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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집들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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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집들의 비밀, 정희숙

포레스트북스 출판

 

 

부와 운을 부르는 공간과 삶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잘 되는 집들의 비밀'은 공간정리 전문가가 집 정리와 공간에 관해 쓴 책이다.

이 책 '잘되는 집들의 비밀'은 10여 년간 정리를 통해 1만 명 넘는 사람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정희숙 대표의 공간과 삶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그러나 책 소개처럼 공간과 삶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을 뿐이므로 책을 읽고 공간을 구성하고 정리하고자 한다면 실용적으로 큰 도움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공간에 대해 다시금 인지시켜줬다는 점에서는 좋았다.


 

몸을 가진 존재는 필연적으로 공간을 필요로 한다.

자기 몸 하나 놓을 수 있는 공간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에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자신이 머무는 공간에 대한 애착을 키워왔을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른 공간 속에 머문다. 그 공간은 집일 수도 있고, 방일 수도 있고, 어떤 카페의 테이블 앞이거나 도서관 의자 위일 수도 있다. 나는 때로 일상의 공간을 떠나 특별한 공간을 찾아간다. 멋진 미술관, 오래된 교회나 성당, 거대한 박물관 같은 공간에서 알 수 없는 신비함을 느끼고 아름다움을 실감한다.

꼭 실내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바다에서 수영을 할 때,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건너갈 때, 공원에서 산책을 할 때, 폭포나 사막, 호수 같은 자연 앞에서도 우리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공간을 느끼고 즐기고 맛본다.

 

좋은 공간에 머물 때 우리의 정신은 고양되고 마음은 편안해진다.

 


 

그리고 그건 집 정리 이전에 공간에 관해 생각해 보는 일이기도 하다.

즉 정리라는 것은 정리보다 내가 있을 공간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일인 것이다.

하지만 잘 되는 집들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보면, 책에 부자들의 공간에 관한 글도 있지만 부자들은 물건을 고르는 안목이 높다는 것은 그 또한 우리가 부자를 바라보는 편견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 들어서면 그들의 공간에 대한 철학이 바로 느껴졌다. 물건들은 공간과 조화를 이루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언젠가 서재 책상 위에 작은 화병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는데 화병은 심플하지만 품격 있고 아름다웠다."

 

물론 그와 같은 말은 전문가로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경험에서 우러나와 하는 말이겠지만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부자들의 안목이 높다고 평가하는 것은 그렇게 보이는 측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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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잘 되는 집들은 공간에 관심을 갖고 소중히 할 줄 안다는 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했던 요지일 것이다.

그래서 집에 들일 물건도 함부로 고르지 않고, 복잡하게 집을 물건으로 가득차지 않게 하고, 여백의 미와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것!

 

부자들의 집에는 의외로 물건이 많지 않다. 단순한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이다.
불필요한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가장 필요한 것들만 보관하는 것을 선호했다.

 

 

그런데 그건 좋은 집에, 넓은 집에 살지 않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고시원이나 통장잔고에 관한 물음은 허를 찌르는 것 같기도 하다.

 


 

"언제부터 정리가 힘들어졌어요?"

"글쎄요, 그냥 어느 순간 귀찮아진 것 같아요. 솔직히 정리 안 해도 사는 데 지장 없잖아요.

일하는 것만 생각해도 힘들어서 정리할 시간이 없어요. 나중에 해도 되지 않아요?"

“맞아요. 당장 안 해도 상관없죠. 그런데 감독님은 왜 열심히 일하세요?"

"돈 벌려고요."

"돈 벌어서 뭐 하시려고요?"

"집도 사고, 좋은 카메라도 사고 싶어서요."

"집에선 주로 뭐 하면서 지내세요?"

"요즘엔 잠만 자는 것 같아요."

"잠만 자는 곳이면 고시원에서 살아도 되는데 집은 왜 사려고 하세요?"

 

 

"우리 집에 컵이 몇 개인지, 청바지가 몇 벌인지, 신발이 몇 켤레인지, 책이 몇 권인지, 가방이 몇 개인지 정확히 알고 있나요?"

만약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놀라며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알고 있는 사람이 더 이상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질문을 다르게 해보겠다.

"통장에 잔고가 얼마인지 아시나요?"

이 질문엔 좀 더 정확한 대답이 나온다. 10원 단위까지는 아니더라도 얼추 생각하고 있는 금액과 실재하는 금액의 오차는 크지 않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도 통장잔고는 어림짐작으로 알지만 집에 몇 개의 물건이 있는지, 내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의 수가 얼마만큼 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책을 읽으면서 좀 더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책에 적혀있듯 정리하기 쉽지 않다면 하루 서랍장 한 칸씩, 책장 한 칸씩, 옷장 한 칸씩 하겠다는 마음으로.

그런데 정말 책이나 옷은 정리하기 쉽지 않다.

정리하려고 마음먹어도 좀처럼 버리지 못할 물건이 책이나 옷이니...

 

 

여하튼 요약하면 '물건을 산다는 것은 물건에 내 공간을 내어주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고, 이 책은 실용적인 정리법보다 공간에 주목하는 책이므로 공간에 관한 말은 다시금 곱씹어 볼 만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무한한 공간으로 가득 차 있다.

끝없이 펼쳐진 우주, 드넓은 대지, 인간이 만들어낸 거대한 도시와 작은 방 한구석까지, 모든 것은 공간의 일부분이다.

공간은 우리의 탐험과 발견의 여정을 위한 무한한 기회를 제공한다.

 

공간은 자신과 외부 세계의 연결고리이다. 우리는 지구상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자유롭게 이동한다.

공간은 문화와 경험을 공유하며 서로를 이해하게 해 준다. 지리적인 경계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다양한 문화와 인류의 다양성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공간과 뒤얽혀 있으며, 우리의 행동과 감정은 우리가 있는 그 공간에 반영된다.

공간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우리를 끌어들이고, 우리는 공간을 통해 끊임없이 세계와 우리 자신을 발견하고 탐구하는 여정을 함께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가 공간을 바꾸는 일이라서 그렇다고도 생각하는데, 그것은 여행을 좋아하지 않거나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낯선 공간에 처음 갔을 때 기분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다.

 

 

그만큼 공간이 사람에게 주는 감정은 크다.

만약 정말 잠만 자면 되는 곳이 집이라면 사람이 괜히 집을 쓸고 닦고 꾸미고 인테리어에 신경 쓸까.

 

그러니 결론적으로 집도 정리하면 얼마든지 그런 여행처럼 좋은 기분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신 집은 자주 바꿀 수 없으니 곧 다시금 그 공간에 익숙해지겠지만, 비워낸 만큼 채우지 않으면 얼마든지 다시 또 가볍게 공간을 정리하는 것도 가능할 일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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