼 윤이 나기 때문에 인테리어 효과도 상당해서 시공 후에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품목이다.

 

그 외에 새집증후군, 욕실 발수코팅, 마루코팅, 인테리어 필름 등 입주 품목은 무궁무진하다. 처음엔 '그건 뭐하는 거야?' 했던 상품들도 몇 년 사이에 많은 고객들이 먼저 알아서 의뢰할 정도로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지만 공동구매(신규아파트 입주자 공동구매박람회)도 하고, 전문화된 기술도 있지만 잘 된 청소의 기준이 없는 탓에 컴플레인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듯 보였다.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한 품목들은 기술자가 아니면 어디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대부분의 고객들은 잘 모르고, 공산품들은 상품의 하자가 있으면 새것으로 교체하면 된다.
하지만 청소는 나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나의 티끌도 용납하지 않는다. 컴플레인(complaint)을 걸려면 한도 끝도 없는 것이 청소 서비스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내가 집의 청소를 해도 그 기준은 모호하긴 하다.

그래서 저자는 한 일화를 말하며 이렇게 일러두기도 한다.


 

내 말을 듣고 그 고객과 통화한 대표님은 통화해보니 어떤 사람인지 대충 느낌이 온다며 마음고생 많았겠다고 위로해주셨다. 그리고 해당 글은 삭제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 글은 지워졌다. 그리고 그다음 날이었다. 어제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똑같은 글이 올라왔다. 그 사람의 아내 명의로 보이는 아이디(입주민들은 닉네임 앞에 동호수를 붙인다)로 똑같은 글을 올린 것이다. 그 상황을 보고 있자니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그야말로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입대위 대표가 그 고객에게 전화해서 '당신이 지불해야 할 벌금만 몇 백만 원에 달한다'라고 말하자 우리 업체를 비난하던 글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평당 1만 원의 청소 대금도 너무너무 아까웠던 그 사람에게 제일 무서운 것은 결국 '돈'이었다.

 


 

이런 내용을 접하면 정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 같다.

청소는 해도해도 티가 안 나는 일이라 여겨지기 쉽고, 청소 대금을 주기 싫으니 사소한 것도 트집 잡아서 그러는 걸까.

 

그러나 청소업에 대해 안 좋은 인식과 고객 때문에 힘들 수도 있지만 저자는 청소업은 돈이 되는 사업이라고 말한다.


청소일을 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기술도 없고, 어디 써주는 데도 없고, 능력이 없어서 '청소밖에 할 게 없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죽도록 일해 봤자 돈도 많이 못 버는 업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500만 원 이하의 소자본으로 무점포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한 달에 버는 수입은 현장에서 내가 팀원들과 함께 일을 한다는 전제 하에, 중위소득의 2배에서 많게는 3~5배까지 버는 사람들도 많다.

 

순수하고 열정적인 노동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 그들이 사람과 직업을 판단하는 기준인 경제적 가치로 본다면, 내가 얼마를 버는지 모르는 사람들의 교만한 태도. 씁쓸하게도 나중에 내가 얼마 정도를 버는지 알게 된 사람들은 나를 대하는 태도가 확 바뀌기도 하는 걸 보면서 그런 것에 휘둘릴 필요가 전혀 없음을 스스로 느끼기 시작했다. 나의 문제가 아닌 편견에 가득 찬 그들의 문제였기 때문에 그런 일로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

 

매일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회사 상황에 맞춰 잔업을 하는 등 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시간관리 면에서도 효율적이었다.

 

오히려 편견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직업을 기피한다는 것 자체가 더 반가운 일일지도 몰랐다. 다른 분야에서는 이미 다들 하고 있는 마케팅이지만 아직 이 분야에서는 접목되지 않았던 다양한 마케팅을 처음으로 시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청소 관련 품목을 여러 개 접목하여 시작하게 되면 창업비용이 좀 더 들겠지만, 만약 청소부터 차근차근 하면 200만 원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아마도 기술력만 갖춘다면 창업비용 대비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직업일 것이다.


 

그러므로 청소일 창업을 꿈꾸거나 청소하는 일에 관해서 궁금하다면 실질적인 청소 방법은 알 수 없을지 몰라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므로 읽어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책으로는 '저 청소일 하는데요?'가 있다. 그 책과 이 책의 저자는 같은 사람은 아니나 그 책도 젊은 사람이 청소업을 하면서 쓴 책이므로 청소일에 관심 있다면 읽어보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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